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하비 더 마스터. 사진=기아자동차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바디 온 프레임(이하 프레임) 방식의 승용차는 많지 않다.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는 기아차 '모하비'와 쌍용차 'G4 렉스턴'이 전부다.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팰리세이드, 최근 출시된 트래버스는 물론 미국 SUV 붐을 일으킨 포드 익스플로러 모두 모노코크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경합 라인업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기아차는 모하비에 새로운 DNA를 이식하지 않고, 본래의 '정통성'을 살리는 데 역점을 뒀다. 직선적이고 강인한 디자인, 아웃도어에 최적화된 설계, 바디 온 프레임(이하 프레임) 구조의 유지 등 본래의 강점을 ‘모하비 더 마스터’를 출시한 것이다. 그리고 고급 세단과 견줄 실내 인테리어, 강력한 편의·안전사양 등 새로운 강점을 더했다.  

파워트레인에도 3.0리터 V6 디젤 엔진을 그대로 장착했다. 이를 통해 낼 수 있는 성능은 최고출력 260 마력, 최대토크 57.1kgf·m에 달한다.

▲ 모하비 더 마스터.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 더 마스터, 중후하게 나아가는 힘

지난 5일 기자는 인천 중구에 위치한 네스트 호텔에서 ‘모하비 더 마스터’를 만났다. 페이스 리프트를 통해 보다 남성적이고 젊은 감각의 외관, 세련된 감성의 내부 인테리어를 만들어 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유의 엠블럼은 그대로 달았고, 라디에이터 그릴과 주행등은 직선으로 다듬어 오프로드 차량의 정체성을 살렸다. 

이날 시승코스는 네스트 호텔에서 경기도 양주로 이어지는 편도 약 84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의 고속주행과 가마골로(路)의 곡선 언덕길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코스다.

모하비의 차체는 안정적이고 부드럽게 나아간다. 전작과 비교해 봤을때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이 크게 줄었고, 외부에서 들리는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도 잘 잡아 냈다. 도심 주행에서 장점으로 작용할 만한 요소다. 고 배기량 엔진을 채택한 덕분에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도 좋다.

기존 모하비의 단점으로 지적된 잔진동과 급커브에서의 출렁거림도 개선한 흔적이 보인다. 전작보다는 분명 노면 진동이 크게 줄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후륜 서스펜션의 구조를 개선하고, 바디와 샤시를 연결하는 부위의 고무(바디 마운팅 부쉬)를 강화했다는 기아차의 설명에 수긍이 갔다.

▲ 모하비 더 마스터 내부. 사진=기아자동차

◆ 변한 것은 외관만이 아니다

주행중 느껴볼 수 있었던 가장 큰 변화는 편의사양과 첨단 안전사양을 대거 보완했다는 것이다. 기아차 구매 고객들이 선호하는 신기술들을 대거 장착해 고급 세단수준의 내관과 주행 안전 사양을 보유했다.

특히 놀라운 것은 첨단안전사양(ADAS)를 대거 탑재한 부분이다. 기아차 K7 등 준대형 차량 이상에 장착되던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고속도로 주행보조 등 첨단 사양을 기본 장착했다.

호우주의보가 내리던 5일에도 ‘충돌방지 보조’와 ‘차로 유지 보조’ 시스템은 차선과 차간 거리를 정확히 유지해줬고,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역시 부족함 없는 편의성을 보였다.

기존프레임 바디와 새롭게 적용된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R-MDPS)으로 민첩한 조향성능이 더해져 운전의 재미를 높인 것도 새로웠다.

◆ 풀 체인지급 변화 줬지만…단점도 뚜렷

차체의 설계를 변경한 '풀체인지'모델이 아니기에 이전 모하비의 단점은 상당부분 그대로 이어졌다.

프레임 바디를 선택한 탓에 공도 주행에서의 승차감은 경쟁작 보다 떨어진다. 단단한 하체를 유지하지만 그 결과 하부의 소음이나 충격이 그대로 전달된다. 일부 설계 변경이 이뤄지긴 했지만 태생적인 한계를 모두 극복해 내지는 못했다.

첨단 사양 탑재로 차체가 무거워졌고, 그 때문에 '힘이 넘친다'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260마력, 최대토크 57.1kgf·m의 힘을 가졌지만 주행 능력은 평이한 수준이다.

실내 공간 측면에서는 경합 모델 대비 큰 강점을 보이지 못한다. 쌍용차 G4렉스턴보다 크지만 트래버스나 팰리세이드에는 미치지 못하는 크기다.

다만 정통 오프로드 SUV를 찾는 마니아들의 기대, 운전자와 동승자를 돕는 첨단 편의사양과 안전사양 등 기존의 매력에 새로운 장점을 더했기에 상품성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높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11일간 이뤄진 사전계약 대수만 7000대에 달했다

모노코크 바디가 대세가 된 SUV 시장에서 기아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정통 오프로드 SUV '모하비 더 마스터' 기아차가 SUV 명가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기대된다.

▲ 모하비 더 마스터.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