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 국내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출처=imagetoday.jpg

[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올해 5월 제72차 WHO 총회에서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재시킨 가운데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국내 도입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거나 도입관련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일 주요국가별 게임관련 정책과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에 따른 국내외 반응을 분석한 보고서 ‘주요국가별 게임정책 및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에 대한 논의 비교’를 발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게임과몰입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켜 예방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가 국내에 도입될 경우 고부가가치 산업인 게임산업의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과거 셧다운제의 시행 이후 시장 규모 감소, 수출 둔화 등이 나타난 바 있어, 향후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가 국내에 도입될 경우 게임산업 위축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 글로벌 게임시장 규모-성장률과 글로벌 게임시장 플랫폼별 비중 추이. 출처=현대경제연구원, 뉴주(NEWZOO).PNG

성장하는 게임산업...모바일 시장 중심으로 ‘쑥’

게임시장 조사업체 뉴주(Newzoo)는 올해 글로벌 게임시장 규모가 전년대비 9.6% 성장한 1521억 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모든 플랫폼별 게임시장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특히 모바일 게임시장 규모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게임시장도 마찬가지로, 최근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뚜렷하다. 게임소프트웨어 출판 부문의 부가가치유발계수는 2015년 기준 0.897로 제조업(0.642)의 약 1.4배로 나타났다.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10%대 성장률을 보이다 2013년 마이너스 성장률(-0.3%)을 보이며 성장세가 둔화됐으나 2017년에는 게임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3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국내 게임산업 종사자수 또한 2017년 약 8.2만명으로 소폭 반등했다. 국내 게임산업의 수출 규모는 중화권 지역의 수출이 크게 늘어 2017년 80.7%로 크게 증가했으며,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6.2%를 차지하며 4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게임시장에서는 미국, 중국, 일본이 3대 게임시장으로 나타났으며, GDP 대비 게임시장 매출액 비중은 한국, 일본, 중국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미국의 게임시장의 매출은 2019년 기준 369억 달러로 전년 대비 큰 성장세(21%)를 보이며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중국은 신규 게임 판호 문제로 전년대비 약 14억 감소한 365억 달러로 2위로 하락했다. 국가별 명목 GDP 대비 게임시장 매출액 비중은 한국(0.38%), 일본(0.38%), 중국(0.27%)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 국내 게임시장 규모 및 전망과 국내 게임산업 종사자수. 출처=현대경제연구원, 한국콘텐츠진흥원.PNG

게임 육성 적극적인 유럽...반면 中‧韓 게임 규제多

게임 규제책과 진흥책은 국가별로 상이한 양상을 보인다. 중국과 한국은 게임에 대한 규제가 다양한 편이며, 독일, 영국 등 유럽은 적극적인 진흥책을 펼치고 있다. 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에 대해서는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국내 도입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거나 도입관련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게임에 대한 정부 자체의 규제를 시행하지 않고 기업이나 가정의 자율규제에 맡기고 있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 도입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영역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와 게임업계가 게임 관련 규제를 마련하고 있으나, 다양한 진흥책도 실시하고 있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 도입에 대해서 중국 국민건강위원회는 2019년 7월 15일 전문가 집단을 조직해 합의문을 발표하며 도입 찬성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청소년 게임과몰입이 사회적으로 이슈됨에 따라 게임업체의 자발적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일본은 쿨재팬 전략으로 일본 미디어 콘텐츠의 해외 전개와 지원을 해오고 있다. 한편, 일본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 도입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며 중립적인 입장을 보인다.

▲ 독일과 영국 주요 게임산업 진흥책. 출처=독일 경제기술부, 영국 영화협회, 현대경제연구원.PNG

독일과 영국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게임산업진흥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 도입에 대한 입장은 보이지 않고 있다. 독일 정부는 다양한 게임 육성 프로그램, 지원정책 등을 마련했다. 영국 또한 정부가 창조산업정책으로 게임산업에 대해서 지원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12년 청소년의 게임 접속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게임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게임규제 완화 및 게임진흥책을 수립 중이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에 대해서는 국내 도입을 두고 찬반 의견이 존재하는 가운데, 7월 국무조정실 중심의 민관협의체가 구성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 도입에 대한 찬반의견이 분분한 만큼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며, 게임과몰입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