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3words는 전세계를 57조 개의 사각형으로 나누고 각 사각형마다 임의의 세 단어를 부여한다.   출처= What3word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이제 전통적인 주소는 필요 없다.”

What3words는 전통적인 주소는 만들어 주는데 비용도 들고 기능도 제한적이며 찾기도 쉽지 않다고 주장한다. CNN이 런던의 스타트업 What3words를 소개했다.

이 회사의 솔루션은 전 세계를 57조 개의 사각형으로 나누고 각 사각형 마다 특별한 세 단어로 된 주소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인디언 빈민가의 가정에서부터 우간다의 피난민 수용소, 홍콩의 복잡한 골목길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의 모든 곳을 추적할 수 있다.

이 회사의 마케팅 책임자(CMO)인 자일즈 존스는 "What3words의 시스템이야말로 사용자 친화적인 GPS"라고 말했다.

"누구나 전통적인 주소를 가지고 제대로 위치를 찾지 못한 경험이 있지요.”

전직 라이브 음악 기획자였던 이 회사의 크리스 셸드릭 최고경영자(CEO)는 컨벤션 센터에 장비를 내려주거나 밴드를 보낼 때 기존 주소로만 찾기가 어려워 여러 차례 좌절을 경험한 뒤 이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주소대로 찾아가면 정작 그곳에 없거나,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셀 수 없이 많았지요. 기존 주소 시스템으로는 의사소통하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셸드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PS 좌표를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숫자 조합은 기억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6년 전 어느 날, 그는 한 친구와 함께 우연히 해결책을 발견했다.

"테이블 위에 사전이 있었는데, 우리는 사전을 보면서 ‘단어를 사용해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단어가 필요할까'가 궁금했지요.”

답은 약 4만 단어, 그 단어들을 3개의 그룹으로 묶는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이렇게 작동한다. 쇼핑몰에서 친구를 만나고 싶다고 하자. 하지만 여러 개의 출입구가 있고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설명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What3words의 맵핑 앱을 사용해 특정 건물 입구를 표시하고 가상의 사각형을 눌러 그 위치에, 예를 들면 ‘캐러멜.킹덤.시그네이처’(caramel.kingdom.signature) 같은 임의의 단어 조합을 부여해 위치 이름을 기억한다(이 명칭은 실제 홍콩의 한 장소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작업을 마치면 What3words의 맵핑 앱은 구글 지도나 애플 지도 같은 지도 제공자의 지도 주소를 열고 당신을 그 목적지로 바로 안내한다.

처음에 영어로만 제공됐던 이 앱은 이후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등 36개 언어로 확대됐다.

전통적 주소 시대 끝났다

이 회사의 가장 큰 성공 사례 중 하나는, 육지에 둘러싸인 활기찬 유목민들의 광대한 나라 몽고에서 성사되었다.

존스 CMO는 What3words가 몽고의 공식 주소 시스템이 되었다는 것은 회사의 세 단어 주소가 몽골 체신부는 물론, 은행, 택시, 에어비앤비 제공자, 심지어 피자헛에서까지도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세 단어 주소로 표기된 몽고의 편지. 몽고 체신부(Mongol Post)는 What3words의 세 단어 주소 시스템을 공식 도입했다.    출처= What3words

우리가 잘 모르고 있지만,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주소가 없는 곳에 살고 있다. 이것이 오히려 이 스타트업에게는 새로운 사용자들에게 도달하며 서비스를 보여줄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가 되었다.  

예를 들어, 이 회사는 최근 1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우간다의 난민촌에서 5만개 건물의 지도 작업을 마쳤다. 이제는 이 난민촌 사람들도 What3words의 세 단어 주소로 배달 물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보건 기관 의료 종사자들은 이제 이 주소를 사용해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다”고 존스 CMO는 설명했다.

이 앱은 또 오프라인에서도 작동할 수 있어 응급 구조대원들이 인터넷 데이터 없이 먼 거리의 위치를 찾는 것을 쉽게 해준다.

또 사람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유용하다. 영국의 한 경찰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납치 피해자를 구출하기 위해 이 앱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험브사이드 경찰서(Humbside Police)의 폴 레드쇼 경위는 "납치된 여성에게 이 앱을 다운로드 받아서 세 단어 위치를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우리는 그녀가 어느 건물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경찰은 즉시 구조대를 출동시킬 수 있었습니다.”

수익성 높은 사업

What3words는 난민촌이나 경찰 같은 비영리 단체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자사의 시스템과 통합하고자 하는 기업에 코드를 라인선싱해 줌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존스 CMO는 "배달 대기업이나 자동차 회사, 모빌리티 회사들은 이 앱을 사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hat3words의 투자자 중 두 곳은 물류회사다. 독일의 DB 쉔커(DB Schenker)와 아랍 에미리트의 아라멕스(Aramex)는 그들의 시스템에 이 회사의 기술을 사용해, 배달원들이 정확히 어디로 가야 할 지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 이로 인해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었다.

그 외 여러 제휴업체들이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새로운 기능을 선보이기 위해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What3words의 또 다른 투자자인 독일 자동차 회사 다임러(Daimler)는 일부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시스템에 이 기술을 채택해 운전자는 음성으로 세 단어 주소를 입력할 수 있다.

한국의 메시지 앱 카카오도 세 단어 주소를 사용하고 있는데, 사용자들은 이 세 단어 주소로 그동안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새로운 낚시터를 발견하기도 한다.

우버의 중남미 경쟁자인 캐비피(Cabify)도 올해 초부터 What3words와 제휴해 사용자들은 길모퉁이나 버스정류장과 같은 특정 목적지를 더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존스 CMO는 "상시적인 단체들도 우리 기술을 사용해 위치를 추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축제에서 그들의 친구를 찾기 위해 우리 기술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전화기에 써서 입력하고 기억할 수 있는 정확한 위치(pin drop)을 제공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 회사는 5년 후에는 회사의 세 자리 주소 시스템이 세계 표준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

"건물이나, 명함에서나, 검색엔진에서도 세 단어를 보여주고 '이것이 내 주소에요'라고 말할 때가 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