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지난달 28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려 후순위채를 기존 계획보다 1000억원 증액 발행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다.

올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은 이달 자본확충까지 더해 넉달새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채권을 발행해 넉넉한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수요예측 공모 희망금리 밴드를 민간신용평가 4사에서 최종적으로 제공하는 7년만기 국고채권 수익률 산술평균에 0.35%포인트~0.85% 포인트(3-2회: 0.50%포인트~ 1.00%포인트) 가산한 이자율로 산정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바젤Ⅲ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본비율 개선을 위해 지난달 3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계획했는데, 수요예측 과정에서 총 48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으면서 발행규모가 증액됐다. 우리금융지주의 3-1회, 3-2회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은 각각 2.4대1, 1.8대 1에 달할 정도로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높았다. 후순위채는 발행은 신종자본증권과 함께 보완자본으로 인정돼 자본확충 효과가 있어 은행의 자본건전성에 해당하는 BIS비율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우리금융의 BIS 보통주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은 각각 8.35%, 9.29%이며, 총자본비율은 11.10% 수준이다. 후순위채의 공동대표 주관사를 맡은 교보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위험가중자산 증감이나 당기순이익 변동을 감안하지 않고 자본비율이 약 0.1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향후 자회사에 대한 출자금액이 증가할 경우 자본비율이 변동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난달 우리금융지주는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의 자회사 편입을 위한 지분 인수작업을 마무리했고 이달에는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3일 우리금융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우리카드 지분 100%를 우리은행으로부터 넘겨 받는 주식교환계획을 승인한다. 우리금융은 두회사의 지분을 모두 인수해 금융지주 체제를 갖추고 중·장기적으로 보험사와 증권사를 인수해 사업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자본확충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최근 빠른속도로 채권을 발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6월 3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때 모집물량의 2배를 넘는 670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려 2.28%의 금리로 발행을 완료했고, 지난달에는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3.49%의 금리로 발행 완료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영구채 성격으로 만기가 없지만 우리금융은 5년이 경과된 2024년부터 중도상환을 할수 있다는 조항을 걸었다. 이번 3-1회, 3-2회 후순위채 만기는 각각 8년, 10년이며 중도상환은 옵션으로 달지 않았다.

후순위채 공동주관사는 우리금융의 이번 후순위채 발행에 앞서 △은행 자회사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 판매에 따른 위험 △카드업 자회사의 수익성 저하 전망 등을 투자위험으로 꼽았다.

특히 공동주관사인 교보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독일 연계 파생상품이 원금 손실구간에 접어든 것과 관련해 “해당상품의 최종 손실 규모는 만기시 기초자산으로 사용된 금리수준에 따라 결정돼 현 시점에서는 손실규모를 확정하기 어렵다”면서 “향후 일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분쟁조정 신청 및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며 채권 투자에 앞서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한편 이번주 우리금융에 이어 LPG공급업체인 E1과 SK증권이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E1과 SK증권은 각각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E1은 회사채 차환을 위해 자금조달을 진행중이며 SK증권은 단기차입금의 일부를 중장기 차입금으로 대체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했다.

SK증권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 두었으며 증액될 경우 전액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단기차입금을 상환해 차입구조를 장기로 전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사모채 시장에서는 호텔신라가 1.32%의 금리로 500억원의 자금조달을 마쳤다.

호텔신라는 올해 4월 공모채 시장에서 2500억원의 자금조달을 완료한 이후 추가 500억원을 조달해 올해만 3000억원을 외부에서 차입한 상황이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공모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올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이번 회사채(사모)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500억원은 하반기 면세상품 구매 대금 등 운영 자금에 사용될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