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에 전시된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 출처=삼성전자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생활가전 시장에서 점유율 확장에 총력전을 펼친다. 양사는 AI(인공지능)과 IoT(사물인터넷) 등으로 신 기술이 탑재된 제품과 개인화된 제품으로 유럽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파고들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에 참가해 각각 자사가 보유한 생활가전 라인업을 공개했다. 개인화된 유럽 소비자 취향에 맞춰 빌트인 제품부터 OLED TV, QLED TV, 스마트폰까지 양사가 가진 생활가전 제품이 총망라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생활가전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세계 최대 생활가전 시장인 북미 시장은 양사가 1분기 36.4%를 점유하고 있는 것에 반해, 유럽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한국산 생활가전은 대(對)유럽 수출금액이 10대 품목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또 한국의 유럽 내 수입시장 점유율은 2.6%로 주요 수출권역 대비 현저히 낮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유럽은 지난해 GDP 기준 세계 2위(18조7000만달러)로 세계 최대 단일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거대한 내수시장과 첨단산업의 본고장으로서 북유럽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높은 구매력이 특징이다. 서유럽 비교적 작은 국가인 룩셈부르크는 지난해 1인당 구매력이 10만9198달러에 달했다.

이를 뒤집어보면 유럽 생활가전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큰 블루오션이다. 과거 밀레, 지멘스, 보쉬 등 현지 생활가전 업체들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점차 이런 벽도 사라지고 있다. 최근 유럽 생활가전 시장은 냉장고에 이어 스마트폰까지 1위를 삼성전자 제품이 차지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올레드(OLED) TV는 LG전자 제품이 휘어잡고 있다.

▲ LG전자 11종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구성된 LG 시그니처. 출처=LG전자

유럽 시장이 본고장인 빌트인 가전 분야에서도 양사는 점유율 확장에 심혈을 기울인다. 맥킨지 북미법인 및 GfK 데이터 유럽법인에 따르면 유럽 빌트인 가전 시장은 지난 2016년 전체 가전 시장대비 41%에 육박했다.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 가운데 압도적으로 빌트인 가전 비중이 높다. 디자인과 조화 측면에서 유럽 소비자들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IFA 2019에서 삼성전자는 최신 빌트인 주방가전으로 구성된 ‘미래 주방’을 선보였으며, 개인화된 비스포크 냉장고와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 공기청정기 무풍큐브, 무선청소기 제트 등을 통해 유럽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했다. 이에 LG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등 총 11가지로 구성된 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로 유럽 소비자들의 취향을 겨냥했다.

또한 양사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ICT 기술과 결합한 제품으로 유럽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격차 반도체 기술을 통해 확보한 5G(5세대이동통신) 모뎀 통합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 980’과 DVS(동적시각인식센서) 등 최첨단 반도체 제품을 선보인다. 반면 LG전자는 AI(인공지능) DD모터가 탑재된 드럼세탁기와 초고화질 프로젝터 ‘LG시네빔 Laser 4K’로 차별화를 꾀했다.

KOTRA는 “1인당 국민소득 최고의 선진시장인 유럽 시장은 한국의 5대 수출권역 가운데 가장 낮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며 “유럽은 보수적 구매 관행으로 초기 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면밀한 기회요인 분석을 기반으로 시장 접근 및 차별화된 품질과 기능으로 공략이 필요한 시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