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우승을 차지한 SK텔레콤 T1. 출처=라이엇게임즈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2019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시즌 와일드카드부터 시작한 SK텔레콤 T1(이하 SKT)의 승리의 질주는 결승전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2019 LCK 서머 왕좌까지 차지한 것이다.

SKT는 31일 서울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9 LCK 서머 결승전에서 정규 리그 1위로 올라온 그리핀을 세트 스코어 3대 1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SKT는 팀 통산 8회 LCK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LCK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강력한 우승 후보를 배출하기 때문에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리그 중 하나다. 특히 이번 LCK 우승을 차지한 SKT는 국제 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둬 수많은 해외 팬을 거느리고 있다. 결승 현장에서도 SKT를 응원하는 팬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10대 0 퍼펙트”…SKT, 클리드 대활약으로 첫 세트 선취

SKT가 LCK 서머 결승전 첫 번째 세트에서 정글러 ‘클리드’ 김태민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킬 스코어 10대 0 퍼펙트 승리를 거뒀다. 관심을 모은 그리핀 정글러 ‘타잔’ 이승용 선수와의 대결도 클리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SKT는 초반부터 그리핀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 클리드의 완벽한 합작품으로 그리핀의 미드 라이너 ‘쵸비’ 정지훈 선수를 연속 제거에 성공했다. SKT는 근소한 우위를 드래곤과 협곡의 전령 등 대형 오브젝트 확보로 연결하고, 탑 라인과 미드라인으로 이어지는 상위 라인에 공세의 초점을 맞췄다.

▲ SK텔레콤 T1 '클리드' 김태민 선수. 사진=황대영 기자

대형 오브젝트 상황도 SKT에 유리하게 흘렀다. SKT는 연속적인 화염 드래곤 공략 성공에 이어, 바다 드래곤, 바람 드래곤까지 모두 가져갔다. 글로벌 골드 격차는 5000 수준으로 아주 큰 편은 아니었지만, 오브젝트 격차는 SKT가 압도적으로 앞서 나갔다.

33분 벌어진 대규모 교전에서 양팀의 희비는 엇갈렸다. 33분 내셔 남작 앞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SKT는 쵸비를 제외한 모든 그리핀 선수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고, 곧바로 내셔 남작 공략이 아닌 그리핀의 본진 공략에 나섰다. 이는 전략적인 승리로 다가왔다.

혼자 남은 그리핀의 쵸비는 SKT의 진격을 막지 못했다. SKT는 숫적 우위를 앞세워 쵸비를 제압하고 본진을 파괴했다. SKT는 1세트 킬 스코어 10대 0으로 단 한번도 실수를 허용하지 않고 완벽하게 제압했다.

SKT, 젠틀한 그리핀 난폭하게 제압…2세트 연속 승리

2세트는 SKT가 물을 만난 고기처럼 날뛰면서 그리핀을 제압했다. 2세트 내리 연속 승리를 거둔 SKT는 LCK 서머 우승컵에 한 발 더 다가갔다.

SKT는 2세트 경기 초반 탑 라인에서 ‘칸’ 김동하 선수와 클리드에 이어 페이커까지 협공을 펼쳤지만, 그리핀의 ‘도란’ 최현준 선수를 잡아내지 못했다. 이는 손실로 이어졌다. SKT는 그리핀에게 대지 드래곤을 바칠 수밖에 없었다. 또 글로벌 획득 골드는 미드라인에서 손실을 입어 SKT에게 불리한 지표를 가리켰다.

▲ SK텔레콤 T1 '페이커' 이상혁 선수. 사진=황대영 기자

하지만 SKT는 경기 시작 11분, 클리드의 도움으로 탑 라인에서 그리핀의 도란을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도란을 잡아낸 SKT는 이어진 대지 드래곤을 불로소득으로 올렸다. 이어 바람 드래곤 공략에 성공한 SKT는 다시 그리핀의 도란을 제거하고 격차를 조금씩 벌이기 시작했다.

과정에서 그리핀의 반격도 있었다. 그리핀은 협곡의 전령을 가져가며 SKT보다 타워 철거에 앞섰다. 이는 글로벌 획득 골드 격차를 최대한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 그리핀은 드래곤 역시 SKT와 박자를 맞춰가며 주고 받는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26분까지 팽팽하게 맞선 양 팀의 승부는 SKT가 그리핀의 ‘바이퍼’ 박도현 선수를 잡아내면서 기울기 시작했다. SKT는 바이퍼를 제거하자마자 곧바로 내셔 남작 공략까지 이어냈다. 내셔 남작 버프를 바탕으로 모든 라인에서 압박을 시작해 2차 타워까지 모두 파괴했다.

