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 95세로 사망할 때까지 피터 드러커는 평생현역으로 활동해왔다. 평생 동안 7개가 넘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교수로 40년을 보낼 만큼 오랫동안 평생현역의 생활을 해온 것이다. 

이런 피터 드러커에게 한 신문기자가 질문을 했다고 한다. 그토록 오랜 기간 동안 현역으로 활동해오면서 과연 당신의 전성기는 언제라고 생각합니까. 질문을 한 기자는 당연히 젊은 시절이라고 답을 하리라 생각했지만, 그의 대답은 예상을 벗어났다. 

자신의 전성기를 열심히 저술활동을 하던 60대 후반이라고 대답한 것이다. 누구나 전성기라고 하면 열정과 패기가 가득한 젊은 시절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피터 드러커는 오히려 60대 후반에 더 많은 저술활동을 하고, 자신의 전문분야를 연구해왔다. 실제로 피터 드러커는 65세부터 3년 단위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연구를 지속해왔다. 

평균 수명이 100세를 넘어 120세를 이야기하는 시대에 평생현역으로 살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시형 박사도 최근 신간 ‘어른답게 삽시다’에서 평생현역으로 일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이다. 이는 10여년 전만해도 100시대, 호모헌드레드는 누구도 예상 못한 일이었다. 현역에서 벗어나 조기 은퇴를 하는 것이 멋있는 삶이고, 은퇴 후에 그저 소일거리를 즐기며 살다가 죽는 것이 일반적이고 당연한 일들이었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은퇴가 아닌 평생현역으로 살며 평생청춘으로 지내는 것이야 말로 인생에 있어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바로 평생공부이다. 우리에게 공부란 그 단어를 듣기만 해도 알레르기 반응이 나오고 인내와 지루함이 느껴질지 모른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공부. 하지만 평생공부는 다르다. 시험이나 평가의 기준으로 받아들여지는 공부가 아닌 나를 위한 진정한 참공부가 평생공부이다. 

사무엘 아브스만(Samuel Arbesman)이 주장하는 지식반감기(Half-Life Facts)는 이제 지식증발기 수준으로 급변하고 있다. 더 이상 어제 배우고 얻은 지식과 정보의 가치가 감소되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피상적이고 기능적인 지식과 공부에 얽매이지 말고 세상을 바로 보는 지혜의 눈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바로 호모 우니베르살리스(Homo Universales)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개념으로 라틴어로 평생공부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아울러 호모 우니베르살리스는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하며 다재다능한 사람을 지칭한다. 호모 우니베르살리스는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더 주목 받게 될 것이다. 다지능자가 되어야 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전공과 전문분야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세상을 배우고 익히며 지혜를 쌓은 사람은 평생현역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가 더욱 더 평생공부를 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평생공부가 지금까지의 공부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평생공부는 아이큐와 상관없이 새로운 학습지능(Learning Intelligence)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학습지능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이를 활용할수록 더욱 활성화되고 높아지게 된다. 우리는 학습지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학습 방법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배움을 찾아낼 수 있는 혜안까지 만들어지게 한다. 

두 번째 평생공부는 학위와 학력과는 연관관계가 없다.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평생공부를 더 잘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학위와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평생공부를 하지 않게 된다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아울러 학창시절 중요하게 생각했던 암기력도 관계가 없다. 흔히 암기력이 좋으면 공부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암기력이 좋으면 시험에는 유리할 수 있지만 평생공부에서도 유리한 것은 아니다. 

평생공부는 지금까지와 다른 공부이기 때문이다. 열린 마음으로 쉼 없이 배우고 실해하는 사람이 더 유리하다. 세 번째 평생공부는 스스로 찾아가는 공부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이정표를 따라가며 스스로의 의지로 하는 공부라는 점이다. 평생공부는 내가 무엇을 공부할 지를 찾고,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에 대한 공부법도 생각해야 하는 공부이다. 자연스럽게 호기심과 탐구심을 바탕으로 평생 즐기며 할 수 있는 공부가 바로 평생공부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평생공부는 우리를 평생현역으로 살 수 있게 하여 평생청춘을 꿈꿀 수 있게 한다. 바로 ‘3평인생’이다. ‘3평인생’이라고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작은 공간에서 갇혀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 내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고작 3평짜리 공간이라는 허망함? 아니다. ‘3평인생’은 평생현역, 평생청춘, 평생공부의 앞머리 글자를 따서 만든 내가 꿈꾸는 새로운 인생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는 누구에게나 바라는 인생이고, 꼭 필요한 인생이기도 하다. 평생공부를 통해 평생현역으로 살면서 평생청춘으로 사는 인생. 바로 ‘3평인생’. 이를 위해 첫 번째로 필요한 것이 앞서 이야기했던 평생공부인 것이다. 

스위스 태생의 소설가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은 배운 사람이 되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바로 평생공부가 우리를 배우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