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1만8000원! 누구든 원할 때 원하는 만큼만 일을 하고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강력한 문구를 한번쯤 보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점차 편리함에 익숙해진 소비자 들과 더욱 더 편의를 제공하려는 플랫폼들. 그리고 그 사이에 상품을 나르는 배송/배달 노동자들이 있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에 따르면 배달음식 시장이 20조에 달할 만큼 커졌는데도 최근 2년 간 지속적으로 배달 대행 건수가 70%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의 생활패턴과 인구 구조를 볼 때 향후에도 더 커질 확률이 높다. 그래서 지금 또 한번 더 안전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소위 배달 앱이라 부르는 플랫폼이 생기기 전에도 음식 배달은 존재했고, 많은 전단지와 지역별 안내지에 수많은 번호들이 있었다. 각 음식점들은 배달원을 고용해서 배달 주문에 대응했고, 배달원이 모자란 점심, 저녁시간에는 배달 나갈 사람이 없어서 주문을 못 받는다는 응대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배달 앱이 활성화되고, 맛집에 더 많은 주문이 몰리면서 점차로 직접 고용한 배달원 만으로는 배달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반대로 주문이 줄어든 음식점은 고정비가 들어가는 배달원을 고용하기가 부담스러워졌다. 이 과정에서 지역별로 소규모로 운영되던 배달대행 업체가 더욱 증가하게 되고 지금은 대규모 배달대행업체가 생겨났다. 

이 시점부터 고정급이 아닌 배달건수에 따른 비용지급이 일반화되고, 단기간에 많은 주문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증가하였다. 물론 그전에도 배달과정에서 사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고용된 식당에 상품이 동일하고 배달하는 지역도 한정적이었기에 익숙함에 따른 사고 감소 요인이 있었다. 그런데 앱으로 받는 주문에 포장도 제각각 이고 지역도 제각각 이며, 한번에 여러 주문을 동시에 처리하는 과정에서 더 빠른 배송이 필수인 상황이 됐다. 

물론 대형배달업체들이 생겨나면서 보험도 생겨나고, 안전장비 착용, 안전 수칙 적용 등 많은 개선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한정된 시간에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더 빨리 더 많이 배달하는 것이 필수이고, 그 과정에 사고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최근에는 아무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도 배달을 바로 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생겨나면서 미숙련자가 더 많이 유입되고 있다. 

짧은 시간에만 많은 인원이 필요하고 그 시간 외에는 필요치 않은 특수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 배달원을 활용하는 것은 그 자체로 좋은 아이디어고, 노동자 입장에서도 좋은 기회가 된다. 시장 논리로 보면 식사 시간에 몰려드는 주문을 누구든 배달할 수 있게 하면 음식점도 더 많은 주문을 처리할 수 있고, 주문한 고객도 빠르게 받아볼 수 있고, 다른 직업을 가진 임시배달원도 수입을 올릴 수 있으니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다만, 익숙하지 않음에서 오는 사고 위험은 더 많은 사람에게 퍼져 나가게 된다. 안전은 스스로 챙겨야 하지만, 플랫폼에서 기본적으로 챙겨줘야만 한다. 그럼 면에서 최근 모 업체에서 시행하는 지정 배송이나, 안전 관리 관련 수칙 적용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커질 시장을 생각한다면 단순히 플랫폼의 이익만을 위해서 노동자의 위험을 담보하는 해서는 안되며, 그 앞에 안전한 배송을 바탕으로 한 확장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