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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사는 법] K-김치, 미국 유통 한계 넘을까?CJ제일제당 ‘KCON’ vs 풀무원 ‘월마트’ 입점 vs 대상 현지공장 설립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국내 식품업계가 포장 김치를 앞세워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류 열풍과 함께 K-푸드가 주목을 받자 적극적으로 미국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기존 김치는 한인마트 정도에만 들어가 있어 유통 면에서 한계가 존재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과거와 달리 현지 대형 유통망을 확보하고 현지에 공장까지 세우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 CJ제일제당 케이콘뉴욕 비비고부스. 출처=CJ제일제당

K-김치, 맛도 영양도 살린다
늘어나는 K-푸드의 인기는 올해 미국 LA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한류 페스티벌인 ‘KCON(케이콘)’에서 입증됐다. CJ ENM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2012년부터 8년째 각종 한류 콘텐츠와 한국 문화 및 상품을 세계에 알리는 대표적인 이벤트이다. 미국에선 LA와 뉴욕 두 도시에서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 KCON LA는 10만 3000여명의 관람객을 유치했다. 이는 2012년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처음 열렸던 KCON 참관객 1만명의 10배로 미국 내 KCON 행사 중 최대 규모였다. 

K-푸드 중 김치의 수출액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9745만 달러로 2017년 8139만 달러보다 약 1600만 달러 증가했다. 해외 김치 수출액 비중은 일본이 가장 높다. 일본 수출액은 지난해 5610만 달러로, 미국 수출은 896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834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래 김치는 특유의 향과 맛으로 글로벌 음식이 되기 힘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국내 김치는 주로 소수의 한인이나 히스패닉계 마트를 통해 유통되고 있었다. 소비층의 상당수는 화교나 아시아 출신으로 한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비층의 좁은 범위에서 유통됐다. 그러나 한국산 식품의 인지도 상승으로 인해 소득 수준이 높은 화교와 히스패닉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최근에는 한국을 찾는 관광객은 물론 해외에서도 김치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기업, 현지 유통한계 뚫었다
풀무원은 유통망 확보에 가장 힘쓰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 7월 김치로 미국 월마트(Walmart)와 미국 동부 유통강자 퍼블릭스(Publix) 전 매장에 입점했다. 이는 국내 김치제조사 중 최초로, 월마트 3900개 매장과 퍼블릭스 1100개 매장 등 미국 내 총 5000개 매장에 김치를 공급해 현지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풀무원은 지난 5월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내 글로벌김치공장 준공식을 갖고 글로벌 김치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김치공장은 풀무원 김치 수출의 전초기지로 IoT(사물인터넷) 등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팩토리’로, 기존 김치공장과 차별화해 재료 입고부터 포장,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했다.

   
▲ 풀무원 글로벌김치공장에서 김치를 만들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 출처=풀무원

그동안 하청업체를 통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김치를 생산하고 판매해 왔지만, 이번 공장 설립으로 연간 1만톤의 김치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절임부터 포장까지 전 제조과정에 IoT센서와 IP카메라를 설치해 온도, 습도, 염도 및 제조 현장을 실시간 모니터링 된다. 또한 RFID기술로 재고관리까지 실시간으로 하여 미국, 중국, 일본 등 각 수출국의 배송 시간을 고려한 최고의 숙성도로 김치를 출고할 수 있다.

이처럼 미국 1위 유통사인 월마트 전 매장에 입점한다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다. 미국 현지시장은 집인 장벽 자체가 높기 때문이다. 대상은 현지에 김치공장을 세우지만, 풀무원은 국내에서 생산한 김치를 유통시키는 방식이다. 젓갈을 줄이는 등 미국인 입맛에 맞는 현지화가 월마트 입점 성공 비결로 꼽힌다.

   
▲ 월마트에 유통되는 풀무원 김치. 출처=풀무원

풀무원은 미국 현지에서 김치를 생산하는 대신 국내 글로벌 김치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이다. 발효식품인 김치는 온도와 숙성도 관리가 어려워 수출보다 기업 입장에서는 현지 생산이 편리하다. 그러나 풀무원은 김치는 대표 한식이자 발효식품이므로 국내 생산에 의미를 뒀다.

이준화 풀무원식품 CM(Category Manager)은 “김치가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된 후 미국인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면서 “김치를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과 같은 건강식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생겨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미국 내 아시안 식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고 BTS 등 한류 열풍은 미국 밀레니얼 세대까지 한식에 대한 경계심을 낮춰주고 있다”면서 “미국 비건식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빠른 시간 안에 풀무원 김치를 미국 넘버원 제품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상은 김치를 수출하는 대신 미국 현지에 김치 공장을 설립한다. 현지 맞춤형 김치를 생산해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대형 식품 기업 중 미국에 김치 공장을 세우는 것은 업계에서 처음이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에 김치 공장을 두고, 미국 시장엔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 대상 종가집 김치의 포장 김치. 출처=대상

미국 공장 설립 지역에 대한 아직 명확하게 나온 사실은 없지만 올해 안에 지역을 정하고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대상의 현지 김치 공장의 설립은 김치가 K-푸드로 성공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현지 공장을 통해 유통망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상은 지난 2013년 미국 코스트코에 처음 입점해 미국 전역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까지 미국 내 공장 부지를 확정하고 내년부터 생산 시설을 운영하면 미국시장 진출은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도 미국 시장에서 여전히 김치 알리기에 적극적이다. 유통망 확보나 현지공장 설립 등 다른 기업과는 다른 방법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바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통한 KCON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 ‘KCON 2019 뉴욕’에 참가해 ‘테이스트 비비고’ 부스를 운영했다.

행사에서는 ‘김치 비비콘’과 ‘불고기 비비콘’ 총 500인분을 준비해 행사장을 찾은 미국인에게 소개했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김치 비비콘은 초반에 수량이 모두 소진될 만큼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만두 시장을 25년간 석권한 ‘링링’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비비고 만두 성공도 비비고 김치 판로 개척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월마트, 샘스클럽 등 대형마트를 포함한 2만여개 유통망에 입점한 냉동식품 전문업체인 미국 ‘카히키’와 독일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하고, 올해 초에 ‘쉬완스’까지 인수하면서 판매망 확보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업체들이 성장이 정체된 국내 시장을 대신에 성장성이 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이번이야 말로 판로 확장과 현지 연구개발로 김치 종주국 이름을 되찾을 기회”라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  nature@econovill.com  |  승인 2019.09.01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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