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중 경제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비공개 오찬에서 “내년 미국 대선 전까지 무역전쟁은 끝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끈다. 공식석상이 아닌 사석에서 나온 말이지만 미국의 초조함과 자신감이 동시에 감지된다는 후문이다.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공식석상에서의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같은날 열린 정식 간담회에서는 미중 경제전쟁의 끝이 어떻게 될지, 언제 종료될지 여부에 확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이 ‘미중 경제전쟁 조기종결’을 원하고 있다는 단서는 다수 나온 바 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한편 추가 관세압박을 시사하면서도 일부 관세부과 일정을 기존 9월에서 12월로 미뤘으며, 화웨이와 자국 기업의 거래규제도 늦추는 등 일부 유화적인 제스쳐를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 전 경제전쟁을 조기에 끝내려는 ‘속마음’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지난달 31일 미중 실무 협상이 사실상 빈손으로 끝나자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민주당의 융통성 없는 사람 중 한 명이 당선되는지 지켜보려고 아마 우리의 대선을 기다릴 것"이라면서 "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그들이 얻는 합의가 현재 협상보다 훨씬 더 가혹하거나 아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여기에는 중국이 협상을 지연시키며 이 정국을 내년 미국 대선 정국으로 끌고가려고 한다는 의심이 배어있다. 이는 역으로 협상을 내년 미국 대선 정국으로 끌고가려는 중국의 의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도 된다.

현재 미국 경제의 어려움이 커지는 장면과도 무관하지 않다. CNBC에 따르면 최근 설문조사에서 자국의 경제상황이 좋다는 미국인은 8월 기준 응답자의 65%를 기록했으며, 이는 5월과 비교해 5%p 떨어졌다. 미중 경제전쟁의 후폭풍이 미국을 몰아치는 가운데 내년 대선을 앞 둔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든 현재의 교착상황을 타개할 속도전이 필요한 상태다. 폼페이오 장관의 사석 발언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다만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 연기를 시사하면서도 그 이유로 자국민의 크리스마스 쇼핑을 내세웠고,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에 들어가면서도 계열사 46개를 추가로 지정하는 등 강한 압박을 이어가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당장 중국에 허리를 숙이고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낮다는 뜻이다. 결국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경제전쟁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