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워크(WeWork)가 IPO에 대한 전망이 회의적으로 기울면서 목표한 IPO 평가액을 대폭 축소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출처= FreshBook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올해 상장 신청을 한 대표적 하이테크 업체 중 하나인 위워크(WeWork)가 목표한 IPO 평가액을 대폭 축소할 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위워크의 모기업 위홀딩스(We Holding LLC)는 위워크의 IPO를 위한 기업가치 평가액을 200억 달러(24조원) 내외의 범위로 잡을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벤처캐피털을 추적하는 조사기관인 CB 인사이츠(CB Insights)에 따르면 위워크는 이전에 사모 시장에서 470억 달러(56조원)로 평가되었었다.

위워크는 지난 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서류를 제출했는데, 이 서류에 가파른 손실 증가와 기업 지배구조 구축에 논란이 될 수 있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여러 가지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올해 상장된 회사 중 가장 주목받았던 우버(Uber)와 리프트(Lyft)는 상장 이후에도 수익을 내지 못해 월가에서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 회사의 주가는 현재 상장 초기에 비해 30% 이상 떨어져 지난 4일에는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관 조사 및 IPO ETF 전문업체인 르네상스 캐피털(Renaissance Capital)의 캐슬린 스미스 대표는 "이 시점에서 공모 시장에 대한 평가는 매우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 투자자들은 우버, 리프트 등 계속 손실을 내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상장 이후 얼마나 형편없이 거래되고 있는지를 전부 목격했으니까요."

위워크는 지난해 19억 달러(2조 3000억원)라는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공개를 앞두고 있는 회사로서는 전례 없는 금액이다. 게다가 IPO 서류에 따르면, 위워크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애덤 뉴먼은 자신에게 보다 많은 의결권을 주는 여러 등급의 주식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어 상장 이후에도 위워크에 상당한 지배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뉴먼은 자신의 부동산을 직접 회사에 임대해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나 이해 다툼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비난에 직면하자 위워크는, 뉴먼이 지주회사인 위홀딩스가 회사의 상표인 ‘위’(WE)를 위워크에 매각하고 받은 590만 달러(70억원) 어치의 주식을 회사에 상환했다고 밝혔다. 위워크는 지난 1월,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는 복합 회사(umbrella company)로 거듭나겠다는 명분으로 회사 이름을 위워크에서 위컴퍼니(We Company)로 바꿨다.

위워크는 또 IPO를 신청하면서 하버드대학교 경영학과 프랜시스 프레이 교수를 이사회 명단에 추가함으로써 비평가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려고 시도했다. 현재 이 회사의 이사회는 전원 남성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지역사회의 중요한 부문이 현재 이사회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사회가 회사의 주요 셀링 포인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좀 불편한 부분이다.

그러나 르네상스 캐피털(Renaissance Capital)의 캐슬린 스미스 대표는 "회사가 여론의 피드백에 반응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회사는 투자 설명서에서 공모 절차가 종료되면 60억 달러(7.2조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비록 손실이 증가하고 있지만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전세계적으로 사무실 공간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위워크는 또 지난 주, 최대 투자자인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을 만나 소프트뱅크의 추가 투자를 받고 IPO를 내년으로 미루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프트뱅크가 추가 투자에 나설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투자자 중 일부가 위워크에 대한 추가 투자를 망설인 적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비전펀드의 3분의 2를 출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투자펀드(PIF)와 아부다비의 무바달라 투자(Mubadala Investment Co.)는 손정의 회장의 독단적 투자 결정에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