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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 정조준한 KCGI… 아시아나 매각 참여 속내는?표면적 ‘항공업 체질개선’… 투자업계 “최종 매각 참여는 미지수”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의 2대 주주 등극에 이어 아시아나 항공 인수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등 항공업계에 견제구를 던지고 나섰다. 최초 KCGI가 전면에 등장했을 때 갑질논란에 휘말린 한진 오너 일가에 대한 압박카드의 성격이 강했으나, 이번 승부수로 KCGI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업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KCGI가 항공업 체질개선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CGI는 아시아나항공의 투자설명서를 받아서 검토하고 있다. KCGI는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려 다음 달 초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다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내는 물론 해외 기업도 고려한다.

그간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둘러싸며 다양한 기업들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공식 참여의사를 밝힌 것은 애경에 이어 KCGI가 두 번째다. 

   
▲ 출처=KCGI홈페이지

강성부 KCGI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를 통해 “국내 항공사는 오너들의 잘못된 경영 판단에 따른 높은 부채비율과 과열 경쟁 여건을 만든 정책이 맞물려 사상 초유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항공업 위기를 해소하는 연결고리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토종 행동주의 펀드가 대기업 경영권 인수를 위한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과거 2006년 장하성펀드를 시작으로 라인-서스틴 데모크라시 등이 활동하며 행동주의 펀드가 주목을 받은 적은 있지만, 재벌 지주사로 여겨지는 한진칼을 직접 공략하고 나선 것은 KCGI가 처음이었다. 

KCGI는 꾸준히 한진칼 주식을 매입, 현재는 2대 주주로 지분 15.98%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올 초 주총에서 대표이사 교체 등으로 경영권을 압박하기도 했다. KCGI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국적사 2곳의 경영에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이러한 행보에 일각에서는 KCGI가 전략적 투자자(SI)로 노선에 변화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산업은행이 아시아나 인수전에 사모펀드의 단독 입찰을 금지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SI로 변화는) 아니라고 본다.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사모펀드로써 충분히 할 수 있는 행위다. 특히 항공업처럼 과점이 심한 상황에서는…지금의 행보는 기존 펀드성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KCGI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뛰어든 속내는 뭘까? 표면적인 이유는 항공업의 체질 개선이다. 국내 항공업은 과도한 경쟁에 이은 실적 부진과 함께 일본 여행 보이콧, 중국 신규 취항 불허 등 대외적 악재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업계 빅2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올 2분기 각각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고, 성공한  LCC(저비용항공사)로 불리던 제주항공도 5년만에 적자 전환하며 위기를 알렸다. 

국내 항공사들의 실적이 최근 눈에 띄게 악화된 것은 경기침체에 따른 여행수요 감소와 화물 운송시장 위축 때문이다. 여기에 2분기 들어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해외여행 수요는 더욱 줄었고 항공유 구입가격이 올라 비용 부담도 늘었다. 아울러 경쟁이 심화되면서 공급량이 수요량을 앞질렀다. 

반일 감정으로 인한 일본여행 보이콧과 대체제로 떠오르던 중국 신규 노선 취항까지 막히면서 하반기 상황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이에 강성부 대표는 감시와 견제를 통해 항공업계의 외형확장지향의 경영 관행을 자제시키고, 과도한 경쟁을 제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과도한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노선조정 등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출처=아시아나항공

일각에서는 투자금 회수와 행동주의 펀드로서의 입지 강화 등 전략적 이유가 거론된다.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매입을 시작한 뒤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던 KCGI의 동력이 떨어졌다는 분위기가 확대돼서다. 

실제 지난 6월 20일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하며 백기사로 나선 이후, 한진칼 주가는 급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6월 초 4만원대에서 21일 기준 2만910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KCGI가 막다른 골목까지 몰렸다는 평가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에 참여, 분위기를 전환하고 신규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투자업계도 KCGI가 아시아나 매각에 최종적으로 참여할지를 두고 회의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단기 수익을 노리고 언제든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사모펀드가 상당한 부채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을 굳이 인수할 이유가 없다는 게 투자업계의 중론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밝힌 내용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노선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 합리적이다”고 전했다. “다만 최종 참여는 미지수다. KCGI가 관심을 가질정도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이 좋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총액은 지난해 말 7조97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9조5988억원으로 2조5009억원이나 증가했다. 여기에 올 2분기에는 1200억원의 영업손실까지 냈다. 수익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KCGI가 매력을 느끼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KCGI의 인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최종 참여 여부는 단언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KCGI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참여 의사를 통해 오히려 한진칼 지배구조개선과 경영효율성 제고 목적을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한진칼에서 투자자들에게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추가 투자를 받아내려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  young@econovill.com  |  승인 2019.08.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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