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대내외 겹악재로 하반기 항공업계의 전망을 낙담할 수 없는 가운데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신규 LCC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인한 사업계획 수정이 불가피한데다 경영진 교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다. 항공업계는 이들이 어떤 돌파구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취항 예정인 플라이강원에 이어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새내기 LCC 3사는 대내외악재에도 불구 취항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플라이강원, 10월 중 ‘첫 날갯짓’… TCC로 돌파구 마련

우선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는 플라이강원은 9월말까지 운항증명(AOC)을 취득한 뒤, 예정대로 10월 첫 취항노선을 밟는다. AOC가 지연돼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운항증명 마지막 심사인 시범비행을 거치면 3개월 후에는 해외지역 취항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 출처=플라이강원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따라 플라이강원은 이르면 12월말부터 타이베이와 방콕 등 국제선 취항에 나설 수 있게 된다. 다만 내년부터 운항예정이었던 일본 나리타(도쿄)·오사카·나고야 노선 운항은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보기로 했다. 한일관계 악화로 인한 일본 여행 보이콧 영향의 여파로 풀이된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일본 노선 연기가 확실시 된 것은 아니다”며 “당초 한일관계와 무관하게 수요상황이나 사업계획 검토해서 취항하려고 했던 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는 “해당노선 국가 수요는 가변적이다. 시대상황, 소득수준에 따라 노선 변경이 얼마든지 가능한 만큼 국민정서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 결정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일본 노선 대신 플라이강원은 TCC(Tourism Convergence Carrier) 전략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들을 중점 타깃으로 설정하고 이들이 강원도의 관광 자원을 만끽할 수 있는 결합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실제 플라이강원을 이끌고 있는 조성길 대표와, 주원석 대표는 인바운드 관광 산업에 수십년간 종사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자본금을 출자한 주주들 역시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전략적 투자자(SI)가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진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항공운송 수익으로 영업이익을 내겠다는 게 아니라, 개인 및 단체 관광객이 국내서 돈을 쓰게끔 하는 게 목표다”며 “해외 유명 관광지에 취항할 생각은 없다. 중국이나 동남아의 제2, 제3 공항에서 해외관광객을 강원도로 오게 하려고 한다. 국내 승객들을 해외로 송출하는 게 아니라 좌석을 수출하는 개념이다”고 설명했다. 

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경영권 문제가 ‘변수’… “무기한 연기 가능성도”

에어로케이의 경우 사업계획보다 A320 기재 도입 일정 늦어진 탓에 8월 말께 운항증명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후 2020년 초 인가가 나면 A320 3대를 순차적으로 도입, 2월말이나 3월초 첫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노선의 경우 일본과 중국 등 해당 취항 국가의 운항증명이 필요한 만큼 6월이나 7월쯤 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비행기를 띄우기까지 제법 시간이 남은 만큼 에어로케이는 당장 일본 노선을 정리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에어로케이는 당초 일본, 중국, 베트남 등 11개 노선 취항을 계획 한 바 있다. 다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선배 항공사들이 취하고 있는 전략이나 영업방침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향후 전략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지금 당장 일본 노선을 정리할 계획은 없다. 대신 현재 한일관계와 관련한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플랜B를 논의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 신규 항공사 사업계획 비교 .출처=한국투자증권

다만, 대표이사 변경과 변경 면허 신청 이슈가 남아있어 취항 계획이 무기한 연기될 수도 있다. 최근 에어로케이는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강병호 대표가 설립해 항공면허를 발급받았지만 자본금을 많이 낸 대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측에서 경영을 주도하겠다고 나서면서다. 특히 지난달 초 에어부산 경영본부장 출신인 최판호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일각에서는 최 부사장으로 대표이사를 변경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기존의 사업계획이 모두 어그러질 수 있다. 실제 또 다른 신규 LCC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6월 20일 국토교통부에 대표이사 전환을 골자로 하는 변경 면허를 신청한 이후 두 달이 넘도록 모든 시계가 멈춰있다. 

앞서 에어프레미아의 투자자 측은 김종철 전 대표이사에서 김종철-심주엽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바꿨다가, 김 전 대표가 이사진과의 갈등으로 사임하자 아시아나항공 출신 김세영 대표를 영입하고 다시금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변경 면허를 신청했으며, 국토부는 변경 면허 심사를 한 차례 연기한 끝에 오는 8월 말까지 결론을 낸다고 밝힌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의 변경 면허를 국토부가 받아 줄 경우 에어로케이의 대주주들도 움직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그 경우 에어로케이의 AOC도 미뤄지는 등 모든 계획이 올스톱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전했다.  

한 LCC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쟁에 대한 우려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새내기 LCC들이 3년은 거점공항을 유지해야겠지만 그 이후로는 무조건 김포나 인천 등으로 올라올 수밖에 없다. 지방 노선으로 수익을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신규 항공사들의 새로운 시도가 성공하기를 바라지만, 과연 기존의 항공사들과 어떤 차별화를 둘 수 있을 지 업계가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