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웅제약이 탄탄한 일반의약품 매출과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수출 등에 힘입어 고성장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와 일반의약품(OTC)에 힘입어 사상 최대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기술반환, 임상 중단 권고 등 잇따른 악재에 제약바이오 업계가 부진한 가운데 나온 호성적이라 눈길을 끈다.

대웅제약 자회사인 한올바이오파마는 자체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 신약 중요 데이터(Topline data)를 올해 말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는 등 다양한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상위 전통 제약사로 꼽히는 대웅제약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대웅제약 2분기 실적 ‘사상 최대’ 기록

대웅제약 2분기 별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2634억원이다. 한국 시장에서 전문의약품(ETC)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 성장에 그쳤으나 OTC는 같은 기간 대비 13% 성장했다. 수출은 전년 대비 43% 늘어났다. 수출은 나보타를 포함하면 전년 동기 대비 57% 성장한 규모다. 수탁사업부 매출도 전년 대비 8% 성장하는 듯 양호한 실적에 기반을 두고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OTC 제품 중에서는 우루사, 올메텍, 올로스타, 임팩타민 등이 매출을 견인했다. 우루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났다. 이외에도 올메텍 19%, 올로스타 24%, 임팩타민 17% 등 주력 품목 매출이 늘어났다.

▲ 대웅제약 2019년 2분기 별도 기준 실적(단위 억원). 출처=DART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6% 늘어난 170억원이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웅제약은 2분기에 판매관리비에 반영된 경상개발비가 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억원 늘어났고, 국내외 소송 진행 비용이 일회성으로 38억원 반영됐다”면서 “두 가지 비용 증가 요인을 제거하면 2분기 영업이익은 220억 규모”라고 분석했다.

한올바이오파마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은 미국에서 임상 3a상이 진행 중으로 2분기부터 임상 비용이 본격 발생하고 있다. 이는 자산화 처리에 따라 연구개발(R&D)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이혜린 애널리스트는 “HL036 임상 3상 비용으로 대웅제약이 부담하는 금액은 80억원 규모”라고 말했다.

‘나보타’ 북미서 승승장구…유럽 허가도 기대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미국명 주보)는 올해 5월 15일 출시 후 첫 분기인 2분기에 230만달러(28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수출액은 153억원이다. 현지 출시일을 고려하면 실제 판매 기간은 6주다. 업계 관계자는 “주보 발매 초기 지원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 실제 판매가 이뤄질수록 매출은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주보 체험 프로그램은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가 예상한 3000개 계정을 초과한 5000개 이상이다. 설문에 따르면 신청한 환자 중 약 25%는 이전에 보툴리눔 톡신 치료를 받지 않았던 환자다. 75%는 경쟁 톡신 치료 이력이 있는 환자다.

▲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미국명 주보)'로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나보타 제품 모습. 출처=대웅제약

주보는 ‘하이-퓨어 테크놀로지’를 적용해 불순물을 줄이고 순도를 높인 보툴리눔 톡신이다. 분자크기는 900킬로달톤(900kDa)으로 ‘보톡스’와 동일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보톡스에 익숙한 의료진들이 별도로 제품 시술 교육을 받지 않아도 바로 환자에게 시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함 매력 포인트다.

에볼루스는 주보의 공급가격을 100유닛(unit) 용량의 바이알(vial) 1개당 610달러로 정했다. 앨러간의 보톡스는 동일 용량에 600달러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보는 미국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목표로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나보타 수출은 올해 463억원에서 2020년까지 83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상에서 보톡스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한 주보는 프리미엄 경쟁력에 기반을 두고 북미 보툴리눔 시장 점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캐나다 파트너사 클라리온을 통해 현지에 주보를 출시할 예정이다. 오세중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나보타는 올해 3분기 유럽에서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미국 시장 안착 및 캐나다와 유럽 출시 물량에 대한 선적으로 나보타 수출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 미래 동력,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

대웅제약은 ‘대웅 R&D위원회’를 통해 대웅제약의 신약개발 방향성과 향후 계획 등 연구 계획 전반에 대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와 공동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이 꼽힌다.

HL036은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는 염증을 유발하는 TNF-α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의약품이다. HL036은 점안제 제형으로 한올바이오파마의 단백질 치환기술 ‘레시스테인(Resistein)’이 적용됐다.

HL036은 2018년 1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국 임상 2상에서 객관 징후로 ‘안구표면손상’과 주관 증상으로 ‘안구불편감’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증강 개선은 1주일 내, 객관적인 지표는 한달 내로 빠르게 개선됐다.

▲ 한국 안구건조증 환자(단위 만명). 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 글로벌 안구건조증 시장 규모(단위 백만달러). 출처=퓨처마켓인사이트

한국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은 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처방액을 기준으로 약 1600억원이다. 2004년 97만명 규모였던 한국 안구건조증 환자는 2016년 224만명으로 급증했다.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는 2017년을 기준으로 글로벌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 규모를 30억 5600만달러(3조 2989억원)으로 분석했다. 시장 규모는 해마다 연평균 6.4%씩 성장해 2027년 60억 6100만달러(6조 532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점안제 시장만 1조 4000억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나보타 이후 HL036으로 시장성이 큰 의약품을 지속해서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돈이 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의약품을 잘 선별해 개발 및 판매하고 있다”면서 “나보타 성장에 더불어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매출 창출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