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기업은행이 자본인정액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해 이달 안으로 6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진행하는 등 외부 자금조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기업은행 이사회는 6500억원 규모의 원화 상각형 후순위채를 이달 30일안으로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후순위채 만기일은 각각 10년, 15년 수준이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기업은행의 신용등급은 AAA등급이며, 최근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을 감안해 볼 때 이달 수요예측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만 두차례 자본확충을 진행했다. 기업은행이 상반기 발행 완료한 3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까지 합하면 올해 자본확충 규모는 1조원에 달한다.

기업은행은 3년간 공모채 시장에서 연간 1조원 수준의 외부자금조달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에는 한차례의 후순위채 발행과 두차례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총 1조357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진행했고 지난해는 9500억원을 공모채 시장을 통해 자금 조달했다. 

증권업계는 최근 공모채 시장에서 AAA등급 시중은행의 희망금리 현황을 감안해 볼 때 기업은행도 국고채 금리에서 0.50%포인트 가산한 범위내에서 발행금리가 산정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기업은행 위험가중자산 전 분기 대비 3864억원 증가…후순위채로 보완

기업은행이 올 하반기 추가 6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이유는 자본건전성 개선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시장리스크와 운영리스크가 각각 6925억원, 1870억원 확대되면서 전체 위험가중자산이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올 상반기 기업은행은 위험가중자산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2.29%로 자기자본증가율 1.89%를 웃돌아 BIS 총자본비율이 하락했다. 2분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총자본비율은 14.50%로 전 분기대비 0.05%포인트 줄었다.

올 상반기 기업은행의 BIS비율은 위험가중자산이 크게 늘어난 영향에 1년간 가장 하락율이 컸다. 상반기에는 외부 시장리스크가 확대되면서 BIS총자본비율이 정책은행 가운데 가장 낮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등 자금지원이 이뤄지는 만큼 시중은행보다 담보 규모가 작아서 상대적으로 자본비율이 낮은편이지만 규제범위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의 올 상반기 위험가중자산은 전 분기 대비 3864억원 증가했고 이에 대한 최소자본 요구량은 13조7836억원에 달했다.

◇ 후순위채 자금조달+정부지원 펀드로 운영자금 재원 마련

기업은행은 후순위채에 이어 정부의 250억원 유상증자까지 더해져 운영자금 규모가 확대됐다. 후순위채 발행으로 보완자본 규모를 끌어올려 BIS자본비율을 개선하고 해당 자금으로 중소기업 대출 등 운영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일본수출기업에 대한 지원가능성에 대해서 기업은행 측은 “중소기업피해가 아직 미미해 해당 자금으로 지원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달 확정된 정부지원금 250억원은 올 초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산업구조 고도화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금융위는 올해 1월 중소·중견기업의 주력산업 혁신과 신성장 분야에 3년간 10조원을 공급하기로 계획했고 이중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에 각각 7조원, 3조원 자금집행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토대로 스마트화, 신산업 등에 대비한 중소기업에 설비투자 확대를 지원하기로 계획했고 이에 대한 자금집행이 이달 진행된다.

기업은행은 이달 정부의 3자배정 증자로 250억원의 운영자금을 통해 중소기업에 자금지원을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스마트공장 신증축·스마트화 확산기업, 설비생산 자동화 등 신규투자가 진행하는 곳에 자금지원을 해주며 상대적으로 저리로 대출이 진행된다고 알려졌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과 관련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바젤Ⅲ도입에 따른 자본인정액 감소분 보전과 BIS비율의 관리를 위해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상증자에 대해서는 “정부의 기업투자 촉진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증자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