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모바일 시장에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넥슨이 하반기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자사 인기 PC 온라인게임 지식재산권(IP) 기반 바람의나라:연, 마비노기 모바일, 테일즈위버M 등 모바일 MMORPG를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넷게임즈가 준비하고 있는 V4도 기대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올해 하반기 모바일 MMORPG 신작 출시에 시동을 걸고 있다. 넥슨이 2000년대 주름잡았던 MMORPG가 모바일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바람의나라 연 CBT. 출처=갈무리

바람의나라:연은 26일까지 비공개베타서비스(CBT)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지스타에서 공개한 이후 첫 CBT다. 튜토리얼과 퀘스트 기반 사냥터 등이 공개됐고 레이드, 요일동굴, 무한장 등 PC에 있던 콘텐츠와 새롭게 생긴 콘텐츠 등이 눈에 띈다. 

유저들의 과거 향수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집중한 모습이다. 직업은 원작과 동일하게 평민으로 시작해 전사, 도적, 주술사, 도사 4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직업별로 특성을 구분해 협업 플레이에 신경 썼다. 

그래픽, UI 등은 바람의 나라 구버전에 가깝게 구현했다. BGM 또한 원작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고 원작에 있던 캐릭터 모션 등 디테일도 구현했다. 또한 앞서 지스타에선 세로형으로 게임을 출시하려는듯 했으나 이번 CBT에선 가로와 세로 모드를 모두 지원하고 있다. 

▲ 마비노기 모바일. 출처=넥슨 유튜브 갈무리
▲ 테일즈위버M 대표이미지. 출처=넥슨

마비노기 모바일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원작 마비노기 모바일의 아버지인 김동건 PD가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이 게임 또한 원작 특유의 개성을 그대로 살리는 한편 모바일에 맞는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테일즈위버M도 출격을 준비 중이다. 원작의 스토리와 캐릭터 등 핵심 콘텐츠를 구현하는 한편 역동적 연출 효과를 더한다는 설명이다.

자사 IP 기반 게임들이 과거의 향수와 2D 그래픽 등 감성을 공략하는 반면, 자회사 넷게임즈가 개발하고 있는 V4는 ‘하이엔드 퀄리티’로 승부수를 띄운다. 넥슨 측은 최고 수준의 그래픽과 기술력으로 오픈필드에 기반한 대규모 인터 서버 PVP 플레이 등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V4 이미지. 출처=넥슨

넥슨, 카이저에 이어 트라하까지 ‘2연패’ “이번엔 다를 것”

넥슨은 지난해 6월 ‘R등급’을 표방한 18세 이용가 MMORPG 카이저를 출시했다. 리니지2, R2, 테라 등 유명 MMORPG를 개발한 개발진이 만든 게임으로 알려지며 기대감을 얻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출시 초기 구글플레이 매출액 5위까지 올랐으나 차츰 열기가 식었다. 현재는 200위 밖으로 밀렸다. 

넥슨은 올해 상반기엔 업계 최대 기대작으로 평가받은 트라하를 출시했다. 시장에서도 오리지널 IP로는 역대 최대 사전예약자 수를 기록하며 시장의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그러나 트라하 또한 기대했던 만큼의 성적은 나오지 않으며 넥슨은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하반기엔 다를 거라는 평이 나온다. 앞서 출시한 게임들은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IP였던 불리함이 있었으나 올해 출시를 앞둔 타이틀은 모두 과거 돌풍을 일으켰던 IP가 여럿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넥슨이 강력한 PC 온라인게임 IP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경쟁사들에 비해 모바일 MMORPG로의 시장 진입이 너무 늦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간 많은 게임이 출시되고 자리잡아 경쟁도 치열해졌다. 넥슨이 비교적 늦은 시장 진출에도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편 넥슨코리아는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냈다. 최근엔 회사 매각이 무산되며 대내외적으로 이례적인 비용감축과 조직개편 등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하반기 모바일 신작들이 캐시카우로 나서줘야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