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의 예상손실액이 455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기준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시청건은 모두 29건으로 금감원 분쟁조정위에 상정될 수 있는 안건은 최대 3건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안건은 지난 7월까지 접수된 사안으로 상품이 이미 중도해지돼 손실이 확정된 상태다. 금감원은 다음달부터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함상품에 대한 분쟁조정 절차를 시작한다.

불완전판매가 입증되면 해당 상품을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는 최대 70% 수준의 배상 지급이 예상되며 추가로 합동검사도 진행돼 은행장 등 최고경영자에 대한 책임 추궁 가능성도 제기된다.

◇ 금감원,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설계부터 판매 전반 실태 점검 착수

금감원은 지난달 접수된 3건에 대해 기초적인 사실 조사를 마친 상태다.

특히 이 중 1건은 외부 법률자문 의뢰를 앞두고 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불완전 판매로 입증될 경우 판매사인 은행·증권사의 배상 비율이 7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 보고 있다.

이와 별개로 금감원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에 대해 상품의 설계부터 판매 전반에 실태를 점검한다. 금감원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현황에 따르면 금리하락으로 가장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곳은 우리은행으로 DLS 판매잔액이 4012억원에 달하고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3876억원, 262억원 수준이다. 올해 9~11월 만기가 돌아오는 우리은행 독일 국채 금리 연동 상품의 상황의 판매 잔액은 1255억원으로 만기까지 예상 손실률은 95.1%로 전망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상품 판매잔액은 6958억원 수준으로 파악된 가운데 8월7일 기준 판매잔액 중 5973억원(85.8%)가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만기(2019년 9월~11월)까지 현재 금리 수준이 유지될 경우 예상 손실 금액은 -3354억원으로 평균 예상손실률은 56.2%다.

이번에 문제가 된 상품은 영국과 미국의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와 함께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동된 상품이다. 해당 상품은 시중은행에서 예적금처럼 공신력있는 투자상품으로 판매했지만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사실로 들어나면서 집단소송 움직임이 일고 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소비자원은 DLF와 DLS 투자자들을 모아 전액 배상을 요구하는 소비자 공동소송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 발표가 이어진 후 소송 문의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DLS·DLF 파생상품 피해구제 특별대책위원회도 과거 키코사건과 연계해 소송을 준비중이다. 특별대책위원회는 “DLS사태는 은행들의 이익 우선주의와 금융당국의 허술한 감시가 원인이었다”며 “사법기관도 키코사건 관련자들을 일벌 백계하지 않아 동일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 불확실성 확대…홍콩H지수와 연계된 ELS의 손실 가능성도 주목

독일채권은 유럽 채권 시장중에 가장 우량한 채권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현재 마이너스 금리가 지속돼도 국채 선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도 예·적금 상품처럼 투자 상품으로 독일 국고채 금리와 연계된 파생상품을 적극 추천해왔다. 하지만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되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미국과 독일채권의 장기 채권에 수요가 몰리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의 장기국고채 상품은 단기채보다 수요가 증가해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상황이 발생했고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도 –0.69%까지 떨어지는 등 독일 장기 국고채가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독일의 경기 후행적 통화완화도 금리 하락 요인으로 나타나면서 국고채 투자성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DLS손실에 이어 홍콩H지수와 연계된 주가연계증권 (ELS)까지 변동성이 늘어나고 있다.

▲ 출처=하이투자증권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최근 홍콩시위 여파로 홍콩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홍콩H지수와 연계된 ELS상품의 손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홍콩H지수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39조9883억원으로 홍콩지수 7500포인트 이하로 하락할 경우 손실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나 H지수를 기초로 한 ELS는 최근 하락으로 인해 녹인구간까지는 도달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홍콩 H지수 기초자산의 ELS가 손실로 나타나기 위해선 대략적으로도 7500 포인트 이하로 하락해야 손실구간이 된다"고 밝혔다.