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최근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부상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나, 그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호박즙 논란으로 불거진 임블리 사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친밀함과 투명함으로 고객과 강력한 접점을 구축할 수 있으나, 순간의 방심이 어떤 파국을 몰고오는지 임블리 사태는 잘 보여주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전략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한편 다양한 플랫폼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국내는 물론 동아시아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선두주자 중 하나인 레뷰 코퍼레이션 장대규, 정연 공동대표를 만났다.

▲ 장대규, 정연 대표가 보인다. 출처=레뷰

가이드 라인, 그리고 콘텐츠 대가
레뷰 코퍼레이션은 2014년 설립된 옐로스토리가 전신이며, 국내 1세대 인플루언서인 블로거와 함께 국내 마케팅 시장을 선도한 대표 기업이다. 인스타그램 기반의 체험단 서비스 페페로,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위블과 레뷰를 차례로 출시했으며 올해 4월 IBK 및 BNW에서 기술금융 120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한 후 8월 사명을 주식회사 레뷰 코퍼레이션으로 변경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도 모두 레뷰로 통합했다.

블로그 시절부터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업계 고조 할아버지'인 레뷰 코퍼레이션이 본 현재의 시장 상황은 어떨까. 장대규 대표는 다양한 가능성과 시대의 흐름이 맞아 떨어지는 최고의 순간이 오고 있음을 강조하면서도 그에 따른 부작용을 경계했다. 임블리 사태처럼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취약한 리스크가 아직도 존재하며 이에 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봤다.

장 대표는 "1세대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이 열렸던 블로그 시절 당시 1인 미디어들이 확장을 시도하며 상업적인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면서 "2010년대 지금도 회자되는 대형 블로그의 공동구매 논란으로 사람들은 블로그 마케팅의 효과를 목도했으며, 동시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공동구매 논란은 한 대형 블로거가 공동구매를 진행하며 세금 및 제품 결함 문제가 발생했던 사건이다. 당시 논란은 대형, 즉 파워 블로거가 억대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이들이 소위 스폰서를 통해 '오염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블로거지' 논란이다.

장 대표는 한국블로그산업협회장으로 활동하며 이러한 블로거지 논란을 최소화시키려 노력했고, 그 결과 가이드 라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로그가 상업적인 매출을 올리면서 이를 숨기지 않도록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했고, 돈을 버는 만큼 투명하게 세금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를 위한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지금도 비슷한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장 대표는 "플랫폼만 블로그에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으로 변했을 뿐 지금도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빛과 그림자는 여전히 존재하고 반복된다"면서 "현재의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제대로 가동되려면 가이드 라인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연 대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는 한편, 콘텐츠에 대한 의미있는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봤다.

정 대표는 "위블 서비스 당시 인플루언서가 만드는 콘텐츠는 무료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과는 맞지 않았다. 지금이야 인플루언서의 콘텐츠가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존재하지만 위블을 가동하던 2000년대 후반에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콘텐츠 제작자, 즉 인플루언서가 안정적인 수익을 투명하게 받을 수 있다면 플랫폼 생태계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상업적인 접근을 시도하면서 이를 숨기는 등의 문제는 결국 생성된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제대로 책정되는 순간 사라진다는 논리다.

정 대표는 "최근 유튜브의 등장으로 네이버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여기에는 영상 문법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지원여부라고 본다"면서 "콘텐츠 제공자를 지원하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면 생태계는 더욱 건강해지고 튼튼해진다. 우리가 위블 당시에도 투명성을 전제로 삼아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최대한의 수익 보전을 해주려고 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가장 큰 강점이자 단점은 '팬'의 존재다. 그러나 팬의 존재는 강력한 응축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저력이자 한 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양날의 칼이며, 결국 리스크를 덜어내기 위해서는 투명한 콘텐츠 제작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현상을 끌어내려면 가이드 라인을 통한 시장의 신뢰도 확보와, 콘텐츠 제작자가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이 두 대표의 지론이다. 특히 콘텐츠 제작자가 정당한 대가를 받는다면 그들이 속한 플랫폼도 확장하고 성장한다는 것에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 레뷰 서비스가 보인다. 출처=레뷰

레뷰의 길에서 통찰력을 읽어보자
레뷰코퍼레이션은 레뷰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최근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며, 이는 다른 인플루언서 마케팅에도 상당한 교훈이 되어주고 있다.

