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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상고심] 파기·환송 선고에 따른 후폭풍삼성 경영활동 제동 걸리나
   
▲ 김명수 대법원장이 29일 열린 국정농단 상고심에서 선고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대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본명 최서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국정농단 상고심에서 2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은 재판에 대한 부담이 커져 최근 펼치고 있는 적극적인 경영 활동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9일 오후 열린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최종 형량은 다시 열리는 파기환송심에서 결정된다.

삼성전자는 파기·환송 판결 이후 즉시 입장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라며 "앞으로 저희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 충실하겠습니다"라고 몸을 낮췄다.

삼성, 오너 리스크 부각...이 부회장 적극적 경영 행보 차질 우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월 12일 일본 출장에서 귀국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이 부회장은 최근 대외적인 리스크에 대응하고자 8월에만 4차례에 걸친 현장경영을 이어왔다. 재계 내에서도 가장 광폭 행보를 잇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 대법 파기환송 판결로 인해 이 부회장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 시장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동원, 김준섭, 이남석, 이태영 등 4명의 KB증권 연구원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 대법 선고 영향' 보고서를 통해 전략적 의사결정 차질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이 부회장이 향후 진행될 파기환송심에 부담을 갖게 돼 최근의 적극적 경영 행보에 다소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KB증권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가 오너 리스크 부각으로 해외 대형 인수합병(M&A)과 같은 핵심 의사결정의 지연 가능성이 예상되고, 지배 구조를 포함한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는 신뢰 회복 방안도 늦춰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주요 사업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를 위한 이 부회장의 전략적인 결정 역시 이번 판결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그룹 계열사들과 유기적인 관련성을 지닌 AI(인공지능)·IoT(사물인터넷)·5G(5세대이동통신) 등을 새로운 핵심 사업으로 초점을 맞춘 바 있다. 그룹의 미래 방향성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의사결정은 핵심적이다.

또한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등 삼성전자가 외부적인 요인으로 영향을 받는 부분에서도 이 부회장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실제 이 부회장은 일본 수출규제가 가시화된 지난 7월 일본으로 출국해 현지 상황을 살펴보고 점검하는 현장 비즈니스를 동반했다. 게다가 이 부회장은 전자, 금융, 생활가전 등 계열사의 현안까지 직접 살피면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삼성은 최근 수년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미래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집중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제 상황 속에서 삼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파기환송심 결과에 따라 이 부회장 거취 결정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변호인단 이인재 변호사가 29일 선고 이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출처=뉴시스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의 판결은 표면적으로 뇌물 액수가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가장 형량이 무거운 재산국외도피죄와 재단 출연 관련 뇌물죄에 대해서는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대법의 판결 내 소수의견이 나온 점과 함께 다가올 파기환송심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 이인재 변호사는 29일 오후 대법원 대법정 앞에서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다음과 같은 점들에 대해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형이 가장 무거운 재산국외도피죄와 뇌물 액수가 가장 큰 재단 관련 뇌물죄에 대해서 무죄를 확정했고, 삼성은 어떠한 특혜를 취득하지도 않았음을 인정했다"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관심이 집중된 말 3필에 관한 부분에 대해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마필 자체를 뇌물로 인정한 것은 이미 원심에서도 마필의 무상 사용을 뇌물로 인정했기 때문에 사안의 본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피고인들은 이번 일로 많은 분들에 실망과 심려를 끼치게 된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이 부회장에 대한 재계의 선처 요청도 줄을 잇고 있다. 한·일 경제전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재계 서열 1위인 삼성 총수 부재는 한국 경제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는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에도 동력을 잃을까 우려하고 있다. 최대 수요처인 삼성이 없으면 관련된 소재·부품·장비 산업 역시 빠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 부회장 판결 이후 "무엇보다 우리 산업이 핵심 부품 및 소재, 첨단 기술 등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 경쟁력 고도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삼성그룹이 비 메모리, 바이오 등 차세대 미래사업 육성을 주도하는 등 국제경쟁력 우위 확보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주어야 할 것"이라고 삼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거취는 파기환송심이 열리는 서울고법에서 결정된다. 재계에서도 앞서 밝혔듯이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 불안, 일본 수출규제,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과 함께 성장까지 위협받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번 대법의 판결로 인해 그런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궤도를 벗어난 경제를 다시 돌려놓기 위해 사회적인 타협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황대영 기자  |  hdy@econovill.com  |  승인 2019.08.30  18: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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