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한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중단 결정을 두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미중 경제전쟁 정국에서 중국의 보복관세에 즉각 대응하는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추가 금리인하 시그널을 보이지 않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에게 '적'이라는 노골적인 비판을 한 상황에서 지소미아를 두고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백악관을 나서며 지소미아 중단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나의 좋은 친구"라면서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질문에 앞서 일본 아베 총리에 대해서도 "나의 아주 좋은 친구"라고 언급하는 등, 한일 갈등의 중심으로 뛰어들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기계적인 중립을 표방하며 사태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미 행정부는 지소미아 중단에 우려한 바 있다. 실제로 마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한일 양국이 대화를 통해 옳은 곳으로 관계를 되돌리길 바란다"며 지소미아 논란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끝나야 한다고 주장했고 미 국방부는 "강한 우려와 실망감"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정중동이다.

업계에서는 미중 경제전쟁, 나아가 일본과의 무역협상을 앞 둔 미국이 지소미아 사태를 계기로 한일 두 나라의 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일본이 한국을 28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일정정도 일본으로 기울어진 미국의 행보가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