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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을 체포하자] 비만과의 전쟁은 현재 진행형, 국가적 과제로 세워야신종 전염병 규명, 국가적 차원 체계적 대응 시급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비만이 전염병처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먹고 살기 괜찮은 국가에서는 어김없이 비만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다. 매년 400만명에 달하는 환자가 비만 관련 질병으로 사망할 정도로 비만의 위협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해마다 국내 성인 비만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 비만 인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권에 속하지만 지금 같은 추세라면 무난히 비만 공화국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비만은 개인을 넘어 전 세계인의 과제로 나아가고 있다. 개인의 노력에 맡기기보단 국가 차원에서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비만과의 전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전 세계에 만연한 신종 전염병 '비만'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전 세계에 만연한 신종 전염병'이라고 정의하며 일찌감치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해왔다. 세계 각국 정부도 자국민의 비만율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세계 최대 비만 대국인 미국은 2030년까지 아동 비만율을 5%까지 감소한다는 목표로 다양한 비만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학교 내 정크푸드 광고를 금지하고 주류를 포함한 식품의 칼로리 함량표시를 의무화했다. 또 실질적인 섭취량을 고려해 1회 제공량을 조정했으며 트랜스지방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과 호주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국가차원의 비만 대책과 캠페인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주요 정책으로 신체활동 활성화, 건강한 음식 섭취와 건강한 식품 접근성 강화, 범정부 캠페인 등을 꼽을 수 있다.

   
▲ 비만을 유발하는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특히 비만을 유발하는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국가가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헝가리는 지방 함량이 많은 가공식품에 세금을 물리는 '햄버거법'을 시행 중이다. 멕시코도 청량음료의 소비를 줄이기 위해 콜라에 비만세를 물리고 있다. 영국은 한술 더 떠서 설탕이 들어가는 모든 청량음료에 '설탕세'를 부과하고 있다.

반면 2011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만세를 부과했던 덴마크는 국민이 이웃 나라로 몰려가 가격이 저렴한 고열량 식품을 사는 바람에 1년 만에 폐지했다.

비만세는 언뜻 과체중인 사람들이 내야 하는 세금인 것처럼 들리지만 고지방·고열량 식품에 부과되는 일종의 소비세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 세금이지만, 최근 몇 년간 유럽에서는 비만세 도입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비만세를 통해 고지방·고열량 식품의 소비를 줄여 비만 예방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찬성하는 반면, 당류가 많은 패스트푸드 음식 등을 소비하는 계층이 주로 저소득층인 점을 고려하면 설탕세가 계층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반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최우선 과제 '소아·청소년 비만' 

비만 정책 전문가들은 비만 문제 중 1순위로 소아·청소년 비만의 심각성을 강조한다. 비만은 나이와 무관하게 모든 연령층에 발생한다. 특히 몸과 마음이 형성되는 시기인 소아·청소년의 비만은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소아 비만은 의학적으로 유아기부터 사춘기까지 연령대에서 체중이 신장별 표준체중보다 2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소아 비만은 75~80%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성장 호르몬 분비를 막아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2017년 WHO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세계비만아동수는 2016년 1억2890만 명으로 지난 40년간 10배 이상 증가했다. 세계에서 5명 중 1명의 어린이가 과체중·비만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 국내에서 성조숙증으로 진단을 받은 소아·청소년은 2014년 7만2000여명에서 2018년 10만3000여명으로 5년 새 43% 증가했다.

소아·청소년기의 비만 예방이 중요한 이유는 성장기에 자존감을 낮추고 학업성취도를 떨어뜨리며, 대다수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당뇨병, 조기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키를 자라게 하기 위해서 반드시 살이 찔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오히려 식사, 수면, 운동의 3박자가 고루 갖춰져야 잘 성장할 수 있다. 현재 세계 각국 정부는 소아·청소년의 비만 문제 해결에 가장 큰 공을 들이고 있다. 비만세를 비롯해 최근 각국 정부가 공개한 정책을 살펴보면 대부분 소아비만을 겨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올해 초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담은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신체활동, 영양관리를 비만관리 주요사업으로 내세웠다. 이번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은 처음으로 비만 관련 부처간 정책 조율을 통해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든든한 지원군 '비만 치료제'

비만 관련 환자가 급증하면서 비만 치료제 시장도 덩달아 춤추고 있다.

최근 비만치료제 시장은 삭센다의 등장과 더불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삭센다는 GLP-1(Glucagon-Like Peptide 1) 유사체로 승인받은 세계 최초의 비만치료제다. 삭센다는 인슐린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체내 호르몬인 GLP-1과 동일한 기전을 작용해 식욕과 음식 섭취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진다. 삭센다는 이 같은 식욕 억제 효과를 앞세워 비만치료제 시장 1위에 올라섰다. 올해 상반기에만 19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 점유율 약 30%를 기록했다.

비만 치료는 식단조절과 운동이 기본이다. 하지만 고도비만 등 특정 비만 환자의 경우 아무리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해도 혹은 며칠씩 굶어가며 식단을 조절해도 살이 좀처럼 빠지질 않는다고 고통을 호소한다.

이들에게 비만 치료제는 살과의 전쟁을 한층 유리하게 이끌어준다.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의 체질과 건강 상태에 맞는 치료제를 처방받으면 보다 효과적으로 살을 뺄 수 있다.

   
▲비만 치료제는 살과의 전쟁을 한층 유리하게 이끌어준다. 출처=픽사베이

비만치료제는 크게 식욕억제제와 지방흡수억제제로 나뉜다. 식욕억제제는 뇌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체질량지수가 매우 높거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위험인자가 있는 비만 환자의 치료에 사용된다. 지방흡수억제제는 지방을 분해해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약물이다. 원하는 부위에 주사를 맞으면 지방이 녹아 살이 빠지고 반영구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승인되는 식욕억제제가 장악하고 있다.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식욕억제제는 효과는 좋지만 남용과 습관성을 보이며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두근거림, 혈압상승, 가슴 통증, 불안, 현기증, 불면 등의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이에 의학 전문가들은 비만 치료제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반드시 비만, 대사질환, 전신질환에 대한 충분한 임상경험과 이해도를 갖춘 전문의와 상담한 뒤 비만 치료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대한비만비용체형학회 김선형 수석 학술이사는 "단순히 비만 치료제만 쓴다고 해서 살이 빠지는 건 아니다. 약물을 먹으면서 식단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야 살이 빠진다"며 "비만 치료제는 식욕 조절을 잘하는 정상인이 아니라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살이 빠지지 않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웅 기자  |  jway0910@econovill.com  |  승인 2019.09.12  12: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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