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우리은행이 올 하반기에도 해외투자자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리 인하 시기와 맞물려 해외 투자수요 증가로 발행금리를 대폭 낮추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까지 후순위채와 회사채 발행을 통해 6586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6억달러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한다. 하반기에 진행될 신종자본증권까지 합산하면 올 한해 자금조달 규모는 1조3857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은 올해 3월 3000억원의 원화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하반기 6억달러(약 7271억원)의 외화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총자본비율을 높이고 나머지 공모채 시장과 사모채 시장에서 발행한 자금은 대출금과 유가증권 투자 등 자산운용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 발행금리 절감 위해 해외투자자 수요확보 관건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하반기 안으로 진행 계획을 세운 외화 신종자본증권은 지난해 3362억원 해외신종자본증권보다 2배 이상의 규모로 계획을 세워 눈길을 끈다. 이번 자본확충으로 우리은행은 BIS비율을 개선시킨 동시에 운영자금을 여유롭게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의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서 투자자를 모은다. 수요예측을 진행하기 앞서 우리은행은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해 사전청약을 높이기 위해 대외 기업 신용도를 토대로 회사를 홍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은행의 해외등급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Fitch)로부터 각각 A1, A, A-의 등급을 받았다. 글로벌 투자자 유치를 위해서는 회사의 사업 구조가 글로벌 시장 비중이 클 경우 더 유리하고 매년 안정적인 실적도 투자 요소로 고려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중국, 러시아, 인도네시아, 브라질, 캄보디아. 미얀마, 필리핀, 베트남, 홍콩 등 9개의 해외현지법인을 운영중이다. 다만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73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808억원 대비 4.1% 감소하고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3%(-700억원) 줄어든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해외연계파생상품의 손실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실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독일 국채금리가 지난 3월 마이너스가 돼 대규모 원금 손실이 우려됐는데도 6월까지 상품을 팔았던 것으로 확인됐고, 현재 당국이 조사중에 있다.

◇ 자금조달한 1조3857억원 어디에 쓰이나

우리은행은 이번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인정 감소분을 보완해 BIS비율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 6월 BIS총자본비율은 14.52%로 지난해 말 15.65% 대비 1.13%포인트 하락했다. 우리은행은 6개월간 자본이 줄어들 수 있는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위험가중자산이 11조5150억원(7%) 증가했다. 여기에 자기자본도 6개월 새 300억원이 줄어들어 총BIS자본비율이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이번 7271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으로 보완자본규모를 높여 건전성을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운영자금 마련에도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은행은 과거에 발행한 회사채의 만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아 올해 회사채 발행으로 차환은 진행하지 않았고, 대출금과 운영자금 재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운용자금 재원은 투자목적의 자산을 매입한다던지, 계열사에 유상증자가 진행되는 등 운용범위 내에서 다양하게 지출된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회사채 발행 중 2000억원을 사회적가치창출에 기여하는 기업에 지원한다는 조건으로 무보증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측은 “이번 자본확충은 바젤Ⅲ기준의 자본적정성 제고가 목적”이라며 “우리은행은 향후 규제수준이 높아짐에 대비하기 위해 일정수준 이상으로 BIS 비율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용도에 대해서는 “대출과 채권상환 등 다양하게 쓰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