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SK에너지가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 발행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그린본드는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는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SK에너지는 이번 채권 발행을 통해 울산CLX(콤플렉스)내에 건설중인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구축, 친환경 연료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에너지는 오는 18일 그린본드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 시행에 나설 계획이다. 구체적인 발행 조건은 수요예측 이후 결정하며, 최초 발행규모는 3000억원,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을 고려하고 있다.

투자가 결정된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는 선박 연료인 벙커C유에서 황 성분을 제거해 저유황유로 만들어주는 설비다. 황 성분이 낮아 적은 매연을 배출한다.

저유황유 수요는 내년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 연료에 포함된 황 함량 비중을 현재 허용기준인 3.5%에서 0.5%로 대폭 낮추는 ‘IMO2020’ 규제를 내년 초부터 시행한다. 이에 따라 모든 선박은 저유황유를 쓰거나 황 성분을 자체적으로 제거하는 설비를 갖춰야 한다.

SK에너지는 내년 초까지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를 완공해, 하루 4만 베럴의 저유황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매년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SK에너지의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도 8월 국내 기업 최초로 그린 론(Green Loan) 조달에 나선 바 있다. 그린 론 역시 그린본드처럼 친환경 사업 자금을 모으는 방법 중 하나다. SK이노베이션은 그린 론으로 모은 투자금을 친환경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배터리, 분리막을 생산할 해외 공장을 짓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임수길 홍보실장은 “이번 그린본드 발행 추진은 SK에너지가 추구하고 있는 친환경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경제적 가치는 물론이고 사회적 가치까지 창출하는 사업을 통해 기업가치를 키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