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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 인사이드] 호텔델루나와 대한민국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장만월(이지은 분), 구찬성(여진구 분)이 등장하는 tvN 주말드라마 ‘호텔델루나’가 연일 주말 케이블 시청률 톱을 찍으며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다. 호러와 로맨스를 버무린 이 드라마는 현실에 와닿지 않는 소재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한편으로는 이 드라마가 현재의 대한민국을 투영하는 느낌을 쉽게 떨칠 수가 없다.

드라마 호텔델루나는 장만월이 오해로 빚어진 참상 속에서 수천 년간 망자를 위한 객잔(호텔)을 운영하며 안정을 찾아가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과거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잃은 장만월은 다시 찾아올 그들을 위해 한없이 기다린다. 괴팍한 사장 장만월과 새롭게 부임한 지배인 구찬성의 희로애락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그들과 동화되고 있다.

   
▲ 호텔델루나의 한 장면. 출처=갈무리

주인공인 장만월과 구찬성을 제외하면 호텔델루나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배역이 바로 마고신(서이숙 분)이다. 스토리 전개의 키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극 중 마고신은 온화한 현자의 모습부터 사랑을 잇는 모습, 부를 가져다주는 모습, 원칙만 중요시하는 엄격한 모습까지 같은 얼굴로 12자매로 등장해 차림을 자세히 살피지 못하면 보는 이까지 혼동케 한다.

12자매로 이루어진 마고신 중 ‘엄격한 마고신’은 한을 가진 망자를 소멸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 구찬성이 가장 두려워했다. 구찬성은 이 마고신이 예지몽에서 달콤한 러브 스토리를 그려가는 장만월을 소멸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감정이 더욱 심화됐다. 또 한을 풀어주려고 한 망자를 원칙에 입각해 소멸시킨 것도 바로 이 마고신이다.

하지만 마고신은 혼절한 구찬성에게 장만월을 사랑하도록 씨앗을 심었다. 또 장만월의 상태를 나타내는 월령수에 꽃이 처음으로 피고 다시 질 무렵 하나의 꽃을 구찬성 가슴에 심은 것도 바로 마고신이다. 물론 그 마고신은 엄격한 마고신이 아닌 다른 자매다. 그로부터 호텔델루나의 복선이 드러나고 스토리가 계속 이어진다.

그런 마고신을 보면 마치 대한민국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는 주인공들에게 또 다른 시련을 안겨주는 엄격한 마고신이다. 이 마고신에 대한민국을 대입하면 더욱 현실감이 살아난다.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주인공인 재계 리더들에게 엄격한 마고신은 원칙만을 강조하며 시련을 안겨준다. 공교롭게도 엄격한 마고신과 법관의 복장은 닮은 꼴이 아닌가.

만약 호텔델루나에 마고신이 12자매가 아닌 엄격한 마고신만 등장했다면 이런 인기를 얻기 어려울 것 같다. 아니 드라마 제작조차 불투명했을지도 모른다. 각자의 마고신이 가진 역할과 스토리 전개에 필요한 복선을 깔아가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슬픔을, 때로는 지혜를, 때로는 공정함을, 모두 다 가져다준 것이 바로 호텔델루나의 마고신이다.

현재의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정권이 출범했을 때, 과거의 폐단을 고치기 위해 엄격한 마고신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주인공들이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까지 엄격한 마고신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클라이맥스가 펼쳐질 드라마에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마고신이 누구인지 해답은 이미 나와있다.

황대영 기자  |  hdy@econovill.com  |  승인 2019.08.31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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