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파리 잡는 일을 귀찮게 생각한다면 이 기사를 읽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파리가 당신의 천적이라면, 만약 모처럼 공원으로 소풍을 나가거나 뒷마당에서 바비큐를 만들려고 할 때 파리가 당신을 귀찮게 한다면, 밤에 잠을 자려고 하는데 어떤 멍청한 파리들이 집에 들어와서 윙윙거리며 당신의 잠을 방해한다면, 로렌조 매기오레는 당신의 수호 성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매기오레는 '버그어솔트'(Bug-A-Salt)를 만든 예술적 기인이다. CNBC가 ‘기발한 성공’(Strange Succes)에서 매기오레와 그의 작품 ‘버그어솔트’를 보도했다.

'버그어솔트'가 뭐냐고? 테이블 소금을 실탄으로 사용해 벌레를 쏘거나 죽이는, 특히 파리 잡는 데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는 40달러짜리 총이다. CNBC가 이 총의 실탄으로 사용하는 소금은 식품에 달라붙은 파리를 잡는데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파리채처럼 벌레를 산산조각으로 으깨지도 않는다. 이 총의 가장 아름다운 특징 중 하나가 파리의 몸을 손상시키지 않고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버그어솔트는 파리나 벌레를 죽이지 않고 기절만 시키기 때문에 테이블에서 기절한 파리를 집어내 처리할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57세의 매기오레는 "나는 어릴 때부터 파리를 유별나게 싫어했다."고 말한다.

"파리 녀석들은 내 장난감 자동차나, 동물 대변, 심지어 부엌 음식에까지 어디든 날아와 앉습니다. 정말 귀찮은 녀석들이지요.”  

지난해 버그어솔트는 100만개가 팔렸다.

▲ '버그어솔트'는 파리잡는 데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는 40달러짜리 파리 잡는 총이다.       출처= Odittymall

로렌조 매기오레는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았다. 옥스나드(Oxnard)에서 3년 동안 서핑만 하며 보냈다. 그러다가 부모님의 성화 때문에 직업학교에 들어가 도배 일을 배웠다. 그는 그 일을 좋아했다. 그는 벽지를 무늬에 맞춰 도배하는 것을 좋아했고 덕분에 자영업자가 될 수 있었다. 수십 년 도배업을 하다가 그의 여동생이 한 미술 수업에 등록해 준 이후 예술가가 되었고, 사람들이 자신의 특이한 작품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그는 항상 파리 잡는 총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재미있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는 이미 1990년대에 파리 잡는 총을 만들어 팔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는 당시의 제품이 ‘정말 조잡했다’고 말했다. 그 후 2009년에 매기오레의 여동생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슬픔에 잠겨 자신의 아이디어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시도해 보기로 결심했다.

"내 동생은 내 뜻을 믿어준 열렬한 팬이자 지지자였지요. 그 때 하늘을 보고 '좋아, 한 번만 더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매기오레는 자신의 신용카드에서 최대한 돈을 인출해, 중국으로 가서 견본 장난감 제조업체와 함께 두 달을 보냈다. 그는 결국 도배 사업에서 번 돈 7만 달러와 친지를 통해 알게 된 앤젤투자자로부터 투자 받은 3만 달러까지 다 투입한 끝에 마침내 시제품을 완성했다.

"호텔에 앉아서 그동안 한 일을 생각해 보았지요. 무조건 물건은 만들었지만, 팔 곳이 없었습니다. 아무런 계획도 없었지요.”

한 친구가 매기오레에게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킥스타터(Kickstarter,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개인이나 기업이 상품 아이디어, 모금 목표액, 개발 완료 예정 시점 등을 사이트에 올려놓으면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킥스타터 회원이 후원자로 나서는 시스템)에 동영상을 만들어 올려보라고 제안했다. 그는 킥스타터가 뭐하는 곳이냐고 물었다.

2012년에 그는 여러 슬로 모숀 액션 샷으로 버그어솔트의 효과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짧은 영상을 만들었다. 하지만 킥스타터는 그것을 거절했다. 매기오레는 그 이유를 확신하지 못했지만, 아마도 킥스타터가 자신이 진지하지 않고 장난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친구한테 전화를 했지요. 그랬더니 그럼 ‘이번에는 인디고고(Indiegogo, 킥스타터와 유사한 크라우드 펀딩 웹사이트)에 한번 해보자’고 하더군요."

인디고고는 동영상을 올리는데 동의했고 2주 후에 버즈피드(BuzzFeed, 사용자가 올리는 뉴스. 버즈피드와 제휴한 매체의 기사가 주요 콘텐츠로 정리되어 노출됨)가 이 동영상의 존재를 알게 됐다. 주문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매기오레는 중국에서 수입될 버그어솔트 한 컨테이너(7000개)에 대한 비용 1만 5천 달러(1800만원)를 모금할 생각이었다.

"끔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57만 5000 달러(7억원)나 들어왔으니까요."

그가 처음 올린 동영상 조회수는 350만이 넘었다.

▲ '버그어솔트'의 실탄인 소금은 식품에 달라붙은 파리를 잡는데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벌레를 산산조각으로 으깨지도 않는다.    출처= Reddit

그러나 매기오레는 자신의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이 큰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돈이 국제적으로 조달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가 물건을 보낼 수 없는 나라들로부터도 돈이 들어와서 그 돈을 모두 돌려줘야 했다. 모금된 돈의 10%에서 12%를 차지했다.

마침내, 그가 10대 때부터 꾸었던 꿈인 버그어솔트가 실현되었다. 지난 7년 동안, 매기오레는 계속해서 제품을 업그레이드했고 더 재미있는 비디오를 올렸으며 매출도 증가해 2018년에는 2700만 달러(32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매기오레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이 파리 총을 판매 전략으로 구입했다가 그것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 총에 중독된다고 말한다.

"그들은 '우리는 이제 더 쏠 파리가 없어서 파리가 들어오라고 일부러 문과 창문을 다 열어 둔다'고 말합니다.”

매기오레의 회사는 현재 캘리포니아 베니스에 본사를 두고 약 2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혼자 일하는데 익숙했던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솔직하고 근면한 사람들을 구하는 일이 정말 어렵더군요. 나 혼자 일할 때는 혼자 시작하고 끝내는 자유로운 생활이었지만, 이제 생각할 게 900만 가지나 되더군요.”

결국 그는 무거운 짐을 들어줄 대표를 영입했다.

그동안 그는 특허에 8만 달러를 썼고, 생산은 계속 중국에서 한다. 미국에서 생산하려면 5배 정도 비용이 더 들 것이다. 중국 공장이 버그어솔트 3.0 버전을 생산할 때 불량률이 10% 이상이나 나왔다. 그는 출시 2, 3주도 안돼 생산라인을 즉시 폐쇄하고 시스템을 점검해 문제를 해결했다.

매기오레의 회사는 이제 수백만 달러(수 십억원)의 가치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는 백만장자처럼 옷을 입거나 행동하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예술적 안목을 가진 서퍼지만, 엉뚱한 생각도 확고한 믿음만 있으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기업가다.

"비록 가능성은 적을지라도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일은 정말 훌륭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