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악화 탓에 손해보험업계에 제기되는 민원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눈치에 손해율을 보전할 만큼의 보험료 인상이 어렵다보니, 보험금 누수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언더라이팅 및 보험금 지급심사 과정이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향후 분쟁 조정 신청 등의 민원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융권 민원 다발 온상으로 지적받는 보험업계에 대한 눈총도 더욱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4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상위 손해보험사 4곳의 민원건수는 5228건으로 전 분기 4787건 대비 9.21% 증가했다.

▲ 출처=손해보험협회 민원 공시

회사별로 보면, 삼성화재의 올 2분기 민원 건수는 2071건으로 전 분기 1848건 대비 12.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유계약 10만건 당 환산 민원건수도 8.67건으로 전 분기 7.82건 보다 10.81% 늘었다.

이 중 올 2분기 보상(보험금) 민원 건수는 1481건으로 전 분기 1347건 대비 9.95% 증가했다. 보유계약 십만건 당 보상 민원 환산건수도 6.20건으로 전분기 5.70보다 8.72% 늘었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민원 건수는 1215건으로 전 분기 1048건 대비 15.94% 늘었으며, 자동차보험의 보유계약 십만건 당 환산 민원건수도 18.76건에서 16.38건으로 14.49% 증가했다.

이 기간 현대해상의 민원 건수도 1295건으로 전 분기 1127건 대비 14.91% 늘었다. 보유계약 십만건 당 환산 민원건수는 7.08건에서 8.02건으로 13.22% 증가했다.

보상 민원 건수는 782건으로 전 분기 630건 대비 24.13% 늘었으며, 이 중 자동차보험 민원 건수는 542건으로 전 분기 443건 대비 22.3%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보유계약 십만건 당 환산 민원 건수 역시 12.03건으로 전 분기 9.91건 대비 21.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DB손해보험의 민원 건수는 997건으로 전 분기 1004건 대비 0.70% 감소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의 민원 건수는 396건으로 전 분기 356건 대비 11.24% 늘었다. 자동차보험의 보유계약 십만건 당 환산 민원 건수는 9.26건으로 전 분기 8.45건 대비 9.59% 증가했다.

KB손보의 올 1분기 민원 건수는 865건으로 전 분기 808건 대비 7.05% 증가했다. 이 기간 자동차보험의 민원 건수는 349건으로 전 분기 319건 대비 9.40% 늘었으며, 보유계약 십만건 당 환산 민원건수 역시 11.97건으로 전 분기 11.05건 대비 8.33% 증가했다.

상반기 상위 손보사 4곳의 분쟁 조정 건수도 7276건으로 전년 동기 6786건 대비 7.22% 늘었다.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4%, 12.3%, 2.5%, 4.7% 증가했다.

▲ 출처=손해보험협회 민원 공시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이 급증하면서 손보업계에 제기되는 향후 민원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치솟는 손해율에 보험금 누수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보험사들의 언더라이팅과 보험금 지급 심사 과정이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이 국민보험으로 여겨지는 탓에 손실을 보전할 만큼의 보험료 인상은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손해율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관련 상품들의 보험사기 방지나 보험금 지급 심사 등에 더욱 신중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상위 4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7~87.1%로 적정 손해율 77~78% 수준을 상회했다. 상반기 전체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실도 전년보다 4153억원 증가한 4184억원에 달한다. 이는 정비요금 인상, 육체노동 가동 연한 연장, 한방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 등 원가상승 요인에 따른 보험금 증가가 큰 영향을 끼쳤다.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도 110%~140% 수준으로 적정 손해율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액은 8조7300억원으로 전년 보다 15.7% 증가했다.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 원인으로는 ‘문재인 케어’의 풍선효과로 의료량과 비급여 항목 진료비가 급증했다는 점이 꼽힌다. 한방 관련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와 백내장 수술비 등의 보험사기도 손해율 악화 요인으로 거론된다.

향후 민원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보험업계를 향한 눈총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보험업계는 그간 금융권 민원 다발 온상으로 지적받아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체 금융업권에서 제기된 민원 가운데 보험 민원의 비중은 61.3%로 가장 많았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상반기 두 차례 인상이 이뤄졌지만, 이는 보험료 원가 상승 요인을 일부 반영했을 뿐”이라며 “올려야할 보험료를 올리지 못하는 상태에서 손해율을 잡기 위해선 보험금 누수를 줄일 방안으로 보험금 지급 심사 등을 더욱 강화할 수 밖에 없어 향후 분쟁조정 신청 등 관련 민원 역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