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지난 후 개학 한 아이들을 보면 어느새 훌쩍 키가 자란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는 보통 키를 키우기 위한 방학 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했을 확률이 높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비슷한 속도로 자라는 경우가 많지만 고학년부터는 사춘기가 오는 시기에 따라 성장속도가 달라져 개학 후 키 성장 편차가 두드러진다. 방학은 학업에 바쁘고 지친 아이들의 생체 리듬을 최적으로 끌어올리기 좋은 시기다. 그러나 방학 중 불규칙한 생활습관을 키우면 개학 이후 까지 유지되면서 친구들은 키가 커서 올 때 오히려 소아비만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방학 중 키가 쑥 커서 온 아이들을 따라 잡으려면 ‘소아비만을 부르는 습관을 수정’하는 것이 급선무다.

먼저 소아비만의 위험성부터 짚고 넘어가자. 소아비만은 "살이 나중에 다 키로 간다"라는 말로 터부시 되기 쉽지만, 영양과잉 시대에 소아비만은 키 성장을 방해하고 성조숙증을 불러오는 주요한 원인이다. 비만은 성장호르몬이 지방을 태우는 일에만 집중하게 해서 오히려 성장을 더디게 한다. 비만으로 인해 늘어난 '렙틴 호르몬'은 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2차성징이 빨리 나타나게 만들기 때문에 키가 클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성장이 빨리 멈추게 된다.

특히 유의해야 하는 것이 성인비만으로의 전환율이다. 소아비만의 경우 성인이 되어서도 비만이 될 확률이 80% 이상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지방세포 수는 한번 늘어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인데, 성인 비만은 지방세포의 수는 그대로이고 세포의 크기만 커지는 것인 반면 소아비만의 경우 지방세포 수 자체가 늘어나기 때문에 성인이 됐을 때 쉽게 살이 찌고 잦은 요요가 반복된다.

게다가 소아비만은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성조숙증이란 여아는 만 8세 이전,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사춘기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알아차리기 쉬운 증상으로는 머리 냄새, 가슴 몽우리, 갑자기 늘어난 짜증, 좁쌀 여드름, 고환색의 변화 등이 있다. 증상으로는 여아의 경우 초경 시작 후 1~2년 내 키성장이 더디어져 최종키가 작아질수 있고, 생리불순으로 인해 생리통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조기폐경의 가능성을 높이고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는 난소암이나 유방암의 발병 가능성도 증가 된다.

소아비만을 부르는 습관을 교정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평소 수면시간이 부족한 아이라면 방학을 활용해 충분한 숙면을 취하게 해 주는 것이 첫째다. 수면시간에는 성장 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일찍 자고, 깊이 자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또 줄넘기, 농구와 같은 점프 운동은 성장판을 자극해 키 성장에 도움이 된다. 주 3회 30분 정도 땀이 날 정도로 해 주는 것이 좋으며 운동이 습관화 되지 않았다면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을 통해 그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몸을 많이 움직이게 하는 것도 좋다. 다만 땀을 많이 흘리다 보면 그 안에 포함된 칼슘, 철분과 같은 미네랄도 함께 빠져나가 영양 손실의 우려가 있는 만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유제품과 채소, 칼슘영양제를 통해 손실된 영양을 채워 주어야 한다.

전반적인 신체의 성장 속도를 체크해보는 것도 인터넷에 나와 있는 정보를 무작정 실행하는 것 보다 훨씬 효율적인 방법이다. 특히 가슴 멍울, 고환 크기 증가와 같은 사춘기 2차 성징이 또래보다 빨리 나타나는 성조숙증일 경우 성장판이 일찍 닫혀 그만큼 키가 자랄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아이의 키가 또래보다 작거나 성장 속도가 느린 경우, 사춘기 징후가 빨리 나타난 경우에는 가까운 전문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고 꼼꼼히 관리를 해줘야 한다. 특히 여학생은 초등학교 1~3학년, 남학생은 초등학교 3~5학년 때 미리 성조숙증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