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 제1공장에서 생산직 직원들이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을 생산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셀트리온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는 시장점유율을 확고히 지키고 있다.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는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남미, 일본 의약품 시장으로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량을 맞추기 위한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셀트리온이 주목된다.

셀트리온 주력 제품, 글로벌서 시장점유율 확대 지속

셀트리온이 개발한 주력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이미 유럽에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오리지네이터) ‘레미케이드’의 점유율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램시마는 유럽 인플릭시맙 시장점유율 57%를 나타냈다. 셀트리온의 미국 파트너사인 파이자에 따르면 미국에서 램시마(미국명 인플렉트라) 매출 실적은 올해 2분기 7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7.5%, 직전 분기 대비 27.6% 늘어났다.

▲ 램시마와 레미케이드 유럽 시장 점유율(단위 %). 출처=아이큐비아

미국에서 램시마 점유율 상승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 급증하기 시작한 미국 램시마 실적을 보면 점유율 확보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도 판매 개시 후 30~40%의 점유율을 확보하기까지 약 2년이 걸렸다”면서 “램시마는 2016년 11월부터 판매됐다. 램시마는 올해 들어 많이 처방되기 시작했는데 오리지네이터를 선호하는 미국에서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램시마 피하주사제형(SC)까지 처방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램시마SC는 환자가 스스로 약물을 투여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인플릭시맙 시장에서 SC제형을 보유한 기업은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 출시에 따라 램시마 정맥주사제형(IV)를 통한 빠른 치료 효과와 램시마SC를 통한 환자 편의성 증대를 함께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허쥬마는 의약품 시장분석기업 아이큐비아 데이터를 기준으로 올해 1분기 유럽에서 시장점유율 13%를 나타냈다. 지난해 2분기에 유럽에서 출시된 허쥬마는 급성장하고 있다고 풀이된다. 해당 의약품은 또 지난 8월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유방암 3주요법으로 판매 허가를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3주요법으로 처방을 받는 유방암 환자 비중은 90%가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 의약품 시장에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가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트룩시마 유럽 시장점유율(단위 %). 출처=아이큐비아

트룩시마는 올해 1분기 유럽 리툭시맙 시장의 37%를 점유하고 있다. 이는 올해 11월 미국에서 출시가 확정됐다. 트룩시마는 미국에서 첫 번째로 출시되는 ‘퍼스트 무버’로 시장에서 환영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선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자가면역질환과는 달리 항암제는 리베이트 비율이 낮다”면서 “유럽에서의 환자 임상 결과가 있으므로 화이자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트룩시마의 경쟁 의약품은 화이자의 제품뿐이다.

‘램시마’ 생산량 확보‧안전성 위해 CMO 활용

셀트리온 공정 캐파(CAPA)는 1만 2500리터 4라인으로 총 5만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제1공장과 1만 5000리터 6라인으로 9만리터 생산 규모를 나타내는 제2공장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1만 5000리터 이상급 생물반응기 용량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스위스 론자, 한국 삼성바이오로직스, 일본 후지필름 등 4곳 뿐이다. 셀트리온은 대규모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생산 탈력과 안정성 유지를 위해 위탁생산(CMO)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론자와 CMO 계약을 맺고 ‘램시마’ 원료의약품 생산에 나섰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공급처 다변화와 늘어나는 바이오시밀러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처음으로 론자와 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 글로벌 수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기업 목록. 출처=제약바이오업계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품질 검증을 위한 밸리데이션(Validation) 기간도 고려됐다. 밸리데이션 기간은 통상 1~2년이 소요된다. 셀트리온과 론자는 2018년 6월 램시마 원료의약품 유럽 및 북미지역 물량을 론자 싱가포르 공장을 통해 생산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1분기부터 밸리데이션을 진행해 3분기에 마무리한 것은 기업 실력으로 평가된다.

셀트리온의 의약품 생산공장 다변화는 안전성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단일 장소에서 생산되는 의약품에 대해 별도의 ‘위기관리계획’을 요구한다. 이는 밸리데이션 절차를 거친 다양한 지역의 공장에서 의약품을 생산해야한다는 것을 뜻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은 CMO를 활용해 의약품 생산 지역을 다각화 하고 있다”면서 “CMO 활용은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리스크 해소 등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는 점유율이 상승하는 등 꾸준히 팔리고 있다. 램시마SC도 허가 앞두고 있다. 램시마도 중요하고 후속제품들이 지속해서 출시된다. 트룩시마 허쥬마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 물량도 런칭돼 준비해야 한다"면서 "생산 캐파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밸리데이션 받는 기간도 오래 걸린다. 미리미리 준비해야 생산 캐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