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세아그룹이 그룹 차원의 특수강 가공사업 통합을 결정했다. 또한, 중국 정밀관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기업과 합작사(JV)도 설립한다. 회사는 유사 사업 및 상호 보완 가능한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고객 가치를 높히고 신규 성장기회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세아그룹은 특수강 상공정에 이어 하공정인 가공사업 구조를 그룹 차원에서 통합한다고 6일 밝혔다. 

세아그룹은 지난 2015년에도 ‘세아베스틸’이 ‘세아창원특수강(구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하며 특수강 상공정(모재 생산)의 선제적 통합을 이룬 바 있다. 당시 탄소, 합금봉강 위주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공구강, STS 선재·봉강 및 무계목강관까지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 및 특수강 사업 가치를 증대시켰다. 또한 양사간 시너지를 높여 생산성 증대, 해외 사업 확장, 고객 서비스 향상 등의 효과도 냈다. 

이에 하공정인 가공사업 구조 통합을 통해 상공정 통합 시와 같은 효과를 누리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통합은 크게 ▲‘세아특수강’이 ‘세아메탈’을 자회사로 인수하는 것과  ▲‘세아창원특수강’의 자회사를 통해 ‘HPP’의 제조사업부문을 사업 양수하는 것 두 가지로 이뤄진다. 

우선 철강선재 중간가공사업을 영위중인 세아특수강은 스테인리스 와이어 중간가공사업을 영위하는 세아메탈을 자회사로 인수한다. 인수방법은 지주회사 세아홀딩스가 보유한 세아메탈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인수 금액은 387억원이다. 

▲ 세아특수강, 세아메탈 4개년 실적 비교. 좌측 매출액, 우측 영업이익. 출처=세아그룹

세아특수강과 세아메탈의 주요 수요산업 및 생산 제품이 다르기는 하나 양사 모두 특수강 소재 후가공 사업을 영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회사는 특수강소재의 인발 및 절단, 열처리 등 기본 공정이 매우 유사해 통합적 사업 운영 시 상당부분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세아특수강과 세아메탈이 각각 탄소합금강 소재 및 STS 소재의 후가공 사업을 영위해 온 만큼 이번 통합을 통해 다양한 특수강 소재 후가공 제품의 폭넓은 포트폴리오 확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상호간 R&D, 생산, 영업 노하우 공유 등 다방면에서 협업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고객 가치 창출 및 마케팅 기회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STS Bar 등 일부 중복되는 제품군에 대한 원재료 공동구매 및 통합운영을 통한 원가 절감효과도 예상해 볼 수 있다.

투자법인 에이치피피(HPP)의 제조사업부문(CTC)은 세아창원특수강 자회사인 ‘주식회사 CTC’ 에서 가져간다. 

CTC는 파이프·튜브 후가공 분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자회사를 통해 CTC를 인수함으로써 스테인리스 강관 모재(소재 금속)를 정밀관으로 제조할 수 있는 다운스트림 기반을 갖추게 됐다. 

이번 인수의 직접적인 배경은 ‘세아창원특수강의 중국 합작투자법인 설립을 통한 중국 정밀관 시장 진출’에 있다. 

내수시장 침체 및 주요 수출국 무역 규제, 원가 경쟁력 하락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 대응하기위해 세아창원특수강은 중국 정밀관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스테인리스 강관 제조 및 가공 기업 ‘신척실업그룹’과 합작투자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CTC의 정밀관 제조 기술력 확보 여부가 신척실업그룹과의 계약 시 필수 요건이었고, 이에 자회사를 통하여 CTC 사업을 양수하게 됐다. HPP 제조사업부문(CTC)을 양수하는 방식이며, 사업양수 금액은 100억원이다.

▲ HPP 제조사업부문(CTC) 양수∙도 전후 구조도. 출처=세아그룹

합작투자법인 설립은 신척실업그룹의 튜브 가공 자회사 지분 및 자산을 합작투자법인이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세아창원특수강과 신척실업그룹이 각기 51:49 비율로 지분을 보유하고 경영권은 세아창원특수강이 가진다. 

중국은 의약 및 반도체 산업의 미래 전망이 밝고, 해당 산업 배관재로 사용되는 고부가 스테인리스 정밀관(튜브) 시장이 지속 성장 중임에도 고품질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현지 업체는 많지 않다. 이에 스테인리스 강관 모재를 생산하는 세아창원특수강이 다운스트림만 갖춰 진출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세아창원특수강은 스테인리스 강관 모재를 이용하여 정밀관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보유한 CTC 사업 인수를 오랜 기간 면밀히 검토하였고, 양사간 시너지 효과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금번 양수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지 스테인리스 강관 제조기업 ‘신척실업그룹’과의 합작투자법인 설립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스테인리스 정밀관 사업 기반을 빠르게 마련하고, 현지 원자재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