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여가 플랫폼을 지향하는 야놀자가 글로벌 채널 관리 시스템(Channel Management System) 및 객실관리 시스템(Property Management System) 기업 이지 테크노시스(eZee Technosys)를 인수했다고 5일 밝혔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이번 인수는 야놀자가 기술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1위 기업이 되기 위한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면서 “끊임없는 연구개발 및 투자를 통해 세계 1위 PMS 기업으로 발돋움해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시장에서 기술혁신을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까지 망라한 ICT 가능성 타진과 비롯해 공격적인 투자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 야놀자가 이지를 인수한다. 출처=각 사

ICT 플랫폼 전략

야놀자는의 최근까지 ICT 기술력과 본연의 숙박 플랫폼 전략을 연계하는데 집중한 바 있다. 실제로 KT 등과 협력해 인공지능 기술력이 지원되는 호텔 구축에 나서는 한편 블록체인 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테라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토큰 이코노미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버이츠 및 딜카 등 모빌리티 전략의 경계에도 관심을 두는 등 야놀자와 ICT 기술 및 플랫폼과의 접점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이지의 인수도 그 연장선에 있다. 2005년 인도 수라트에서 설립된 이지는 PMS 분야에서 오라클 호스피탈리티(Oracle Hospitality)에 이은 세계 2위 업체며 전 세계 160여 개국 1만3000개 이상의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야놀자는 현재 8000개 이상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지와 만나는 순간 2만10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 명실상부 클라우드 기반 PMS 시장 글로벌 2위 기업이 된다는 설명이다.

야놀자는 최근 글로벌 트렌드가 클라우드 기반 호텔 자동화 시스템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이지와 함께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설명이다. PMS를 중심으로 호텔부터 OTA, 고객까지 더 나은 사용자 경험 및 운영 효율화를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에 클라우드 전략을 가동해 PMS 시장의 핵심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야놀자는 지난 2월 국내 1, 2위 PMS사인 가람과 씨리얼을 인수하는 등 PMS에 특히 공을 들여왔다.

야놀자의 종합 ICT 숙박 플랫폼 전략이 가동되며 주요 인사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김종윤 야놀자 온라인 부문 대표는 오는 10월 아시아 최대 여행박람회인 ‘ITB 아시아’ 및 ’APAC 디지털 리더스 서밋(Digital Leaders Summit)’에 참석하는 한편 12월 세계 최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행사인 ‘AWS 리인벤트(re:Invent)에 참가한다.

▲ 헤이 서귀포에 KT 인공지능이 들어간다. 출처=야놀자

공격적 투자행보 눈길

야놀자의 공격적인 투자행보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최근 야놀자는 국내 스타트업 인수합병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가람과 씨리얼은 물론 우리펜션, 호텔나우, 레저큐 등을 연이어 인수하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3일에는 데일리호텔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데일리호텔은 지난해부터 상장설을 지피기는 했으나 핵심 인력들이 빠져나가는 등 휘청였으며, 결국 야놀자의 품에 안기게 됐다. 야놀자가 데일리호텔을 인수하면 모텔 및 펜션, 액시티비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확장되며 고급호텔 등으로 뻗어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야놀자의 사업 다각화 및 포트폴리오 확장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야놀자의 확장정책이 계속될 것이라 전망한다. 실탄도 두둑하다. 지난 6월 싱가포르 투자청, 부킹홀딩스로부터 총 1억8000만달러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를 통해 기업가치 10억달러를 평가받았다.

글로벌 전략도 빠르게 진행되는 중이다. 지난해 초 일본 라쿠텐과의 협업을 발표한 후 7월에는 동남아 대표 이코노미 호텔(Economy Hotel) 체인이자 온라인 예약 플랫폼 젠룸스에 조건부 투자를 단행하는 한편 전 세계 170여개 국가에 호스텔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호스텔월드(Hostel World)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대만 최대 공유숙박 플랫폼인 아시아요와도 손을 잡았다. 아시아요는 한국을 비롯 대만, 일본, 태국, 홍콩 등 아시아 60개 도시, 6만 개 이상의 숙소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대만 최대 공유 숙박 플랫폼(Vacation Rental Platform)이다.

다만 숙박 ICT 종합 플랫폼으로 발전하면서 글로벌 전략, 나아가 공격적인 투자행보는 고무적이지만 실질적인 ‘성과’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미래를 담보로 현재의 성장을 꾀하는 기업이지만 이제 야놀자는 일반 스타트업과 차원이 다른 규모의 경제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 야놀자의 지난해 매출. 출처=야놀자

야놀자는 지난해 매출 1885억원, 영업손실 189억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5% 성장했으나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0.9%p 개선하는데 그쳤다. 덩치는 커지고 있으나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