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깊은 피로감을 자주 느낀다면 지방간을 의심해야 한다. 출처=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벌초 등으로 피로가 누적되고, 명절이 다가오면서 기름진 음식을 먹는 것과 음주가 잦아질 수 있는 가운데 면역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간 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휴가철 깨진 수면리듬이 불면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목된다. 여름철 재발이 높은 무좀은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됐다.

25일 의료 업계에 따르면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은 환자가 증상을 자각하기 어려운 지방간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간은 몸속 화학공장이라 일컬어질 만큼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체내로 유입되는 독소와 노폐물의 75%가 간에서 해독된다. 몸에 침투되는 세균들은 식균작용을 통해 1% 미만만이 몸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탄수화물 대사, 아미노산 및 단백질 대사, 지방 대사, 비타민 및 무기질 대사, 호르몬 대사, 영양소 합성 등도 간의 몫이다.

간은 우리 몸에서 하는 일이 500가지가 넘는 중요한 기관이지만 이상 여부를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 간의 기능이 저하되면 해독과 대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실제로 만성피로 환자 중 약 20%는 간 기능 이상 진단을 받는다는 보고도 있다.

지방간이란 간세포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뜻한다. 간에 지방이 축적돼 전체 간의 5% 이상이 지방이 되면 지방간으로 간주한다.

지방간은 크게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과 지방간을 일으킬 수 있는 기저질환 없이 발생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지방간은 흔히들 과도한 음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지난 7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5만 1256명으로 2013년 2만 4379명에 비해 5년 간 약 2배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21%에 이른다.

술을 전혀 입에 대지 않아도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을 비롯한 대사증후군 환자의 증가 등에 따라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인은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흰쌀밥 위주의 식습관에 따라 지방간 발생 비율이 전체 인구의 약 30%에 이를 정도로 높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방간은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어 환자 스스로 자각하기가 쉽지 않다. 피로감이란 개인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를 매우 자주 느끼거나 전신 쇠약감, 오른쪽 윗배 통증이 느껴질 때에는 지방간을 의심해 봐야 한다. 증상의 정도는 지방 축적 정도 및 기간, 동반 질환 유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대부분의 지방간은 초음파 검사나 간 기능 검사를 통해 발견된다. 음주에 의한 알코올성 지방간이라면 술을 끊어야 하고, 비만이 원인이면 체중감소, 당뇨병이 동반된 지방간은 혈당 조절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지방간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다. 전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약 25%는 심한 간손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며, 방치 시에는 간경변, 심한 경우 간암으로 진행되는 사례도 있다.

지방간 진단을 받는다면 정기적인 검사와 함께 체중감량을 비롯한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약물 치료도 고려해야 한다. 약물로는 최근 다수의 체중 감량제가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승인을 받기는 했지만 지방간에 대한 특이적인 치료제인 것은 아니다.

임형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지방간 예방을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다. 단백질은 충분히 섭취하되 과일이나 곡물과 같은 탄수화물 섭취를 절대적으로 줄여야 한다”면서 “단당류가 함유된 탄산음료 및 시럽이 함유된 커피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 한 의사가 춘천성심병원 수면다원검사실에서 수면다원검사를 하고 있다. 출처=춘천성심병원

■ 휴가기간 깨진 수면리듬, 불면증 발전 유의해야

장거리 여행을 떠나면 장시간 운전이나 좁은 비행기 좌석에서의 장거리 이동, 무리한 일정 등으로 신체 밸런스가 깨지는 사례가 많다. 재충전을 위해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면 휴가 후유증을 막기 위해 건강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미리 신체 밸런스를 일상생활에 맞추지 못하면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주까지 후가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고, 만성불면증으로 발전 될 수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생체리듬이 깨져 체내기능이 저하되면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약화돼 여름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휴가 후유증은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지만 계속되면 우울증, 만성피로, 불면증과 같은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체 리듬을 맞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면 리듬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여행으로 인한 시차적응, 휴가기간 중 잦은 늦잠은 일상으로 돌아온 후 수면건강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평상 시보다 계속 늦게 잠들거나 심하면 불면증 및 극도의 피로감으로 다음날 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휴가에 따른 피로 누적과 근육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행 후 ‘완충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하루 종일 잠을 자거나 누워 지내는 것은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기상시간과 수면시간을 일정하게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출근 하루 전에는 가능한 한 일찍 잠자리에 들고, 7~8시간 정도의 규칙적인 수면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늦게 잠이 들었다고 늦잠을 자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늦잠을 자게 되면 오히려 피로가 가중되고 수면장애까지 초래할 수 있다. 늦잠보다는 10~20분 정도의 짧은 낮잠이 더 도움이 된다.

