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쉐보레 트래버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미국인들의 여가 수요는 한국보다 다양하고 많다. 트레일과 캠핑, 요트 세일링 문화는 이미 20세기 초 대중화됐고, 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쉐보레는 최초의 SUV ‘서버번’을 탄생시켰다.

지난 3일 한국시장에 출시된 트래버스는 아메리칸 스타일, 미국차 그리고 쉐보레 브랜드 역사의 수혜자다. 경쟁자를 압도하는 전장과 고급스러운 내·외관, 볼륨감 있는 차체와 풍부한 배기량 등 SUV가 지녀야할 가장 중요한 요건들을 두루 담았다.

외관 디자인은 간소하다. 전장 5.2미터, 전고 약 1.8미터의 커다란 차체를 간소한 선으로 디자인했다. 과장된 실루엣을 보이기 위해 애써 노력하지 않았다. 쉐보레의 최신 패밀리룩을 살렸고, 이를 정교하게 다듬은 것이 전부다.

▲ 쉐보레 트래버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시승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출발해 강원도 속초 롯데 리조트로 가는 구간에서 이뤄졌다. 강원도 도착 후에는 오프로드 코스 주행 테스트도 할 수 있었다.  

초반 가속력이나 동력성능은 경쟁 차종을 압도할 만큼 탁월하다. 3.6리터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 조합, 5Link 멀티 서스펜션을 적용한 결과 정숙하고 안정적인 승차감을 만들어 냈다. 최고 출력은 314 마력에 이르고, 최대토크도 36.8 kg.m이다.

이 덕분에 2톤이 넘는 묵직한 차체도 가볍게 움직인다. 큰 차체와 묵중한 무게를 지녔지만 조용히 올라붙는 속도감이 있다. 고속도로에서 단번에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하고, 오프로드에서의 변칙적인 주행도 가능하다.

고속도로의 제한속도를 훌쩍 넘기더라도 RPM은 2000~2500 수준을 꾸준히 유지한다. 묵직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민첩함과 정숙함이다. ‘배기량이 깡패’라는 세간의 속설이 틀리지 않았음을 몸소 증명했다.

특히 고속에서의 정속 주행이 좋다. 일정한 속도만 유지한다면 도로의 제한속도를 넘기더라도 조용하고,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다. 넓은 실내공간과 묵직한 차체, 높은 지상고, 편안한 시트는 도로를 지배한다는 느낌을 받게 하기에 충분했다.

▲ 쉐보레 트래버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오프로드 주행에서는 지면의 상황을 스스로 감지하고, 최적의 RPM을 찾아준다. 진흙과 모래, 굴곡이 심한 비포장 도로를 지나는 데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팰리세이드, 모하비, G4 렉스턴과 가장 차별화 되는 부분은 경쟁차량 대비 넓은 3열 좌석이다. 3열 레그룸을 850mm 확보, 성인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했다. 경합차량 대비 30~50mm이상 넓은 수치다.

기본 트렁크 용량도 651리터에 달한다. 3열 시트를 접을 경우 1636리터의 용량을 사용할 수 있고,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최대 2780리터의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동급에서 가장 뛰어난 화물적재 능력이다. 러기지 플로어 아래에 90.6리터의 대용량 언더 스토리지도 구성됐다.

▲ 쉐보레 트래버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캠핑카 또는 요트 세일링을 위한 트레일러링 기능은 기본 탑재됐다. 승객을 모두 채우고도 2.2톤의 트레일러링이 가능하고, 견인 상황에 따른 최적의 변속패턴과 전후륜 토크 배분을 자동으로 찾아준다. 견인에 필요한 장치는 기본사양에 모두 담았다.

한국 고객을 위한 배려도 담았다. 대형 차량일수록 상위 트림을 선호하는 한국 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엔트리 트림의 구성을 미국보다 풍부하게 변경했고, 큰 차체에 보다 더 잘 어울리는 20인치 휠을 장착했다. (미국모델은 18인치 휠) 네비게이션에도 한국어 시스템과 지도를 담았다.

트래버스의 가장 큰 장점은 이미 완비된 서비스망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국 400여개의 한국GM 서비스센터를 이용할 수 있고, 이를 정비할 매커닉들 역시 신차에 대한 교육이 완료됐다.

정통 아메리칸 SUV 트래버스의 가격은 ▲LT Leather 4520만원 ▲LT Leather Premium 4900만원 ▲ RS 5098만원 ▲Premier 5324만원 ▲레드라인 5522 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