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서인원 기자] 27일 ITS 행사 현장을 찾아 들은 참여 업체와 기관의 목소리는 다소 엇갈렸다. 행사를 통해 사업적 측면에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부스와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지 않는 부스로 나뉘었다.

▲ 학생들이 관람객 현장을 오가는 모습. 사진=서인원 기자

26일부터 28일까지 제 20회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ITS)가 열렸다. 이번 ITS에선 스마트공장을 메인 테마로 선정해 최신 트렌드와 기술 혁신에 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미래 공장에 대한 지향점을 스마트공장을 활용한 스마트 제조혁신으로 풀어낸 것이다. 이에 따라 5G와 가상 현실을 활용한 스마트공장 시연이 눈길을 끌었다. ‘작은 것은 연결하는 강한 힘’이라는 행사 슬로건에 걸맞게 전시 현장과 경북 경주에 있는 제조 현장을 이어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현장에선 아쉬운 목소리도 들려왔다. 기업 홍보를 목표로 한다거나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바이어와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몇몇 업체는 사업적 측면을 어느 정도 기대했으나 관람객의 주된 연령층이 학생이라는 점에서 서로의 니즈가 맞지 않았다고 이번 행사에 대한 아쉬움을 풀이했다.

ITS에 참석한 의료기기 제조업체 힐세리온 관계자는 “대통령 표창을 받는 관계로 올해 처음 행사에 참여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별다른 것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홍보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면서 “학생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학생들도 우리에게 관심 없고 우리도 학생들이 타깃이 아니다. 기업 홍보라는 소기의 목적조차 달성하기 어려울 듯하다”고 털어놨다. 해당 관계자는 내년 참석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마찬가지로 기술혁신 부문에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반도체 제조업체 에이치피케이 부스를 방문했다. 에이치피케이 관계자는 "수상도 받았으니 홍보할 목적으로 행사에 참여했다"며 "회사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학생들이 많은 거 같다"고 행사 참여에 따른 소기의 목적은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 전북대학교 부스. 사진=서인원 기자

장화영 전북대학교 중소기업산학협력센터 기업성장지원팀 팀장은 “전북대학교가 이번에 산학연 부문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으면서 업체들에게 많이 지금 홍보가 됐다. 일부 업체는 해외 바이어 발굴하러 수출프로그램에 참여하고 해외박람회도 가는 등 사업이 활성화 되고 있는 중에 우리와 함께 기술혁신대전에 참여하게 됐다"고 행사에 참여한 경위를 설명했다.

장화영 팀장은 "이번 기술혁신대전을 통해 플러스 효과가 나타날 것 같지만 업체들은 학생들의 체험 활동보다는 비즈니스적인 것을 원한다"면서 "이번 기술혁신대전은 비즈니스보다는 체험적 성격이 강하다. 인재관이나 협력관 등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부스가 많다 보니 관람객도 학생들이 많은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장 팀장은 "업체들에게는 체험적 성격보다는 비즈니스의 장을 열어주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면서 "업체들이 바이어 미팅을 원해 이노비즈협회에 바이어 참석 여부를 문의했으나 늦게 매칭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미국의 투자펀드 회사 두 곳 이야기가 나왔는데 성사는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적인 바이어가 참여하는 등 실제로 업체들이 비즈니스 측면에서 도움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행사에 참여한 인공지능 기반 솔루션 업체 라온피플 관계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라온피플 관계자는 "처음 참여하는 전시회라 비즈니스적으로 큰 성과가 있을 거라 기대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관람객들은 관심을 갖고 보시는데 분포도를 봤을 때 학생들이 대다수라 사업 측면에서는 크게 도움이 안되는 거 같다"고 전했다. 그는 "기업 홍보를 목표로 참여했지만 효과는 회의적"이라 답했다.

드론 업체 넷솔루션 부스에서는 전시회 참여로 어떤 효과를 기대하냐는 물음에 "그리 기대 안 한다. 아무 기대 안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인터넷전화 솔루션 업체 지니테크의 오동식 이사는 “중소기업 관련 행사이기 때문에 솔루션을 찾는 분들이 어느 정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한 분이라도 파트너로 인연을 맺을 수 있길 기대했는데 우리의 솔루션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까진 없었다”고 털어놨다.

▲ 금융 상담 부스. 사진=서인원 기자

참여 업체 중에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곳도 있었다.

VR업체 브이브이알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로 최근 학교에서 실내스포츠를 많이 한다. 실외 활동이 어려워지고 실내 활동이 많아지는 것에 따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학생들이 와서 유익한 AR과 VR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이야기했다. 이 관계자는 행사 참여로 인한 홍보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올해 대통령 표창을 수여받고 2016년부터 매년 ITS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건설생활연구원 측은 "우리 연구원은 오랜 기간 동안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을 도와주고 있다. 그런 기업들이 가진 기술들과 우리 연구원이 가진 인프라를 합쳐서 기술들이 잘 발전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매번 참가할 때마다 항상 중기부 관련 기업들이 나와서 본인들의 제품과 기술에 대해 홍보하고 교류도 많이 하는 분위기다"라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한국건설생활연구원 측은 "아무래도 관람비가 무료다 보니 학생들이 참관 학습 하는 게 많아 학생 비율이 높은 편"이라 설명했다. 이어 "나름대로 우리 연구원 부스에 업체들도 오셔서 상담도 하시고 비즈니스적인 이야기도 나누시고 가신다. 부스(기업)마다 분위기가 다른 듯하다. 우리 쪽은 오늘만 해도 세 팀 정도 연결해드리고 꾸준히 문의 있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주 참여자였던 학생들의 목소리도 들어봤다. 업체들과 학생들의 기대가 서로 다른 곳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업체들이 실제 비즈니스 측면에 주안점을 둔 반면, 학생들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거리를 찾는 모습이었고, 스펙을 쌓기 위해 행사에 참여한 학생도 엿보였다.

경북하이텍 고등학교 1학년 학생 김군은 “고등학생들에게 너무 어렵고 전문적이라 흥미가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성남에 위치한 양영디지털고등학교 학생은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거리가 생각보다 다양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참여 기업과 학생들간의 니즈가 달리 나타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VR 및 AR 등 시각적으로 유인할 수 있는 일부 전시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부스는 한산했다. 전시를 보는 동안 "볼 게 없어"라는 목소리가 이따금 들려왔다.

인평자동차고등학교 3학년 오군은 "전문계 학생들이 중소기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기술인재관에 부스를 열었다"며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관람객과 참여 기업 및 업체 등 현장 목소리를 종합해본 결과 이번 ITS는 기술 시연을 통한 관람객 유인은 있었지만, 일부 부스에 그쳤고 그마저도 주된 관람객이 학생들에 한정돼 있었다. 판로 개척 등 기업들의 사업적인 면에서 실질적 도움은 미흡했다. 행사가 단순한 전시에 그치지 않고 보다 더 효과적인 측면에서 고려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 다변화 등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