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암세포. 출처=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인류는 언제쯤 암 정복에 성공할 수 있을까. 현대 의학의 놀라운 발전에도 불구하고 암은 여전히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군림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통계 작성 이래 35년째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갈수록 암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사회·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암을 극복하기 위해 쓰이는 치료비용은 물론 경제활동에서 낙오되면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이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생존율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개인 맞춤형 치료법인 면역항암제의 등장으로 암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사멸시키는 방식인 1, 2세대 항암제를 뛰어넘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암 정복에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다.

암 사망으로 연간 944억 달러 손실

암 사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못한 채 암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암학회에 따르면 2015년 미국 내 사망원인 2위인 암으로 인해 약 944억 달러(약 113조7천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해당 기간 암 사망자는 약 50만 명으로 조사됐다. 계산상 암 사망자 1명당 19만1900달러(약 2억 3000만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올해 미국에서 60만 명 이상의 암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경제적 손실은 2015년보다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 2015년 미국 내 암 사망으로 인해 약 944억 달러(약 113조7천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 출처=미국암학회

암 종류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폐암이 213억 달러(22.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미국 내 흡연율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흡연율이 높은 40세 이상에서 폐암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는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폐암으로 숨질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폐암에 이어 이어 대장암(94억 달러), 유방암(62억 달러), 췌장암(61억 달러) 순으로 경제적 손실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암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방법은 암을 조기에 발견해 완치율을 높이거나 사전에 철저한 건강관리를 통해 암을 예방하는 것뿐이다. 암 환자들이 암을 극복하고 사회에 복귀해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면 경제적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면역항암제, 암 치료의 미래될까

아이러니하게도 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제약사들의 주머니는 두둑해지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항암제의 점유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사회가 점차 고령화로 접어들면서 암 환자 발생 빈도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전 세계 항암제 시장은 2024년까지 2330억 달러 규모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1040억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 전 세계 치료영역별 치료제 판매현황. 출처=이벨류에이트파마

아울러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의 등장으로 암 치료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인체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암 세포를 사멸하도록 유도하는 치료제다. 기존 1, 2세대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광범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암을 치료해 유명해진 다국적제약사 MSD의 '키트루다'가 대표적인 면역관문억제제로 꼽힌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인 아이큐비아는 전 세계 면역항암제 시장 규모가 2013년 8억8300만 달러에서 2018년 193억2600만 달러로 5년 새 22배 이상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면역항암제는 2011년 미국 FDA 판매허가를 받은 면역관문억제제인 여보이(이필리무맙)를 시작으로 개발이 본격화됐다. 이 시장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로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고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인해 성공 여부도 불확실하다. 하지만 유전공학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항암제로 새롭게 진화하며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암 정복을 위한 인류의 노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