[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한일 경제전쟁에 이어 미중 무역전쟁도 치열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중간재 수출국인 한국 경제에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에 있어 미국과 중국의 혈투가 심해질수록 한국이 입을 피해는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뉴욕시립대 교수는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개발연구원(KDI) 컨퍼런스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흐름을 짚어내며 한국의 위기도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될 경우 중국의 경제위기가 올 수 있으며, 동시에 한국 경제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 우려했다. 그는 장기적인 계획도 중요하지만 당장의 처방이 필요하다며 "한국은 경기부양, 확장재정에 필요한 예산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부터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단행한 일본이 여전히 디플레이션에 빠져있다는 점도 상기시키면서 "한국은 이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 평균 관세율이 현행 5%에서 10%로 오르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0.6%P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9일 미중 패권전쟁과 대응전략 세미나를 연 자리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관세전쟁으로 비화되면 중국 경제가 위기에 빠질 것"이라면서 "한국은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의 경제위기를 부르고, 그 파급력이 한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폴 크루그먼 교수의 주장과 비슷하다.

주 실장은 중국 성장률이 1%p 떨어지면 한국 경제 성장률은 0.5%p 하락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국내 고용이 15만8000명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