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석, 칸막이 좌석 등이 구비된 할리스커피 종로본점의 내부 전경. 출처= 할리스커피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1996년 우리나라에 처음 만들어진 에스프레소 커피 전문점 브랜드인 ‘할리스커피’가 최근 실적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업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좌석 편의성을 높여 카페에 장시간 머무르려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준 것이 성과 비결로 꼽히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할리스커피를 운영하는 할리스에프앤비의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동기(154억원) 대비 5.8% 증가한 16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1409억원) 보다 9.9% 증가한 15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을 산출할 때 도입되는 변수인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는 각각 1142억원, 244억원으로 작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에서 판매·관리비를 제한 값이 영업이익이다. 매출액이 높고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가 낮을수록 영업이익이 높아진다. 영업이익 산출 공식을 감안할 때 할리스에프앤비가 작년 수익성을 높인 건 매출액을 전년 대비 향상시킨 덕을 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할리스커피가 매출액을 꾸준히 신장시킬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로 매장 편의성이 지목되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비교적 긴 시간 카페 좌석을 이용하고 싶어하는 고객을 위해 일부 상권 매장에 1인 좌석, 분리형 좌석을 도입했다.

카페에서 오랜 시간 앉아 메뉴를 섭취하며 공부하는 손님을 일컫는 신조어인 ‘카공족’(cafe+공부)들이 자주 찾는 학원가 등 상권의 매장에 좌석을 구비했다. 1~4층 규모를 갖춘 종로본점의 경우 4층에 4인석 등 단체 좌석 외 칸막이가 있는 1인석 등 2인 이하 고객이 쓸 수 있는 자리를 더 많이 갖추고 있다.

이는 최근 주요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의 매장 운영 전략과는 대치된다. 오는 9월 국내 4호점 개점을 준비하고 있는 미국 고급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은 매장에 콘센트나 와이파이를 설치하지 않고 등받이 없는 의자나 스탠딩 테이블을 설치했다. 고객들이 상품의 향미를 느끼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를 담았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가 올해 4월 오픈한 노량진점에 기존 점포 대비 콘센트의 수를 줄였다는 일부 소비자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할리스커피에 따르면 카페 체류 시간이 긴 고객을 더욱 많이 유인할수록 점포 단위 면적당 수익성도 더욱 향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리스커피는 오래 머무는 고객들이 메뉴를 추가로 주문하는 수요가 발생함에 따라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2017년 기준 점포별 3.3㎡ 면적당 매출액은 할리스커피 785만원으로 투썸플레이스(784만원)보다 1만원 가량 높다.

할리스커피는 앞으로도 고객들이 매장에서 차별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관련 시설을 구축·확대하는데 공들일 방침이다. 카공족을 배려한 공간 뿐 아니라 키즈존, 24시간 매장, 한옥매장, 루프탑 등 각 상권 특성을 반영한 인테리어를 구성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식사대용으로 즐길 수 있는 ‘카페식(食) 메뉴’의 라인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할리스커피 관계자는 “할리스커피는 장시간 카페에서 머무는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머물기 좋은 공간’을 구성하는데 힘쓰고 있다”며 “다변화하는 소비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할리스커피가 매장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함으로써 앞으로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전략들이 다양해진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킴에 따라 집객 효과를 꾸준히 거둘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엄경자 세종사이버대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교수는 “할리스커피는 상품, 인재 등 측면에서의 경쟁력 뿐 아니라 인테리어 고급화를 통해 매장 방문객의 가심비를 성공적으로 충족시키고 있다”며 “한국 커피 시장이 최근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할리스커피가 가진 각종 매력이 향후 성장세를 이어가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