SKT는 그리핀의 내셔 남작 공략 승부수를 ‘에포트’ 이상호 선수가 스틸하는 데 성공하면서 확정지었다. 칸이 그리핀의 본진으로 쇄도하는 와중에 내셔 남작 버프까지 얻으면서 가속도를 얻었다. SKT는 킬 스코어 8대 2로 2세트까지 최종 승리를 거뒀다.

3세트, 칸의 허점을 노린 역습에 무너진 SKT

2연승을 거둔 SKT는 그리핀에게 허점을 찔렸다. 탑 라이너 칸에 집중된 그리핀의 공세를 막지 못한 것이다.

SKT는 3세트 경기 초반부터 끝까지 그리핀의 강공에 말려들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시작된 그리핀의 공격에 SKT는 탑 라인을 시작으로 점점 무너지기 시작했다. 초반부터 벌어진 난타전에서 SKT는 킬 스코어 2대 3으로 뒤쳐졌다. 전반적인 라인 운영으로 경기를 풀어보려고 했지만, 그리핀이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 그리핀 정글러 '타잔' 이승용 선수. 사진=황대영 기자

승부의 중요한 척도가 되는 대형 오브젝트도 모두 그리핀의 승리를 가리키고 있었다. 지속된 죽음으로 성장이 느렸던 칸은 그리핀의 계속된 집중 공격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하나의 라인이 붕괴 수준에 이른 SKT는 드래곤과 내셔 남작 등 대형 오브젝트를 그리핀에게 빼앗겼다.

SKT는 내셔 남작 앞에서 벌어진 대규모 교전에서 오브젝트를 내어주더라도 플레이어들을 제거하려는 전략을 펼쳤다. 그리핀의 도란과 타잔을 제거한 SKT는 중요한 ‘쵸비’ 정지훈 선수를 잡지 못했다. 내셔 남작 버프를 토대로 그리핀의 라인 운영에 글로벌 획득 골드 격차는 7000 이상 벌어졌다.

후반으로 치닫는 31분 경, 그리핀이 미드 라인에서 열은 한타에서 SKT는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패했다. 이어 본진으로 몰려오는 그리핀의 공세를 막지 못하고 3세트를 내어줬다.

“리헨즈만 포커스”…SKT, 3세트 패배 전략 그대로 설욕

SKT가 3세트 그리핀 전략을 그대로 4세트에 되돌려줬다. 전 경기에서 탑 라이너 칸에게 맞춰진 포커스를 SKT는 바텀 라인 그리핀의 ‘리헨즈’ 손시우 선수에게 맞췄다.

SKT는 클리드의 빠른 이동으로 탑 라인에서 칸과 함께 도란을 제거했다. 이때 그리핀의 타잔이 근처로 다가왔지만, 이미 칸에게 킬 포인트가 들어갔다. 탑 라인을 보다 편하게 펼칠 수 있게 만든 SKT는 공세의 초점을 바텀 라인 리헨즈에 맞췄다.

▲ SK텔레콤 T1 '에포트' 이상호 선수. 사진=황대영 기자

리헨즈가 선택한 볼리베어는 소환사 주문이 없는 한 속절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SKT는 리헨즈를 지속적으로 손실을 입혀 숫적 우위를 토대로 대형 오브젝트와 같은 이익을 취해나갔다. 또다시 SKT에게 제거된 리헨즈는 심적으로 압박됐고, SKT는 경기 14분에 진행된 대규모 교전에서 바이퍼를 제외한 그리핀의 모든 선수를 제거했다.

또다시 이어진 대규모 교전에서 SKT는 에포트만 잃고 리헨즈, 타잔, 도란을 제거하는 대승을 거뒀다. 화염 드래곤까지 확보한 SKT는 경기 17분 만에 킬 스코어 10대 2로 격차를 벌였다. 미드 2차 타워까지 강하게 밀어낸 SKT는 대규모 교전에서 대승을 거뒀고, 곧바로 내셔 남작까지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SKT는 내셔 남작 버프를 활용한 라인 운영보다 화염 드래곤 공략에 나섰다. 3번째 화염 드래곤까지 확보한 SKT는 내셔 남작 버프와 압도적인 격차를 바탕으로 그리핀의 모든 라인 억제기까지 파괴했다. 또 마지막 그리핀의 반격에도 바로 대응해 경기 28분 만에 킬 스코어 21대 4로 승리했다. SKT는 세트 스코어 3대 1로 2019 LCK 서머 왕좌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