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초기 물량이 완판되는 등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향배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당분간은 폴더블 스마트폰보다 갤럭시노트10 및 아이폰처럼 기존 스마트폰이 강셀르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최근 업계에서는 갤럭시 폴드가 하나의 전기를 열어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5G 무장, 가격은 239만8000원
갤럭시 폴드 5G는 6일 한국을 시작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미국 등에서 4G LTE 또는 5G 버전으로 순차적으로 등판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는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큰 7.3형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Infinity Flex Display)'를 탑재했다. 여기에 가장 직관적인 동작인 '접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대비 약 50% 얇은 새로운 복합 폴리머(Polymer) 소재의 디스플레이와 정교한 힌지를 새롭게 개발해 적용시켰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정체성을 살린 셈이다.

커버 디스플레이는 4.6형이며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을 7.3형 내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끊김 없이 자동으로 보여주는 '앱 연속성(App Continuity)'도 지원한다. 7.3형 대화면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2분할 혹은 3분할로 나눠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멀티 액티브 윈도우(Multi-Active Window)도 가능하다.

카메라는 후면에 16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등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스마트폰을 완전히 펼치면 1000만과 800만 듀얼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다.

기본 스펙은 12GB RAM에 512GB의 내장 메모리, 4235mAh의 대용량 듀얼 배터리를 탑재했고 스페이스 실버(Space Silver)와 코스모스 블랙(Cosmos Black)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239만8000원이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구매하고 개통한 고객을 대상으로 디스플레이 수리 비용의 70%(1년 1회, 개통일 기준) 지원, 프리미엄 상담 서비스 등으로 구성된 Fold Advantage+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신청할 수 있다. 여기에 30일까지 삼성 멤버스 애플리케이션에서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 대상 한정 수량으로 명품 브랜드 '몽블랑(Montblanc)'과 협업한 전용 프리미엄 케이스도 증정한다.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은 "여러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고 마침내 새로운 모바일 카테고리를 여는 갤럭시 폴드를 선보일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 폴드는 스마트폰으로서는 가장 큰 대화면의 사용성과 휴대성을 동시에 만족하며 사용자들에게 의미 있는 혁신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웠던 갤럭시 폴드 잔혹사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는 MWC 2019에서 처음 공개된 후 3월 1일 열린 삼일절 기념식에 깜짝 등판하기도 했다. 경기고와 보성고 등 남학생 6명이 주머니에서 갤럭시 폴드를 꺼내 독립 선언서를 낭동하는 장면이 실시간으로 중계됐으며, 이들은 낭독을 마친 후 갤럭시 폴드를 접어서 다시 상의 재킷에 넣는 장면을 연출했다. 외신도 극찬했다. IT매체 기즈모도는 갤럭시 폴드를 두고 "기존의 폴더블 스마트폰과 차원이 다르다"면서 "매우 세련되고 놀라운 시도"라고 평가했다.

핵심 디스플레이 양산에도 돌입하며 기세를 올렸다. 당장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9일 아산캠퍼스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 출하 기념식을 열며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순조롭게 출시일정을 잡을 것으로 보였던 갤럭시 폴드는 3월 말 스텝이 다소 꼬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당시 유튜브에 갤럭시 폴드 폴딩 테스트(The Galaxy Fold’s Folding Test) 영상을 올리며 갤럭시 폴드 6대가 쉴 새 없이 접히는 모습을 공개한 가운데 이격 현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은 유튜브에 공개된 폰오브타임(phoneoftime)의 결과와도 비슷했다. 해당 계정의 영상에서 갤럭시 폴드는 실험실 환경이 아닌 일반 환경에서 시연됐으며, 갤럭시 폴드 디스플레이의 절반이 약간 '접히는 흔적'을 남기는 것이 확인된다.

삼성전자는 불량 논란에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일부 중 하나인 화면 보호막을 무리하게 제거했기 때문”이라면서 “기기에 이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을 대상으로 갤럭시 폴드 테스트가 진행되며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제품 상·하단의 디스플레이 노출부 충격, 이물질에 의한 손상 현상이 원인이다. 결국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에서 일부 제품 관련 이슈가 발견됐다”면서 “내부 테스트 결과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갤럭시 폴드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로 출시 일정은 차일피일 늦어졌다. 미국의 유통업체 베스티바이가 5월 27일 갤럭시 폴드의 선주문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6월 말 삼성전자 닷컴이 갤럭시폴드의 가격을 깜짝 공개하며 업계에서는 "갤럭시 폴드가 출시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으나, 고동진 사장이 인디펜던트 등 외신과 인터뷰를 통해 출시가 늦어질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히며 기대는 무산됐다.

표류하던 갤럭시 폴드 출시 일정은 7월 25일 정해졌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를 9월 출시한다고 정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후 갤럭시노트10에 이어 갤럭시 폴드가 6일 정식 출시되며 '갤럭시 폴드 잔혹사'는 끝났다.

초반 물량 완판...시장 '들썩'
통신3사는 갤럭시 폴드 출시를 기점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SK텔레콤은 6일 당일 개통을 지원하며 기세를 올렸다. 최대 5G 가입자를 확보한 가운데 여세를 몰아 국내 최고 5G 통신사가 되겠다는 야망이다.