지난 8월 사명 변경과 플랫폼 통합에 나선 배경이 궁금하다. 이에 장 대표는 "위블과 페페로, 레뷰 모두 플랫폼은 약간 달랐으나 인플루언서 시장을 겨냥한 동일한 비즈니스"라면서 "페페로와 위블을 통합, 이후 위블과 레뷰를 더해 플랫폼의 가치를 집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사람은 이름을 남기고 회사는 브랜드를 남긴다는데, 처음 레뷰로 모든 서비스를 통합하는 것에 고민도 많고 두려움도 있었다"면서도 "이미 구축된 브랜드 이미지, 나아가 글로벌 시장의 성과 및 역량 강화를 위해 전격적으로 브랜드 통합을 추구했다. 아직 초반이지만 다행히 성과는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레뷰가 지향하는 비전과 인플루언서 시장 전체가 지향해야 하는 목표점은 무엇일까. 장 대표는 "아직은 미비하지만 궁극적으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기술지향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인플루언서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이미 가지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마케팅이 벌어졌을 때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액션플랜을 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뷰의 지향점이자 모든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목표는 '디지털화'라는 것이 정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플랫폼의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설명하며 1단계는 인플루언서의 데이터를 모으는 것, 2단계는 광고 실행 후 퍼포먼스를 측정하고 분석해 광고주와 인플루언서를 연결해 큐레이션 하는 것, 3단계는 공격적인 투자유치 및 플랫폼에 대한 투자와 함께 데이터 과학자들이 좋은 데이터를 가공하고 선별해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레뷰는 2단계의 초입에 있다는 설명이다.

레뷰의 특징 중 하나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2016년 태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 5개 국가에서 레뷰가 서비스되고 있다. 장 대표는 "현지에 정착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 입지를 쌓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나아가 "우리의 핵심 역량은 기술집약적 플랫폼이라는 점이며, 이를 통해 패키지 능력을 발휘하며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두고 '기회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동남아시아는 K팝의 인기가 높고 한국 플랫폼에 대한 기본적인 인정이 존재한다"면서 "최근 중국 플랫폼이 동남아시아에 많이 진출하고 있는데 아직은 우리가 비교우위다. 그러나 자만하지 않고 동남아시아 시장에 완벽하게 뿌리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시장 정복이 끝나면 다음 타킷은 일본이며, 이후 긴 호흡으로 서구권 시장을 노린다는 각오다.

▲ 레뷰 서비스가 보인다. 출처=레뷰

두 대표 모두 특히 베트남 시장에서의 성과에 고무되어 있다. 장 대표는 "우리는 베트남에 개발팀을 구축해 현지에서 가동하고 있다"면서 "동남아시아를 이해하고, 성장하는 베트남의 경제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중국보다는 베트남"이라고 단언하며 "교육열이 엄청나고 양질의 인재가 많으며 일본 기업이 많이 진출해 기업문화도 익숙하다"고 말했다.

레뷰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장 대표는 "1세대 인플루언서인 블로거와 일을 할 때 시장이 성숙되지 않아 외로웠다. 마치 파도를 타며 서핑을 하고 싶은데 파도가 치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그러나 2010년 모바일 시대가 열리고 소셜 미디어도 발전했으며 인플루언서가 각광을 받으며 우리의 시대가 오고 있다. 지금은 경쟁자도 있고 시장이 움직이고 있는, 파도가 치는 시대다.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파도가 치는 바다에서 서핑을 제대로 하기위한 실력을 키우는 것이 단기적 목표"라면서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기업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