한진규 원장은 “휴가 후유증으로 밤에 잠을 잘 못 잔다면 멜라토닌이 잘 분비될 수 있도록 아침에 밝은 빛에 몸을 노출시키고 밤에는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대한 어둡게 실내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수면환경을 조절하고 수면리듬을 되돌리려는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3주 이상 불면증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빠른 치료를 해야 한다.

서울수면센터 관계자는 “증상이 계속되면 만성불면증으로 발전 할 수 있다”면서 “만성불면증은 치료 시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비될 수 있다. 불면증이 의심되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고 원인별 근본치료를 하면 단시간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재발 쉬운 무좀은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출처=고려대학교 안암병원

■ 재발 쉬운 무좀, 꾸준한 치료 중요

무좀은 피부사상균이라는 곰팡이균이 발가락 사이나 발바닥 등에 감염을 일으켜 발생하는 흔한 피부병이다. 원인이 되는 곰팡이균은 사람의 피부에 잘 번식한다. 해당 균은 고온다습할 때 번식력이 왕성해지므로 요즘 같은 여름철에 더욱 발병률이 높고 증상도 심해진다.

무좀은 크게 염증 없이 발가락 사이가 갈라지고 껍질이 벗겨지는 지간형, 작은 수포가 발생하는 소수포형, 발바닥에 각질이 두껍게 생겼다가 가루처럼 떨어지는 각화형으로 나뉜다.

무좀 곰팡이균은 습기가 차고 통풍이 잘 안 될 때 번식력이 왕성해지므로 발가락 사이처럼 밀착돼 공기가 통하지 않는 곳에는 지간형 무좀이 발생하는 편이다. 지간형 무좀에 걸리면 습기에 발가락 사이가 짓무르고, 각질이 벗겨져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소수포형은 작은 물집이 발바닥의 중간 부위나 발의 가장자리에 많이 생겨나고, 주로 수포가 형성될 때 매우 가렵다. 무좀이 지속되다 보면 발바닥 전체에 걸쳐 각질이 쌓이게 된다. 두껍게 일어난 각질을 긁으면 가루처럼 떨어지는데, 이것이 각화형 무좀이다. 

각질이 보이거나 가렵다며 무작정 무좀 부위를 긁어서는 안 된다. 무좀에 걸린 피부는 피부장벽이 약해진 상태이므로 긁게 되면 세균 감염으로 염증이 쉽게 생길 수 있다. 진물이 나거나 피부가 벌겋게 붓는 등 증상이 악화되면 치료가 더뎌 질 수 있다.

사실 무좀은 습진이나 접촉성피부염, 한포진, 칸디다증, 건선 등과 비슷한 임상 양상을 보여 감별이 쉽지 않다.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흔한 피부병으로 여겨 방치하거나, 식초 혹은 빙초산 등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다. 막연하게 일반의약품을 사서 바르는 등 자가치료를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안효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장기간 제대로 된 무좀 치료를 받지 못할 시 점점 악화돼 손발톱이나 손등, 발등, 몸통 등 다른 곳으로 무좀이 번질 수도 있다”면서 “불필요한 민간요법을 시행할 경우 피부가 손상되거나 세균에 이차 감염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올바른 진단이 느려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안효현 교수는 “무좀은 매일 1~2회 정도 항진균제를 바르고 경구약을 먹으며 치료하게 되는데, 크게 부작용이 없으므로 안심해도 괜찮다”면서 “증상이 나아진 것 같아 자의적으로 치료를 중단할 경우에는 쉽게 재발되므로 인내를 갖고 충분히 치료에 임해야한다. 또 초기치료의 경우 예후가 좋기 때문에 무좀이 의심되면 바로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무좀은 사람에 따라 재발이 쉬운 질환인 만큼 완치 후에도 적극적으로 관리하며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후에도 신발이나 양말 등에 남아있는 균에 의해 재발하는 사례가 있으므로 살균하거나 버리는 것이 좋다.

안 교수는 “발은 매일 깨끗이 씻고 발가락 사이 물기까지 완벽하게 건조시켜야한다”면서 “무좀균은 전염력이 있기 때문에 타인과 수건, 양말, 신발 등을 공유하지 않으며 개인 위생에 신경써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