'오늘 도착'이라는 획기적인 배송 서비스도 지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고객 편의 확대 차원에서 구매 당일 개통된 스마트폰을 받을 수 있는 오늘 도착 서비스 지역을 전국 단위로 늘렸으며, 이는 갤럭시 폴드에도 적용됐다. SK텔레콤은 갤럭시 폴드 5G 출시를 기념해 예약고객 중 추첨을 통해 3명을 선정, 이미 6일 오늘 도착 서비스로 배송 및 개통을 완료했다. 서울, 부산, 광주에서 각각 1명씩 행운의 주인공이 탄생한 가운데 서울에 사는 안진우 씨(34)는 "SK텔레콤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믿음으로 10년간 단 한번도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적 없다”며, “오늘 도착 등 신속한 당일배송 서비스에 매력을 느껴 이번에도 늘 이용했던 T월드 다이렉트에서 구매하게 됐다”고 밝혔다.

갤럭시 폴드 예약 고객 현황도 공개됐다. SK텔레콤에 따르면 갤럭시 폴드 예약 고객의 성별 비중은 남성 90%, 여성 10%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연령별로는 2030대(60%), 40대(22%), 50대(5%) 순이었다. 예약고객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도 평균 고객대비 2.5배가 넘는 등 젊은 얼리어답터 성향이 강한 2030대에서 폴더블 단말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T도 나섰다. 5일 오전 11시부터 공식 온라인채널 KT샵에서 사전 예약을 진행했으며 특유의 배송 서비스인 '여기 오지'도 가동됐다. SK텔레콤의 오늘 도착과 비슷한 개념이며 KT는 6일 여기 오지 서비스 대상자로 선정된 서울 서초구 이우성 씨에게 가장 먼저 단말기를 선물했다. KT는 나아가 제휴카드 및 KT 기프트박스 등 혜택을 준비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결제 시 최대 12개월 무이자 할부, 삼성전자 정품 보조배터리 및 케이블 제공 등의 프로모션을 단행한다.

KT Device사업본부장 이현석 전무는 "갤럭시 폴드 5G는 디자인부터 성능까지 기존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혁신적인 디바이스로 향후 새로운 스마트폰 시대를 열어나갈 것으로 확신한다”며 “많은 분들이 새로운 5G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KT와 갤럭시 폴드 5G를 함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6일 오전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 메가박스 ‘U+브랜드관’에서 개통 고객 100명을 초대해 출시 행사를 진행했으며 고객들이 영화를 감상하는 동안 개통이 진행되는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했다. 엔비디아와 만난 지포스나우를 5G 프리미엄 요금제 고객 대상으로 10월31일까지 무료로 제공하며 올해 말까지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 유튜브 프리미엄 6개월 이용권을 제공한다.

삼성전자의 자체 프로모션 및 통신사들의 화력지원으로 갤럭시 폴드의 초반 기세는 상당히 무섭다. 통신3사 모두 10여분만에 매진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자급제로 푸는 물량은 2000대에서 3000대 수준으로 보이며 통신3사가 받은 물량은 총 1000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통신3사가 확보한 물량이 적기 때문에 초반 매진은 당연하다는 말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18일부터 전국 디지털프라자와 각 이동통신사 오프라인 매장, 삼성전자 홈페이지, 이통사 온라인몰을 통해 예약판매를 진행한다.

한편 통신사들은 갤럭시 폴드 공시지원금을 최대 20만원 수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25% 약정할인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경쟁자들은 어디에?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가 출시된 가운데 최대 경쟁자 화웨이의 행보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화웨이의 폴더블 스마트폰인 메이트X는 11월 이후 출시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불량 문제로 완성도 측면에서 미흡한 점을 다수 노출한 가운데 출시 시기를 전격적으로 미뤘기 때문이다. 갤럭시 폴드와 동일하게 올해 2월 MWC 2019에서 처음 실물을 공개했으나 6월, 9월로 계속 출시 일정이 미뤄지더니 기어이 11월 이후로 데뷔 시점을 잡은 셈이다.

LG전자는 아직 폴더블 스마트폰을 생각하지 않고있다. 물론 3단으로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으나 올해 출시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LG V50S 씽큐와 듀얼 스크린이 하반기 전략의 핵심이다. LG전자는 V 시리즈를 5G로 잡아 국내서 출시하고 G 시리즈를 4G로 설정해 글로벌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잡았다.

중심은 LG V50S 씽큐다. 무려 32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를 탑재했고 후면은 1200만 표준, 1300만 광각 카메라가 지원된다. 배터리는 4000mAh며 램은 8GB다. 저장공간은 256GB다.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콘텐츠 제작을 위한 기능도 담아 초고화질 전면 카메라와 함께 1인 미디어 시대 취향저격을 노리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LG 듀얼 스크린이 조명 역할을 해주는 ‘반사판 모드’도 지원된다.

스마트폰 화면을 덮는 플립(Flip) 형태로 일반 스마트폰 커버처럼 끼우기만 하면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전용 액세서리인 듀얼 스크린도 진화했다. 전면에 2.1형 크기의 알림창을 탑재했고 360도 프리스탑 기술도 지원한다. 화면 내 지문인식도 새롭게 적용됐고 LG V50 씽큐와 듀얼 스크린의 연결감에도 집중했다. 연결 방식을 기존 포고 핀(Pogo pin)에서 USB 타입으로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