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중 경제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팀 쿡 애플 CEO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오가며 유연한 대응을 보이는 한편, 자사의 이득을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참전용사 단체 연설을 위해 켄터키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애플 지원 방안을 시사했다. 그는 “애플의 팀 쿡 CEO는 훌륭한 경영자며, 문제가 생기면 나에게 전화를 한다”면서 “문제는 (애플의) 경쟁자인 삼성은 (대중국 추가) 관세를 내지 않고, 쿡(애플)은 낼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미중 경제전쟁이 벌어지며 중국산 제품에 고관세가 부과될 방침인 가운데, 중국에 제조거점을 가지고 있는 애플도 이를 피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팀 쿡 CEO는 애플이 삼성과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전격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에 대한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애플에 대한 특혜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명분쌓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집권 초기 트럼프 대통령이 실리콘밸리와 날카로운 대립을 거듭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팀 쿡의 스킨십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팀 쿡 CEO는 미국과 경제전쟁을 벌이는 중국과도 지속적인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 두 나라의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3월 팀 쿡 CEO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개발포럼'에 참석했으며 이 자리에서 중국과의 지속적인 협력과 개방에 힘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6월 CBS와의 인터뷰에서는 “중국은 현재까지 애플을 전혀 겨냥하지 않고 있다”며 역시 유화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 BOE와 협력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1일 애플이 아이폰의 핵심 부품인 유기 EL패널을 중국 BOE 제품으로 교체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비용이 급증하는 가운데, 이를 고려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중국 BOE는 중국 정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이다.

팀 쿡의 절묘하면서도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지며 애플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미국과 중국 두 수퍼파워의 냉정한 전쟁에서 어떤 돌발상황이 벌어질 것인지 예단할 수 없으나, 지금까지는 위험한 줄타기에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