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임관호 기자]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예상과 달리 전일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와 S&P는 강보합으로, 나스닥은 약보합으로 시장을 마쳤다. 중국 상무부의 미중 무역전쟁 화해제스처와 트럼프의 레벨이 다른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기대섞인 발언으로 시장은 또 한번 들뜰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시장은 하루만에 다시 정신을 차린 것일까. 

중국과 미국은 9월 1일 각각 추가관세 부과를 정식으로 관보에 게재하면서 사실상 언제든지 방아쇠를 당길수 있음을 상대방에게 서로 경고했다. 미국은 진작에 무역대표부 홈피 게재를 통해 대외적으로 압박했고, 중국 상무부는 30일(현지시간) 관세세칙위원회 관보를 통해 맞대응할수 있음을 경고했다. 중국 상무부 가오평 대변인이 전일 브리핑를 통해 밝혔던 충분한 대응책 중에 하나를 일단은 그대로 진행시킨 것이다.

트럼프의 미중간에 레벨이 다른 협상을 하고 있고 워싱턴 협상이 곧 진행될 것이라는 발언과 달리 다른 한편으로 연방 검찰이 화웨이의 또 다른 기술 탈취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또 백악관이 한때 부인했던 급여세 인하 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관세로 늘어난 부담만큼 세금으로 해소시켜주는 방안을 백악관이 검토하고 있다는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무역전쟁 장기화를 역시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도 중국기업의 대미 기술 의존도를 정부가 직접 나서서 조사를 하고 있고 급격한 위안화 절하 발생시 외화유출을 막기 위해 은행의 해외송금과 외화매각을 금지하는 규제를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투자업체의 해외증권 발행도 금지시킬 것을 검토하고 있다. 9월 1일이후의 더 악화될 무역전쟁을 대비하는 포석이다. 물론 중국은 한편으로는 관세부과에 대한 자국 수출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2주째 위안화 고시환율을 포치(破七)를 유지하며 절하폭을 키우는 것도 하루도 빠짐없이 챙기고 있다. 

미국과 중국 모두 9월 1일 양국의 추가관세 부과를 불과 이틀 남겨놓고 'OK목장 결투'의 긴장감이 팽팽하다. 결투전에 극적 타결을 할 것인지 아니면 결국 방아쇠를 당길 것인지 시간이 많지 않다.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일단은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를 다수의견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미국과 중국의 연막성 발언에 대해 거리를 두고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뉴욕증시가 미중 협상 재개 분위기에도 전일 1%대 중반 상승한 것은 이를 입증한다. 그리고 이날의 혼조가 이를 확실시 해준다. 일단 주말을 넘겨 월요일날 9월 1일 관세 부과에 대한 결과가 가시화 된다. 한국 시간으로 2일 오전이면 판가름 날 것이다. 

이날도 뉴욕금융시장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은 지속됐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은 엇갈리며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고민을 더 키웠다. 7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6%(계절조정치) 증가, 지난 4월 0.7% 증가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시장 전문가 예상치 0.5%도 넘어섰다. 미국 소비는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소비자 물가와 소비자 신뢰지수 모두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7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2%, 전년보다 1.6% 상승하며 여전히 2%를 훨씬 못미쳤다. 7월 개인소득(세후 기준)도 전월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쳐 시장 전망 0.3% 증가를 하회했다. 소득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을 경고했다.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도 는 89.8로 2016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보이며 무역전쟁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을 보여줬다.

9월 미국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금리인하 기대로 시장이 또 선회할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시간 2일의 결과가 시장의 향후 방향성을 결정짓게 된다. 지금까지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장기화에 베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