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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도, 네이버도, 페이스북도 “망 비용 구조 개선 나서라”CP로 대동단결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네이버, 카카오, 구글, 넷플릭스, 왓챠, 티빙, 페이스북이 26일 공동으로 입장문을 내고 정부에 망 비용 구조의 근본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도 촉구했다. 망 사용에 있어 정부의 전향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와 페이스북의 소송을 소개하며 국내 망 비용 구조의 불합리함을 지목했다. 나아가 망 비용 증가는 IT 인프라의 동력을 약화시키며 불합리한 구조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상호접속고시를 개정해 모든 문제의 근원을 걷어내야 한다는 것으로 이어진다.

다양한 시사점이 있다는 평가다.

네이버와 카카오같은 대형 ICT 플랫폼 사업자와 스타트업이 공동으로 입장을 낸 것은, 망 비용과 관련된 이슈라는 점에서 일정부분 당위성을 가진다는 분석이다.

다만 망 사용료 측면에서 국내기업과 글로벌 기업이 공동으로 입장문을 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글로벌 기업은 국내 통신사와 망 계약을 맺으며 캐시서버 등으로 대표되는 특혜를 받는데다, 망 비용도 저렴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상당한 수준의 망 비용을 내며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국내 기업들은 이번 공동 입장문을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의 대표사례로 회자되는 ‘저렴한 글로벌 기업의 망 사용료’에 주목하기 보다 정부 정책을 움직여 콘텐츠 사업의 여지를 넓혀, 사실상 통신사를 견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사들이 가상 및 증강현실 등 탈통신 전략을 구사하며 콘텐츠 서비스 기업의 영역으로 진격하는 장면과, 제로레이팅 등으로 대표되는 자체 플랫폼 전략에 위협을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 공동 입장문이 나왔다. 출처=갈무리

아래는 입장문 전문.

스타트업, 국내외 CP 모두 한목소리로 요구합니다. 정부는 망 비용 구조의 근본적 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문제의 본질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상호접속고시’와 과다한 망 비용입니다.

지난 22일 페이스북이 국내 접속 속도를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가 물린 과징금 처분에 반발해 낸 행정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이 원고인 페이스북의 승소를 판결했습니다. 그동안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그리고 통신사는 국내외 CP 간 ‘역차별’이 문제라고 주장해왔습니다. 물론 규제 이슈 등에 있어서 국내 CP에게 불리한 지점은 존재합니다. 그러나 논란이 되는 ‘망 비용’ 문제에 있어서 핵심은 망 비용의 지속적 증가와 이를 부추기는 ‘상호접속고시’입니다

정부는 2016년 동등한 수준의 망사업자(통신사)들이 상호 간의 데이터 전송에 따른 비용을 정산하지 않는 무정산 원칙을 폐기하고, 데이터 발신자의 부담으로 정산하도록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즉 상호접속고시를 개정했습니다. 정부는 세계에서 유례없이 통신사 간 상호정산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통신사가 IT 기업의 망 비용을 지속해서 상승시킬 수 있는 우월적 지위를 고착화한 것입니다.

망 중립성과 망 상호접속 문제를 다루는 국제 비정부기구인 PCH(Packet Clearing House)가 2016년 148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9.98%의 인터넷 협정이 무정산 방식이었으며, 오직 0.02%만이 상호정산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상호접속고시와 과점 상태인 국내의 망 산업이 결합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망 비용이 증가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가뜩이나 높았던 망 비용이 상호접속고시 개정 이후 더욱 증가하여 국내 CP의 망 비용 부담문제가 불거진 것입니다.

망 비용 증가는 IT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와 이용자의 이중부담을 초래합니다.

5G 시대에 대한민국은 새로운 데이터 불평등 시대를 동시에 목도할 것입니다.

망 비용의 증가는 국내 IT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립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은 4차산업혁명의 중요 분야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는 고화질 대용량 영상 전송이 수반되기 때문에, 기형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의 망 비용을 안고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국내 IT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현재 VR과 AR 서비스를 하겠다고 나선 것은 오히려 통신사 혹은 통신사 계열의 기업뿐입니다. 통신사가 망 비용을 내부화하는 우월적 지위로 콘텐츠 산업에 진출하게 되면 공정경쟁의 원칙은 깨지고 관련 산업의 경쟁력도 저하됩니다.

망 비용의 지속적 상승구조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 저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부담 증가로 전가됩니다. 클라우드, 모바일 동영상 시청 등 인터넷 서비스가 일상화된 시대에 망 비용의 증가는 서비스 비용의 증가로 이어지고, 이용자들의 일상의 비용 증가로 이어집니다. 한국은 이미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통신비 비중이 OECD 국가 최고 수준입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망 비용 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조건에서 사물인터넷, 원격의료, 자율주행차 등 막대한 데이터의 전송과 교환이 이루어지는 5G 시대가 본격화되면 이용자들은 혁신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천정부지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이는 4차산업 시대의 새로운 불평등을 초래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불합리한 망 비용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IT 스타트업, 국내 CP, 글로벌 CP, 그리고 인터넷과 통신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들 모두가 지속해서 피해를 보게 됩니다. 정부는 CP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논리를 중단하고 인터넷 이용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근본적인 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정부는 통신사가 주장하는 망 이용 및 임차 비용의 산정 근거가 무엇인지, CP가 생산하는 콘텐츠가 통신 산업 발전에 어떻게 이바지하는지 명확하고 투명하게 논의하여 불합리한 구조를 바로잡아 나가야 합니다.

IT 기업과 이용자가 없다면, 통신사도 성장할 수 없습니다.

하루 빨리 상호접속고시를 개정해주십시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문제의 본질을 간파하지 못한 채 CP들의 부담과 의무만 늘리는 규제를 만드는 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역차별 해소를 명분으로 망 이용 계약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이는 오히려 국내 CP에게 부과되어 온 부당한 망 이용 대가를 정당화하고 고착시킬 것입니다.

이에 관련 스타트업, 국내 CP, 글로벌 CP 모두 한목소리로 정부에 요구합니다. 망 비용의 지속적 상승구조를 초래하는 현행 상호접속고시를 국제적 기준에 맞게 개정해야 합니다. 망 비용이 합리화되면 국내에서 혁신적인 정보기술 서비스들이 다양하게 등장하여 성장할 수 있고 이용자들도 더 나은 서비스를 선택할 기회를 보장받습니다. 5G 시대가 가져올 기술의 발전이 모두에게 평등한 혜택으로 돌아가려면 하루라도 빨리 상호접속고시 개정을 촉구합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8.26  14: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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