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회사 덩치를 키우고 있다. 단일 IP 리스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플랫폼 다각화와 출시 지역을 차츰 넓히는 전략으로 성과를 거두는 모양새다. 펄어비스의 차기작인 프로젝트 V, K, CD 등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꾸준한 업데이트와 매출원 확장 성과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 검은사막 IP 매출 추이. 출처=펄어비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IP의 매출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2분기 1127억원을 기록한 검은사막 IP 매출은 같은해 3분기 1170억원으로 늘었고 4분기 864억원으로 급감하는듯했으나 다시 반등해 올해 1분기 1181억원, 2분기 1374억원으로 반등했다. 올해 2분기 검은사막 IP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증가했다. 

주요 매출원인 검은사막 IP가 활약하며 전체 매출액도 덩달아 호조를 보이고 있다. 

펄어비스는 올해 2분기 매출액 1523억원, 영업이익 569억원, 당기순이익 5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5.1%, 3.8% 늘어난 수치다.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14.8%, 213.5%, 264.5% 큰폭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요 게임 업체들이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수익성을 높인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신작 지연, 경쟁 과열, 흥행 실패 등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낸 기업들 가운데 신작 IP 없이 검은사막 단일 IP로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 2019년 2분기 주요 게임사 실적(영업이익 순). 펄어비스는 3위를 차지했다. 출처=각사

특히 높은 영업이익률이 두드러진다. 올해 2분기 펄어비스는 국내 게임 업계에서 넥슨, 엔씨소프트에 이어 영업이익 서열 3위를 차지했다. 자사보다 매출액이 2.6배 높은 넷마블을 제쳤다. 

높은 영업이익률의 비결은 ‘자체적’인 운영이다. 펄어비스는 개발에서 유통까지 거의 모든 과정을 자립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애초에 검은사막 IP가 펄어비스의 것이며, 이례적이게도 언리얼이나 유니티 등 외부 엔진이 아닌 자체 개발 엔진으로 게임을 만든다. 게임 서비스 또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펄어비스가 직접하고 있다. 타사와의 제휴·협업 등으로 발생하는 수수료를 최소화한 셈이다. 

지속적인 검은사막 매출 성장…비결은 ‘확장’

검은사막 IP의 지속적인 매출 확장은 플랫폼 다각화와 출시 지역 확장에 이유가 있다.

우선 PC 검은사막 온라인의 경우 이미 전 세계 약 150개 이상 국가에서 일정 수준의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내 MMORPG가 아시아 지역을 넘어 북미·유럽 등 서구 지역에서도 흥행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펄어비스는 2018년 2월 모바일로 플랫폼을 확장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원작 행보의 절차를 밟고 있다.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점차 지역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지난해 2월 국내에 출시됐고 같은해 8월 대만, 홍콩, 마카오로 뻗어 나갔다. 올해 2월엔 일본에 출시했다. 새로운 출시 지역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이 성과를 내며 펄어비스는 사세를 키웠다.

▲ 펄어비스 실적 추이. 출처=딥서치

실제로 검은사막 모바일은 펄어비스를 과거와 전혀 다른 회사로 만들어준 게임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이 출시된 2018년 펄어비스의 매출액은 4048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524억원)과 비교해 약 8배가 늘었다. 모바일 시장의 현금 창출력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같은해 ‘2018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6관왕을 차지했다. 이는 2017년 배틀그라운드가 받았던 상의 수와 동일한데, 그만큼 열풍을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이 시상식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은 대상을 비롯해 인기상, 기획 디자인상, 프로그래밍 상, 기술창작상 사운드 분야, 기술창작상 캐릭터 분야에서 수상작으로 꼽혔다. 

최근엔 콘솔로 플랫폼을 확장했다. 펄어비스는 지난 3월 북미·유럽에 검은사막 엑스박스원을 출시했다. 콘솔 버전 출시로 펄어어비스의 북미·유럽지역 2분기 매출 비중은 직전 분기 대비 4%포인트 늘어났다. 

펄어비스는 이어 이달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을 북미·유럽을 포함한 한국, 일본, 호주 등에 6개 언어(영어, 독일어, 불어, 스페인어, 한국어, 일어)로 내놓았다. 업계에선 플스 플랫폼의 경우 엑스박스원보다 보급률이 높기 때문에 엑스박스원보다 많은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임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도 검은사막 매출 견인에 한몫했다. 검은사막 온라인은 지난해 8월 리마스터 버전이 업데이트되며 사용량을 다시 한번 늘렸다. 지난 6월엔 샤이 클래스가 업데이트됐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주기적인 신규 클래스 추가, 콘텐츠 업데이트 등이 단행됐다. 모바일 버전은 원작 콘텐츠를 반영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더 빠른 콘텐츠 추가가 가능했다. 

▲ 검은사막 플스4가 출시됐다. 출처=펄어비스

검은사막 매출 확장 “아직 남았다”

검은사막 모바일이 진출할 주요 지역이 아직 남았다. 펄어비스는 오는 4분기 검은사막 모바일을 북미·유럽 지역에 출시할 예정이다. 서구권 성과는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해당 지역은 모바일 MMORPG의 불모지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출 상위권은 캐주얼 퍼즐 게임, AR 게임 등이 차지하고 있다. 

다만 원작 검은사막 온라인이 북미·유럽 지역에서 흥행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실린다.

키움증권 김학준 연구원은 “검은사막 모바일의 서구권 출시 성공 여부가 관건”이라면서 “지금까지 검은사막 모바일이 진출한 지역은 대부분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냈다는 점, PC IP의 성과가 있었던 지역이라는 점이 다른 게임에 비해 기대치를 높이는 요소이긴 하지만 아직 북미·유럽이 모바일 MMORPG의 불모지라는 점은 불안 요소”라고 평했다. 

현대차증권 최진성 연구원은 “검은사막 모바일의 북미·유럽 지역 4분기 출시 후 평균 일매출을 3억5000만원으로 가정하면 하반기에도 검은사막 IP 게임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펄어비스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프로젝트(CD, V, K) 3종과 검은사막 기반 스핀오프 게임(쉐도우 아레나) 1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프로젝트 CD는 글로벌 콘솔 시장을 겨냥한 트리플A 대작이 될 것이라고 펄어비스는 자신했다. 펄어비스는 프로젝트 3종에 대한 정보를 연내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