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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영업비밀’ 어떻게 지킬까①] 기업의 ‘영업비밀’ 보호, 왜 중요한가?

# 지난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 국외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자동차 부품회사 부사장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같은 회사 경영지원팀장 등 4명에게는 벌금 500만원 내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해당 부품회사에 대해서는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 5000만원을 각 선고하였다. 판결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개발 및 생산에 활용되는 ‘차체검사기준서’ 등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협력업체에만 제공하는 비밀자료를 외국 회사에 빼돌린 혐의로 기소가 되었고, 해당 자료는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 비밀관리성의 요건을 모두 갖춰 현대자동차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받았다.

   

최근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의 ‘배터리 전쟁’,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의 ‘보톡스 전쟁’ 등 핵심인력 유출 등을 통한 ‘영업비밀’침해 논란이 잇따르면서 기업의 ‘영업비밀’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경쟁사 간 기술력 차이가 제품의 차이를 만들어 내고 제품의 차이가 곧 시장에서의 매출 차이를 만들어 내는 상황에서 각 기업들은 사운을 걸고 기술투자를 하지만, 정작 개발한 기술에 대한 관리 소홀로 결국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영업비밀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영업비밀이란 일반적으로 기업이 영업상 비밀로 관리하고 있어 경제적 가치가 있는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 그러나 이 같은 영업비밀이 모두 법적인 보호를 받는 것은 아니어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 보호하는 영업비밀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적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에 한정된다(제2조 제2호). 달리말해, 부정경쟁방지법 상의 영업비밀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①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으면서도(비공지성) ②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으며(경제적 유용성) ③ 해당 정보가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될 것(비밀관리성)이라는 각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 해당 정보가 이 같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피해를 입은 기업 입장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해당 정보를 유출한 당사자를 업무상 배임죄로 고소하거나 민사상 입은 피해를 손해배상 청구하는 것이 전부인데, 해당 정보의 경제적 가치가 어느 정도이며, 정보 유출로 피해를 기업이 입은 손해액이 얼마인지 등을 입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실효성 측면에서 의문이 있다. 그에 반해 앞서 언급한 각 요건을 갖추어 부정경쟁방지법 상의 영업비밀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하거나 하려는 자에 대하여 그 행위에 의하여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법원에 그 행위를 금지 또는 예방해 달라는 청구를 할 수 있고(제10조), 영업비밀 침해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손해배상액을 추정하는 규정(제14조의 2)을 두고 있어 영업비밀 침해로 발생한 손해가 얼마인지에 대하여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을 덜 수 있다. 더 나아가 영업비밀 침해로 영업비밀 보유자의 영업상의 신용을 실추시킨 자에게는 영업비밀 보유자의 청구에 의하여 손해배상을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영업상의 신용을 회복하는 데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도 있다(제12조).

   

물론 잘 알려진 대로 형사적 구제수단으로 업무상 배임죄 이외 비밀누설에 대한 별도의 처벌을 두고 있는데, 특히 앞선 사례에서 보듯 ‘영업비밀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도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벌금형을 처하는 경우 위반행위로 인한 재산상 이득액의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15억원을 초과하면 그 재산상 이득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기도 하다(제18조). 한편 사람, 즉 ‘자연인’에 대한 형사처벌과 달리 특별한 규정이 있을 때만 형벌이 부과되는 우리 법제상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에 대하여 법인의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벌금형을 부과하는 양벌규정(제19조)을 둔 것도 특이점이다. 앞선 사례에서 A씨가 부대표로 있던 회사에 대하여 5,000만원의 벌금이 선고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다음 편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겠지만, 판례상 부정경쟁방지법 상 영업비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꽤나 까다로운 요건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통해 일단 해당 기술이 부정경쟁방지법 상 영업비밀로 인정받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영업비밀로 인정받기 위하여 들인 노력 그 이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모든 기업 분쟁이 그러하겠지만, 영업비밀 보호에 있어 사전 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09.07  1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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