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bhc치킨이 최근 타사에 비해 출시 제품의 판매고를 앞세운 홍보 전략을 적극 구사하고 있어 업계 눈길을 끈다. bhc가 ‘숫자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배경과 성과, 전망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치킨 주요 3사의 최근 5년간 영업실적. 출처= 딥서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hc의 작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376억원, 607억원으로 집계됐다. bhc는 각종 브랜드를 운영하고 기타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종속회사를 두지 않기 때문에 재무제표가 연결·별도 기준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다른 주요 치킨 브랜드 업체인 제너시스비비큐와 교촌에프앤비의 실적을 비교할 때 다른 순위가 나타난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비비큐 2368억원, 교촌 3305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2014~2018년 기간 동안 매출액에 있어서는 교촌에프앤비가 줄곧 선두에 올랐고 나머지 두 업체가 2등 자리로 다퉜다.

영업이익에 있어서는 bhc가 독보적인 1위를 지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비비큐, 교촌 각각 203억원, 177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 간 세 업체 가운데 정상 수준을 유지했다. bhc가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매출원가를 낮추고 영업비용을 절약하는데 주력한 점이 꼽힌다. bhc는 각종 세금이나 영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사내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시스템의 세부 정보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bhc의 노력은 수치로 입증되는 모양새다. 세 업체가 작년 기록한 매출원가는 bhc 1400억원, 비비큐 2368억원, 교촌 2645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bhc는 최근 5년간 3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의 매출원가를 꾸준히 기록해왔다. 영업에 드는 제반 비용을 뜻하는 판매관리비도 3사 가운데 가장 적은 액수를 보였다. 3사의 작년 판매관리비는 bhc 369억원, 비비큐 671억원, 교촌 544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매출원가와 마찬가지로 2014년부터 매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bhc가 숫자 마케팅을 전개하는 점도 비용 절감 효과를 노린 행보라는 일각의 추측이 나온다. 숫자 마케팅은 다른 마케팅 전략에 비해 효용 대비 비용 소요가 적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 bhc치킨이 올해 8월 기준 1500만개 이상 판매한 제품 맛초킹 치킨. 출처= bhc치킨

bhc가 올해 들어 숫자 마케팅 전략을 활용해 적극 홍보한 제품에는 맛초킹 치킨, 마라칸 치킨, 맵스터 등이 있다. bhc는 8월 22일 맛초킹 치킨의 누적 판매량이 출시 4년만에 1500만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앞서 1월에도 1300만개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5월과 4월에도 마라칸(15만개), 맵스터치킨(300만개) 등 제품의 기록을 알리는데 열 올렸다.

비비큐는 올해 들어 8월 23일까지 기간을 기준으로 매출액을 비롯한 수치 기록으로 내놓은 보도자료가 없다. 교촌은 자체 주문 앱 ‘교촌 1991’의 주문 매출액이나 다운로드 건수를 비롯해 치킨 제품 ‘교촌허니순살’ 누적 주문량을 홍보에 활용했다. 다만 출시된 지 수개월 이상 된 기성 제품의 기록을 최신화해 알리진 않았다.

bhc가 치킨 3사 가운데 유일하게 홍보대사(배우 전지현)를 발탁하는 등 주목도 높은 전략을 병행하면서도 광고나 판촉 관련 비용은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스타급 연예인의 브랜드 광고 모델료는 연 1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에 알려진 상황이다. 작년 bhc의 광고선전비(68억원)와 판매촉진비(10억원)를 더한 수치는 7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비비큐(136억원)나 교촌(112억원)의 57~70% 수준이다.

bhc는 숫자 마케팅을 비롯한 각종 방안으로 영업이익을 쌓아올린 뒤 제품 개발에 재투자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bhc의 ‘경상연구개발비’는 4억 3266만원으로 비비큐 1억 8864억원(상품개발비), 교촌 9088만원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bhc는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사이드 메뉴 4종과 소떡강정 치킨, 마라칸 치킨 등을 출시했다.

bhc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대한 시장의 호응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점주의 수익 창출을 도우려는 목적으로 수치를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각종 실적을 공개해 화제를 일으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bhc 관계자는 “bhc가 숫자를 홍보에 활용한 점은 성과와 정적인 상관관계를 이루고 있다”며 “홍보 뿐 아니라 신제품을 연구·개발하고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 가맹점과 상생하기 위한 본사의 역할이라 판단하고 이를 충실히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기존 제품의 성과를 시장에 알리는 전략이 기업 실적을 끌어올리는데 긍정적인 기능을 할 것이란 점에 이견이 없다. bhc의 숫자 마케팅은 잠재 고객에게 상품성을 어필해 신규 구매 수요를 이끌어내는 등 사업의 후속 단계를 도모하는 데 일조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영현 한국온라인마케팅연구원 원장은 “숫자 마케팅은 출시제품의 판매 성과를 잠재고객에게 직관적으로 보여주어 신뢰도 상승 및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라며 “경쟁자와 다른 고유 정체성을 담아 차별화시킨 메뉴를 지속 개발해 출시하는 등 근본적인 측면의 경쟁력을 함께 강화시킨다면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