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트를 둘러싼 논란이 심해지고 있다. 원화 및 암호화폐 출금이 계속 지연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극대화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코인제스트가 장부거래를 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와 눈길을 끈다.

코인제스트는 장부거래 가능성은 일축했으며, 차세대 플랫폼 최종 연동 테스트 및 FDS 조건 변경을 위해 시스템 안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원화 및 암호화폐 출금을 막고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시스템 안정을 위한 개발 작업은 다소 지지부진하다는 뉘앙스가 감지되는 한편, 코인제스트의 해명을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코인제스트 공지. 출처=갈무리

코인제스트 투자자들의 잠 못드는 밤

5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코인제스트 투자자들은 한 달 이상 원화 및 암호화폐가 출금되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실제로 현재 코인제스트에서는 원화를 비롯해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등 17개 코인이 출금되지 않고 있다.

코인제스트는 출금정지의 이유로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삼아 차세대 플랫폼 최종 연동 테스트 및 FDS 조건 변경을 위해 시스템 안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거래소가 시스템 변경 및 안정화 등을 위해 출금정지를 거는 사례는 많지만, 그 시간은 길어야 24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인제스트는 두 차례에 거쳐 출금정지를 선언하며 벌써 한 달동안 출금정지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두 번째 출금정지는 기한도 무제한이다.

투자자 사이에서 언제 출금정지가 해제될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코인제스트를 통해 암호화폐를 투자하는 투자자는 <이코노믹리뷰>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코인제스트가 장부거래에 나서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면서 “코인제스트에 돈이 없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제2의 트래빗 사태다. 거래소가 벌집계좌를 통해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으다가 보이스피싱 신고 사례가 접수, 출금이 막히자 문을 닫은 트래빗 사례가 코인제스트에서 동일하게 벌어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수개월 출금을 지연하다 결국 2000억원대의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로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 6명이 구속된 제2의 올스타빗 사태도 우려하고 있다.

코인제스트는 이러한 우려에 선을 그었다. 당장 전종희 코인제스트 대표는 4일 공지를 통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알고 있으며, 빠르게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코인제스트 관계자도 <이코노믹리뷰>와의 통화에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장부거래는 없다”면서 “안전하고 투명하게 거래소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금정지가 계속 길어지는 한편, 두 번째 공지에서는 아예 출금정지가 끝나는 일정도 적혀있지 않다는 지적에는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데 시일이 약간 걸리는 상황이다. 두 번째 공지에서 출금정지가 끝나는 일정을 공개했다가 만약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더 큰 논란이 생길 것 같아 당시 공지에는 일정을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설명이라면 코인제스트가 현재 글로벌 진출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던 ‘차세대 플랫폼 최종 연동 테스트 및 FDS 조건 변경을 위한 개발’은 내부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개발 진척도가 느리기 때문에 출금정지가 무기한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논리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불안불안”

코인제스트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이러한 의혹을 밝힐 수 있는 최적의 대응은 역시 출금정지의 이유가 되고있는 시스템 개발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차세대 플랫폼 최종 연동 테스트 및 FDS 조건 변경을 위한 개발’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어떤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는지 윤곽이라도 나온다면 길어지는 출금정지에 지친 투자자들의 마음을 안심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코인제스트 관계자는 “이미 우리가 어떤 개발을 하고있는지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인제스트의 소셜미디어에 접속하면 코인제스트가 글로벌 진출을 위해 구상하고 있는, 또 출금정지의 원인인 시스템 개발에 대한 단서를 확인할 수 있다.

약 1분 50초 분량의 동영상이 눈길을 끈다. 해당 동영상에는 코인제스트가 어떤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가장 빠른 거래소’ ‘반응형 테스트’ 등 코인제스트가 출금정지를 불사하고 어떤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는지 알려준다.

▲ 코인제스트 글로벌 진출을 위한 개발 상황 공유 동영상 일부. 출처=갈무리

다만 동영상은 별도의 설명도 없이 말 그대로 스마트폰으로 개발이 진행되는 PC를 촬영한 것을 보여줄 뿐이다. 거래소의 발전된 미래를 설명하고 있으나 자막과 구성도 조악하며, 무엇보다 이 동영상이 관연 출금정지를 한달 이상 끌고가는 이유가 되기는 어렵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코인제스트 관계자는 “실제 개발 영상을 보여주면 ‘조작’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조악하지만 화면을 촬영한 방식으로 개발 상황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코인제스트 글로벌 진출을 위한 개발 상황 공유 동영상 일부. 출처=갈무리

코인제스트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며 이와 관련해 관계자의 설명도 나왔으나, 업계에서는 여전히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당장 출금중지 조치가 길어지는 것도 비정상적이며 그 기간을 사실상 무한정으로 잡은 대목도 이해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여기에 글로벌 진출을 위한다며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이와 관련된 명확한 설명도 없고, 내부 개발 작업이 지지부진한 것도 확인됐다. 

실제로 코인제스트 관계자는 출금정지가 너무 길어지고 있으며 이는 내부 개발 속도가 제대로 나오고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니냐고 묻자 “사실 지지부진한 것이 맞다”면서도 이내 “충분히 진행되는 중”이라며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 대답을 해왔다. 일각에서 코인제스트의 해명을 두고 “실제 개발 작업을 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코인제스트는 올해 1월 전산오류를 일으켜 거래소 시세가 크게 하락, 시장에 대혼란을 준 전적이 있다”면서 “당시 ‘막대한 금액이 오가는 플랫폼’이 고작 소소한 ‘이벤트 관련 문제’로 치명적인 약점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등, 전반적으로 시스템 신뢰도가 낮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인제스트 플랫폼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이번에는 글로벌 진출을 이유로 출금정지를 걸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불안할 수 밖에 없다”면서 “코인제스트는 지금이라도 출금정지를 조속하게 풀어내는 한편 시스템 개발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빠르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