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이번 주 수도권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은 열기를 넘어 열풍에 가까운 흥행을 보였다. 지역적으로 보면 역세권이나 지역의 개발호재 등으로 청약에 대한 기대심리가 예상된 단지들도 있지만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공급절벽'을 우려한 수요자들의 움직임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적하고 있다.

30일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와 프라임 뷰의 견본주택에 방문한 인파들. 사진=이코노믹리뷰

본격적인 분양 열풍의 조짐은 인천에서 불기 시작했다.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92번지에 들어서는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3차와 송도 더샵 프라임뷰의 전체 세 블록에서는 일반 분양분 789가구 모집에 총 11만2990명이 몰렸다. 금융결제원 아파트 투유에 따르면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3차(E5)의 경우, 4일 시작된 1순위 청약 결과 258가구 모집에 5만3181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206.13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부 평형(80㎡)에는 33세대 모집에 24871명이 몰려 1순위 해당지역 경쟁률 한해 1463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송도 더샵 프라임뷰(F25-1) 역시 평균 청약 경쟁률은 133 세대 모집에 1만3893명이 신청한 결과 104.46대 1을 나타냈다. 송도 더샵 프라임뷰(F20-1)도 398세대에 4만5916명이 몰려 115.37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임병철 부동산 114 연구원은 “지역적인 면에서 봤을 때 송도 더샵의 경우 200대 1의 경쟁률이라면 이례적으로 높은 편이라면서, 인천 전체의 경우긴 하지만 인천 지역의 일반적인 청약 경쟁률이 1.97대 1과 비교한다면 상당히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천의 경우 지난 해에는 물량이 풀리지 않아 공급이 적었다는 점과 본격적인 공급이 늦었다는 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정부 센트럴 자이의 흥행에 GTX-C 노선 등의 교통 인프라 개발 호재가 작용했던 것처럼 송도 더샵도 국제업무단지와 GTX-B 노선 통과 발표 등이  청약 열기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당 부동산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3일 진행된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2차의 1순위 해당지역 평균 청약 경쟁률도 75.43 대 1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공급 청약접수에서도 48세대 모집에 총 898건의 청약신청이 접수될 정도로 뜨거운 청약 열기를 보여줬다. 일부 전용 면적 59㎡A타입의 경우 33세대 공급에 3309건의 청약이 접수되면서 최고 100.2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사가 진행중인 '송파 시그니쳐 롯데캐슬' 근처의 견본주택에 들어서기 위해 기다리는 방문객들. 사진=이코노믹리뷰

5일 1순위 청약이 진행된 서울 송파구 ‘송파 시그니쳐 롯데캐슬’도 특별공급분을 제외한 429가구 모집에 총 2만3565건의 청약신청이 접수돼 평균 54.93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미 특별공급 청약에서 16.8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전용면적 59㎡A 타입의 경우 11가구 모집에 4626명이 몰려 420.55대 1의 해당 단지 최고 경쟁률이 나왔다. 가장 낮은 경쟁률(84㎡C-1 평형)도 6.96대 1이라는 경쟁률로 거뜬하게 해당 지역 1순위를 마감했다.

부동산 114 관계자는 “거여 재정비 지역이 지역적으로 서울 송파에 5호선이 지나는 거여역과 마천역 등의 역세권에 있고 주변에 위례 신도시 등이 접해 있는 등 편의시설도 직간접적으로 몰려 있다는 점 역시 높은 청약경쟁률을 불러 왔다”고 설명했다.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의 모델 하우스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서울 서대문구의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는 평균 경쟁률이 43.53대 1로 182가구 공급에 총 7922건의 청약 신청이 접수됐다. 최고 청약 경쟁률은 2가구 분양에 557명이 몰린 75㎡A 평형으로 278.5대 1을 기록했다. 분양 첫날 시공사 관계자가 2만 내지 2만 5000명 정도 몰릴 것으로 예상했던 것처럼 실제 모델하우스의 방문객 수도 2만 5000여명을 기록한 만큼이나 실제 청약 경쟁률도 높게 나온 셈이다.

이번 주 분양에 나선 수도권 단지들의 청약경쟁률에서 높게 나온 것이 비단 해당 지역 단지의 특성때문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임병철 부동산 114 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를 앞둔 데다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시기도 상당히 불투명해지면서 수요가 몰리는 영향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입주년차가 길지 않은 아파트 수요에 이어서 분상제 이전의 분양 단지에 수요가 몰리는 것 같다”면서 “분양가 상한제 확대 발표 이후 재건축은 약보합이지만 분상제의 확대 시행시 재정비사업이 어려워지고 신규 아파트의 희소성이 계속 부각돼 가격이 오른 것처럼 청약 열풍도 이런 원인과 맞닿아 있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 리서치센터 팀장 역시 “계절적으로 성수기라 공급량이 우선 많고 청약 통장가입자가 25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분양 시장에 대한 많이 관심이 있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면서도 “분양을 조금씩 조절하면서 풀어야 하는데, 분양이 전체적으로 밀린 탓에 일괄적으로 나오는 것도 있다. 또 분양가 상한제 시행령의 시기와 시행이 다소 불투명한 상황이라 공급자 입장에서는 기다리기보다는 수익성이 조금이나마 가시적일 때 분양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공급을 앞당기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한 건설사 관계자도 대형 건설사를 비롯해 많은 건설사들이 여건이 된다면 분양을 최대한 빨리 앞당기는 추세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함 팀장은 “수요자 입장에서도 분상제의 시점이 10월 이후인지 알 수가 없다. 가점이 애매하거나 워낙 비싼 사업장이 만성화 되어 있다 보니까 새 아파트 희소성을 고려해서 지금 분양 기회에 바로 청약 하는 게 낫지 않을까하는 심리가 형성되어 있다”면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가격에서 만족도는 높을 수 있지만 경쟁은 훨씬 치열해지고, 전매제한도 길어지다보니 특정 단지가 과열되거나 쏠려 공급 물량에 비해 높게 경쟁률이 나타나는 패턴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팀장은 “분양 시장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 주택시장에 상승압력이 덜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부동산에 몰릴 수 있는 잠재적 유동자금도 있고 청약 경쟁률이 그렇게 측정된다는 것은 기존 주택 가격의 강보합 흐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건설사들이 불확실한 정책 등을 이유로 분양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면서 9월과 10월로 분양 물량이 몰리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부동산 데이터베이스 전문업체인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9월 셋째주부터 10월 말까지 분양될 전국의 분양가구 수는 4만6785가구에 달한다. 절반에 가까운 46.1%에 달하는 2만1575가구는 수도권에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이 많이 되는 시기이기도 하고, 분상제 등의 영향으로 건설사 사이에서 분양일정을 당기는 경우가 있다"면서 "평년보다 분양 물량이 많았던 2015년과 2016년을 제외하면, 물량이 다소 적었던 2017년과 2018년 뿐만 아니라 평년과 비교해도 분양이 많이 이뤄지는 상황은 맞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