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네이버가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기술 연결 특이점을 대거 쏟아냈다. 온라인에 국한된 소상공인 생태계 확장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는 적극적인 전략이 눈길을 끈다. 최근 공간정보에 집중하며 가상세계에서 현실세계로 나오고 있는 행보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다.

▲ 이건수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네이버

온라인 연대, 오프라인 원하는 네이버

네이버는 프로젝트 꽃으로 시작된 스몰 비즈니스 전략을 온라인에서 입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소상공인이 판매 대금의 80%를 선지급받아 자금 회전율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드는 퀵 에스크로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네이버 강윤실 리더는 “퀵 에스크로 프로그램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실제 목소리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된 판매자 맞춤 지원 프로그램”이라며 “네이버의 커머스 플랫폼은 스몰비즈니스의 창업과 성장을 돕는 핵심 기반으로, 판매자들이 사업을 시작하고, 성장하는 중요한 시점에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술이 소상공인의 성공을 돕기위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 창업성장지원TF 이주연 리더는 지난 22일 '제6회 앙트십코리아컨퍼런스'에서 D-커머스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온라인 창업자들의 경우, 스토어 개설, 상품 등록, 비즈니스 툴 활용 방법 등 사업의 기본적인 부분부터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며 “D-커머스 프로그램은 창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단계별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그 결과 월 거래액 200만원 미만의 창업자들의 첫 거래 발생 비율이 전년대비 26% 증가했다”고 말했다.

▲ 네이버 창업성장지원TF 이주연 리더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네이버

이러한 네이버의 전략은 골목상권 파괴의 주범에서 벗어나 공익적 관점에서 자사에 대한 여론을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고, 다양한 생태계가 모이면 데이터 축적 및 플랫폼 고도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포석이 깔렸다.

이 지점에서 최근 네이버의 행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세계로 적극적인 영역파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랩스를 중심으로 로봇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공간정보 확보를 통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부수고 있다.

지난 6월 25일 공개된 A-CITY의 청사진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A-CITY는 다양한 형태의 머신들이 도심 각 공간을 스스로 이동하며 새로운 방식의 ‘연결’을 만들고 인공지능과 로봇이 공간의 데이터를 수집·분석·예측해 최종적으로 다양한 인프라들이 자동화된 도심 환경을 뜻한다. 자율주행기술을 바탕으로 HD맵 제작에 나서는 한편 정밀실내지도를 만드는 것이 A-CITY의 시작이며 자사 플랫폼에 이동하는 모든 것을 담아내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현재의 네이버를 설명하는 가장 확실한 키워드 중 하나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소상공인과 다양한 생태계를 구축해 연대하는 장면과, 최근 사업적 측면에서 온라인으로 대표되는 가상세계의 틀을 부수고 오프라인의 실제세계로 나서는 네이버의 행보가 합쳐지면 이색적인 결과물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A-CITY의 청사진이 보인다. 출처=네이버

차세대 기술 기반 스마트 플랫폼 공개..AI Call

네이버는 Glace CIC(Company-In-Company)는 27일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기술을 공개했다.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기존 온라인 기반 상생 프로젝트와 동일한 지향점을 가지지만 이를 온라인에 국한시키지 않고 오프라인, 즉 현실세계로 적극적인 외연 확장을 노리는 장면이 중요하다. 물론 네이버는 창업지원 프로그램 등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한 소상공인 지원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이제는 모바일에서나 보여주던 지원 로드맵을 오프라인에서도 적극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예약부터 위치 정보 안내는 물론 고객 전화 문의 처리하는 인공지능 전화 예약 기술 ‘AI Call’에 시선이 집중된다. 식당에 전화를 건 고객을 상대로 인간처럼 대화하며 예약을 잡아주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스마트 ARS라는 설명이다. 음성인식기술(CSR, Clova Speech Recognition)을 이용해 고객의 음성데이터로부터 문자를 추출하고, 자연어 처리(NLP)와 대화엔진을 통해 문의 의도를 이해한 후 사업주가 등록한 ‘스마트플레이스’ 정보 중 고객이 원하는 정답형 정보를 찾아 자연어 처리해 문장으로 다듬는 방식이다.

이날 진행된 시연에서 Ai Call은 ‘몇 시까지 영업을 하는지’, ‘주차할 공간이 있는지’, ‘주차비가 지원 되는지’와 같은 시연자의 문의에 정확하게 대답했다. 기존의 스마트 ARS ‘스마트콜’과의 시너지도 노려볼 수 있다.

