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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등 켜진 금융권 ⓶] 보험업계, 대내외 악재에 실적 감소 ‘골치’금리하락·손해율 상승·신계약 감소 3중고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보험업계가 오는 2022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대응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금리인하·손해율 상승·신계약 감소까지 3중고가 이어지면서 저성장 늪에 빠졌다. 과거 고수익의 상품개발과 공격적인 영업마케팅으로 수익이 확장된 것과 달리 더욱 강화된 당국 규제와 대내외 금융환경 악화로 사업여건이 개선되기 점차 어려운 모습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자산운용 측면에서 수익성이 축소되는 등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보험업계는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을 2년 앞둔 상황에서 전면적인 상품구조 개편을 진행해 오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은 보험부채에 대한 원가평가를 시가평가로 바꾸는 것이 핵심 골자다. 이 때문에 연금저축 등 고금리확정형 상품을 많이 팔았던 보험사들은 부채 확대라는 부담을 안았고, 부채증가로 자본이 자연스럽게 축소돼 재무건전성이 떨어지는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 지난달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하로 고금리확정형 상품의 책임준비금 적립 부담이 확대돼 회계개정에 앞서 자본확충을 추가로 진행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22년 회계기준 변경과 신지급여력비율(K-ICS)이 동시에 도입되는 만큼 자생력이 부족한 중소형 생보사의 경우 인수합병(M&A)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등 보험산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 장기 국고채 금리하락에 보험부채 현재가치 상승

   
▲ 출처=예금보험공사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무역보복 등 대내외 금융환경 불안요인이 증가하면서 대표적 기관 투자자인 보험사도 안전자산에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보험사의 경우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기반으로 자산운용을 하기 때문에 타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채권 비중이 높은 편이다.

기존에 보험사들은 국공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해왔는데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해외채권을 늘리다가 되레 역풍을 맞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격화되면서 달러가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미 금리차가 급격히 벌어져 해외채권을 보유하던 보험사들은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대폭 증가해 실적이 급감하게 됐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한화생명과 NH농협생명은 환헤지손실로 지난해 말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실적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 환헤지비용만 1조318억원이 발생하면서 4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금융수익(보험료와 이자수익 등)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음에도 투자로 인한 비용증가로 실적이 감소했다.

NH농협생명의 올 상반기 누적 환헤지 비용은 3267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9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993억원 대비 40% 줄었다. 보험사가 해외 채권 비중을 확대한 이유는 자산-부채관리(ALM) 때문이기도 하다. 생애주기가 길어지면서 보험상품도 만기가 크게 늘어나 보험사들은 부채의 실질만기와 동일한 흐름으로 만기가 긴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국내 채권은 주로 3년물에서 길어야 5년물 사이가 대부분으로 10년 이상이면서 우량채권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반해 외국 회사채의 경우 10년이상의 장기물량이 많다. 이에 따라 환율차이로 인해 발생한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해외채권 물량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져 자산운용 방법이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환헤지에 대한 리스크를 우려해 해외채권과 환헤지 간 실질만기가 클 경우 요구자본을 추가로 적립하게 한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차환리스크를 경계하고 있지만 해외채권을 제외한 투자처 중 수익성이 높은 곳을 확보하기 어려워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확대되면서 미국을 비롯해 주요 글로벌 장기 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만큼 향후 자산운용이익률 상승도 제한적일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산운용에서 발생하는 이차익이 감소한데다 장기채권의 금리하락으로 보험부채 현재가치가 상승했다”며 “금리확정형 상품에 책임적립금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실손보험·자동차보험 손해율 잡을수 있는 근본적 방법 없어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도 보험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실손의료보험 운용손실액은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상위 5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7~87%로 적정 손해율인 77~78%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고객들의 도덕적해이 또는 계절적 영향 등에서 발생되는 것이라 근본적으로 손해율을 낮출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다. 보험업계가 설명하는 실손보험 풍선효과는 의료 소비자들의 과다 치료와 병·의원의 과잉 진료다. 차보험의 경우 계절적인 영향에 더해 차량 정비수가와 부품비 인상, 육체노동자 취업가능 연한 확대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실손보험과 차보험의 높아진 손해율로 인해 보험료를 인상한다면 실손보험의 경우 보험금 청구를 거의 하지 않은 고객들이 불이익을 보게되고 차보험은 고객들의 소비(보험금)가 늘어나게 된다.

◇ 연금저축 등 수익성 낮은 보험상품, 가입 해지 줄이어

   
▲ 출처=보험연구원

보험사가 신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 공급을 축소하고 보장성 중심으로 상품개편을 진행하면서 신계약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점도 걱정이다. 또한 경기불황으로 기존에 가입했던 연금보험마저 해지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연금저축보험 해지금액은 2조7852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로 해지건수가 늘어났다. 고객들이 연금저축보험을 가입하지 않는 주 원인은 낮은 수익률 때문이다. 저축성보험은 기준금리와 연계해 매월 공시이율이 산정되는데, 금리가 지난달 0.25%포인트 하락한 데다 오는 9월 추가 인하까지 기대되면서 해당 보험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보장성보험도 이미 시장이 포화 상태라 가입 건수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는데다 일시납 규모도 저축성보험에 비해 작아 신계약이 증가하더라도 크게 실적이 나기 어렵다. 보험산업의 경우 금융소비자의 경제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되있기 때문에 경기 불황이 장기화 될수록 생계형 해지가 늘어나 유지율이 떨어지게된다.

김경무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보험업계에 전망에 대해 “경기부진과 시장포화로 신계약 확대가 쉽지 않고, 보유계약의 만기도래와 해약 증가로 보험료수입의 역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밝혔다.

강민성 기자  |  kms@econovill.com  |  승인 2019.08.25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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