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트랜시스의 자동차 시트 자투리 가죽. 사진=현대자동차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현대자동차와 현대트랜시스가 미국에서 활동하는 친환경 패션디자이너와 손잡고 자동차 폐소재를 업사이클링하는 ‘착한’ 협업에 나선다.

28일 현대차에 따르면 동사는 자동차 부품 그룹사 ‘현대트랜시스’와 미국 뉴욕 기반 친환경 패션 브랜드 ‘제로+마리아 코르네호’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폐기되는 자동차 시트가죽을 업사이클링해 친환경 의상을 제작하는 사업이다.

업사이클링(up-cycling)은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디자인이나 용도를 가미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차는 지난 5월부터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협업은 ‘지속 가능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기획됐다. 자동차와 패션의 이색 결합을 통해 업사이클링 트렌드를 전세계에 전파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는 제품 구매 시에도 환경과 사회에 대한 영향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등 착한 소비를 주도하고 있어 이들의 높은 호응이 기대된다.

▲ 현대트랜시스의 자동차 시트 자투리 가죽. 사진=현대자동차

◆ 자투리 가죽, ‘자연과의 조화’ 콘셉으로 재탄생

업사이클링할 폐소재로는 현대트랜시스가 자동차 시트를 연구하고, 제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부산물(자투리 가죽)이 사용됐다. 기존에는 크기가 작거나 오염이 돼 폐기되는 소재였지만 이번 기획으로 새 생명을 갖게 됐다.

제로+마리아코르네호는 ‘자연과의 조화’라는 콘셉트로 의상을 제작하며, 지구 본연의 색을 강조할 예정이다. 제작되는 의상은 총 15벌이다.

현대차는 자동차 시트 가죽의 품질수준이 높아지고, 자동차 모델에 따라 디자인과 패턴이 다양해진 만큼 이전에 볼 수 없던 독창적이고, 고급스러운 패션이 탄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번 협업을 계기로 자동차 폐소재가 다양하게 재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전세계에 보여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마리아 코르네호 대표 디자이너는 “현대자동차와 협업해 제작하는 의상은 시트 가죽 외에 사용되는 소재까지도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원단이 사용됐다”며 “이번 협업은 기존의 사물을 재창조하고 새로 상상하고 새로운 라이프 사이클 만드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트랜시스의 자동차 시트 자투리 가죽. 사진=현대자동차

◆ 자동차와 패션 결합한 업사이클링 전세계 전파

현대자동차는 4개월 간 제작한 의상을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2020 S/S 뉴욕패션위크’에 선보일예정이다.

다시, 새로움을 뜻하는 ‘리스타일(Re:Style)’이라는 캡슐(소규모) 콜렉션을 통해 공개되며, 이 이름은 자동차 폐소재에 패션을 가미해 완전히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 시킨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현대차는 콜라보레이션(협업) 의상 외에도 페트병에서 채취한 재생섬유로 만든 티셔츠와 폐기되는 자동차 에어백을 소재로 만든 토트백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생섬유 티셔츠에는 ‘Saving the planet in style(스타일 있는 지구 보호)’라는 친환경 메시지를 담는다. 의상은 ‘제로+마리아 코르네호’ 매장 및 홈페이지를 통해 한정판으로 판매한 후 수익금은 글로벌 환경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조원홍 현대자동차 고객경험본부장 부사장은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리스타일 행사를 기획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현대자동차 브랜드 지향점인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밀레니얼 세대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로+마리아 코르네호’는 브랜드 설립 때부터 친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강조해온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다. 식물성 염료와 자연 친화적인 실크 등 화학제품 대신 지속 가능한 재료를 의상제작에 사용하는 등 생태계 보존과 환경에 대한 영향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