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리츠(REITs)가 불안한 주식시장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인한 레버리지 효과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신한알파리츠는 7390원에 거래를 마감,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전 거래일 주가 수준을 그대로 유지했다. 신한알파리츠는 지난해 8월 상장 후 올해 31.5%의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는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수출 제재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난관 봉착으로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64% 내린 1916.31에 장을 마감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부터 1%대 중반의 하락세를 보이며 다시 1910선으로 주저앉았다. 이처럼 주식시장의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부동산 리츠는 꿋꿋한 선방을 이어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과 지분에 투자하며 그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투자회사이다. 일반투자자들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리츠는 공모형 상장리츠로 공모형 리츠는 은행이나 기관투자가에서 자금을 빌려 부동산을 개발한 뒤 증권시장에 상장해 자금을 조달한다. 이렇게 조달된 자금으로 은행과 기관투자가에 대출금을 상환하며 투자자들은 매입한 주식수만큼 배당을 받게 된다. 발행주식의 30% 이상을 일반인들에게 청약해야 하고 이익의 90%는 배당한다.

신한알파리츠는 판교 크래프톤 타워와 용산 더 프라임 빌딩 리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오피스 리츠다. 장부가 기준 자산 비중은 알파돔타워 76%, 더 프라임 빌딩 24%이다. 판교 크래프톤 타워는 판교 초역세권에 위치한 오피스로 지난해 4월 5180억원에 매입했다. 주요 임차인은 크래프톤, 네이버, MUJI 등이 있다. 지난 5월말 기준 임대율은 99.2%로 공실은 거의 없다. 더 프라임 빌딩은 용산 역세권에 위치해있으며 장부가 기준 매입금액은 1650억원이다. 주요 임차인은 유베이스, 신한생명, KT 등으로 이곳 역시 임대율 96.9%로 자연공실률을 제외하면 만실에 가깝다.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신한알파리츠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높은 배당성향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신한알파리츠의 연결 영업수익은 457억원, 영업이익은 265억원, 운영자금(FFO)은 131억원이 전망되고 있다. 운영자금은 리츠의 배당가능한 수익을 측정하는 척도로 4~9월까지 주당 배당금은 138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FFO대비 배당성향 101.5%로 FFO의 90% 이상을 배당했을 때 법인세가 면제되기 때문에 상장 리츠의 배당금은 FFO와 직결된다.

배세호 신한알파리츠 연구원은 “배당금은 앞으로 3년간 연간 5.6%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라면서 “장기 임대차 계약으로 영업수익이 2.6% 증가하는 반면 비용 증가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2%대인 시중 금리보다 수익률이 훨씬 높다.

신한알파리츠를 비롯해 이리츠코크랩 등 공모형 리츠는 연 5~7%가량 안정적인 배당 수익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리츠코크랩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고 있는 5개 점포(뉴코아 야탑점, 일산점, 평촌점, 중계점, 분당점)에 대해 임대료를 받는 부동산신탁회사이다. 고정 임대수익을 기반으로 연 7% 내외의 배당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난해 7~12월에 이어 올해 1~6월에도 주가 기준 배당률 7%를 유지했다. 최근에는 주가 상승으로 배당수익률이 5%대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이후 2번의 배당금 지급이 이뤄지면서 배당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가 돼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라면서 “최근 금리 인하로 리츠의 높은 배당수익률이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주식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무역분쟁 등으로 대외변수가 크게 작용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주가와 배당수익에 대한 니즈는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배당은 물론 최근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투자에 조달한 자금의 이자율도 같이 내려가 레버리지 효과가 더욱 높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즉 부동산 투자에 빌린 자금의 이자율이 떨어지면서 고정비용인 이자가 하락, 투자수익이 더 많아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이 같은 환경으로 업계에서는 당분간 리츠 투자 매력도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표적인 글로벌 리츠시장인 미국과 일본도 시장이 성장한 배경에는 저성장·저금리가 크게 작용했다. 앞서 2개의 공모형 리츠처럼 리츠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8.5%로 오피스와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수익률이 3~4%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에 달한다. 자산규모 역시 5년 전 15조원이던 리츠 자산규모는 44조원대로 늘어났다.

정부의 공모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 역시 리츠 투자환경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비개발 위탁관리 리츠에 한해 상장예비심사를 면제하는 혜택을 실시했다. 부동산 직접 투자로 발생되는 투기 과열과 투명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모리츠 활성화 주력에 나선 것이다.

오는 10월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인 롯데리츠가 상장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이유 역시 롯데리츠가 상장예비심사 면제 대상이기 때문이다. 롯데리츠는 다음달 진행예정인 공모 일정을 끝마친 후 곧바로 한국거래소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롯데리츠 총 자산은 1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배 연구원은 “롯데리츠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국내 최대 규모 상장 리츠가 되며 글로벌 리츠 지수에 편입될 수 있다”라면서 “롯데리츠 상장은 리츠에 대한 관심도 제고와 신규 매수세 확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