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은행권이 올들어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주력을 넘어 주변부에도 집중, 최근의 위기를 타개한다는 방침이다.

본격적인 금리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은행의 핵심이익인 이자수익이 위축된 가운데 은행권은 펀드, 신탁상품 판매 등으로 수수료수익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방카슈랑스(은행 연계보험) 영업부문에서 보험 판매가 늘어나 수수료이익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그룹인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의 이자수익 증가율 보다 비이자이익인 수수료수익 증가율이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올해 7월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했던 전망치를 크게 밑돌면서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 내린데 이어 올 하반기에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근 금융지주들은 수익 다각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신한금융그룹의 올 2분기 방카수수료수익은 147억원으로 전분기 135억원 대비 8.9% 증가했고, KB금융그룹은 320억원으로 전분기 220억원 대비 45% 늘었다. KB금융의 방카수수료 증가율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았다. 하나금융그룹도 상반기 102억원의 방카수수료수익을 얻었고 전분기 대비 93억원 대비 9.3% 증가했고 우리금융그룹은 240억원으로 전분기 230억원 대비 4.3% 늘었다.

▲ 출처=각사

현재 은행 금융지주의 방카수수료수익은 전체 수수료수익에 펀드나, 신탁 등 유가증권 운용자산 수수료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매년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보험업계는 오는 2022년 신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에 대한 공급이 위축되고 있어 보장성상품에 대한 수수료를 높여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방카상품의 경우 순수 보장성보험은 팔수 없지만 저축성보험에 일부 사망보험금이 포함되어 있거나 손해보험사의 상해·건강보험 판매는 가능하다.

◇ 장기 보장성보험 수수료율 높아 은행 수익성 ‘쏠쏠’

금융지주사들은 올해 비이자수익 부문에서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은행의 보험창구에도 크게 관심을 보이며 방카슈랑스를 전사적으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올해 지난해와 달리 통화정책 측면에서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또한 올 들어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국내 경기둔화로 장기 시장금리와 주가가 크게 하락해 하반기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 되고 예대마진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보험창구에도 영업적 압박이 따라오고 있다. 은행들이 올 상반기에, 전분기 대비 방카수수료수익이 늘어난 이유는 장기보장성 판매가 증가한 것과 보장성상품에 대한 수수료가 올랐기 때문이다. 새로운 회계기준(IFRS17)은 부채를 시가평가해야하고 저축성은 부채로 분류한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상품구조를 보장성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고 있으며 전속설계사 뿐만 아니라 텔레마케팅(TM), 등 전 판매 채널에 보장성상품에 대한 수수료를 높이고 있다. 방카슈랑스도 마찬가지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저축성보험 상품의 경우 방카 수수료가 1.58%에서 1.86%로 1%대로 지급하고 있지만 장기보장성 상품은 4%에서 최대 8%까지 지급돼 수수료가 높은 편이다.

▲ 출처=손해보험협회

보험상품 중 삼성명품 노블레스 저축보험은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 각각 1.17%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으며 무배당 파워안신저축보험은 상품 1건 판매당 1.86%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반면 삼성명품 노블레스 상해보험은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에 각각 4.10%의 수수료가 지급되고 현대하이퍼스트 상해보험의 경우 4대 시중은행에 7.53%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 출처=손해보험협회

은행에서 팔고 있는 저축성상품의 경우 만기가 5년에서 10년 사이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지만 건강·상해보험의 경우 만기가 20년까지 올라가 그에 따른 수수료 차이도 존재한다. 한편 보험사들도 비전속설계사 판매 강화로 올해 방카슈랑스 판매가 전년 대비  약 14.3% 수준까지 증가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비이자이익 확보에 매진하고 있고, 보험사는 보장성 판매 확대를 위해 전 영업채널에 해당 상품에 대한 수수료를 높여 방카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