네이버 Glace CIC 이건수 대표는 “Ai Call은 네이버의 최고 수준 AI기술을 활용해, ‘스마트콜’로는 대응하기 힘들었던 고객문의까지 자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스마트 도구”라고 설명하며 “업무로 바쁜 사업주가 놓칠 수 있던 잠재적인 고객까지 확보할 수 있게 돼 지역 소상공인 사업 성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I Call은 연내 ‘아웃백 미금점’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적용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네이버가 공개한 AI Call은 구글이 지난해 8월 구글 I/O를 통해 공개한 AI인 듀플렉스를 연상하게 만든다. 당시 구글은 듀플렉스를 통해 현장에서 식당이나 미용실을 예약하는 장면을 시연했다. 마치 사람처럼 원하는 시간에 예약이 어렵자 시간을 바꾸기도 했고, 의성어인 ‘흐음’을 따라하는 등 사람같은 모습을 보여 큰 화제를 보았다. 물론 네이버의 AI Call은 고객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이 활용하는 기술이며 인간을 닮은 수준의 능력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생활밀착형 기술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네이버의 인공지능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세계 최고 딥러닝 컨퍼런스 ICLR2019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발표자로 참석해 음성인식 관련 논문 2개(▲DialogWAE: 대화 반응 다양화를 위한 조건부 Wasserstein 오토인코더 모델 ▲시각 대화 질의 생성을 위한 대규모 “질의자 의도 내 응답자”(AQM) 모델)를 발표, 연구성과를 공개하기도 했으며 6월에는 글로벌 AI컨퍼런스 ‘CVPR2019’의 ‘음성합성’ 분야 워크숍 챌린지에서 큰 성과를 내기도 했다.

▲ 테이블 주문이 시연되고 있다. 출처=네이버

OCR, 진화된 테이블 주문

네이버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사업자등록증을 사진 찍어 올리기만 하면, 사업자등록증에 표기된 정보들이 자동으로 각 항목에 입력되는 문자인식기술(OCR)도 소개했다. 네이버 검색이나 지도 등 플랫폼에 자신의 오프라인 가게 정보를 노출시키고자 하는 사업주들은 우선 스마트플레이스(SmartPlace)에 사업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데, OCR 기술이 적용되면서 자동으로 자신의 사업 정보를 등록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된 네이버의 스마트키보드에도 해당 기술이 탑재된 바 있다.

OCR 기술은 사업자 정보가 정확하게 입력되기 때문에 검색 반영 주기도 평균 3일에서 10분으로 크게 단축되어, 지역 소상공인 누구나 쉽고 빠르게 스마트플레이스에 등록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네이버가 이번 행사를 통해 일반 소상공인이 아닌 ‘지역’ 소상공인이라는 오프라인 간격을 극적으로 설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네이버 생태계 확장 열망도 잘 드러난다. 

오프라인 서비스향 기술도 등장했다. 사용자가 모바일을 활용해 주문과 결제를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는 ‘테이블 주문’이 대표적이다. 최근 배달의민족 등 푸드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미래식당의 기술적 특이성들이 소개됐다. 테이블 주문은 가게 내 ▲테이블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해 ▲메뉴 선택 ▲주문 ▲네이버페이로 결제까지 가능한 비대면 원스톱 주문 시스템이다. 현재 테스트중에 있으며 9월부터 점차 적용 매장을 늘린다는 설명이다.

▲ 네이버 지도 고도화가 눈길을 끈다. 출처=네이버

한편 네이버는 내비게이션 기능을 중심으로 한 지도 개선 방향도 공개했다. 대중교통•도보 길찾기에서도 내비게이션 기능 제공하는 등 범위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사용자들에게 주차장, 버스 정류장 또는 지하철역 하차 이후 마지막 도보 이동까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연내 헷갈리기 쉬운 도보 분기점 등에서 거리뷰를 활용한 실제 이미지를 통해, 현재 위치와 가야할 방향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여기에 대중교통 내비게이션도 준비한다.

결론적으로 네이버는 소상공인과 함께 생태계를 구축하며 이를 온라인에서 벗어나 온오프라인 통섭 플랫폼으로 끌어가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 지도 개편은 오프라인 현실세계의 세밀한 이동 라스트 마일을 구축해 사실상 스마트 시티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